원가 낮추면서 주행거리 늘린다…'脫코발트' 격전

[전기차 배터리 新삼국지]②
테슬라, 철 기반 中배터리 탑재
뒤떨어진 비주류 기술에 CTP로 성능↑
니켈 90%까지…韓'하이니켈'로 기술 고도화
  • 등록 2020-07-06 오전 5:00:01

    수정 2020-07-06 오전 5:00:0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점차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코발트가 포함되지 않은 배터리(이차전지)를 만들겠다.”

세계 전기차 1위인 테슬라는 지난달 내놓은 ‘영향 보고서’(Impact Report)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 가운데 양극재에 대한 얘기였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 즉 한번 충전했을 때 얼마큼 주행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그렇다보니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4대 소재 가운데 음극재(5.8%)·분리막(11.2%)·전해질(6.4%)보다 가장 높다(SNE리서치 집계). 양극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한번 충전했을 때 160㎞ 이상을 달리던 1세대에서 320~500㎞를 주행하는 지금의 2세대로, 다시 500~600㎞가량을 주행하는 3세대로 전기차는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테슬라, 中서 ‘코발트 없는’ 전기차 판매

이미 테슬라는 이같은 선언에 한 발 다가섰다. 지난달 중국 공업정보화부로부터 코발트가 없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3’ 생산·판매를 승인받았다. 배터리 개발엔 중국 내 배터리 제조사 1위인 CATL이 함께했다.

테슬라의 모델3에 들어가는 LFP 기반 배터리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주요 원료가 흔한 철이다보니 가격이 저렴하다. 매장량이 부족하고 수급도 쉽지 않아 가격이 비싼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는다. 안정성이 높은 철 특성상 화재 위험도 낮다.

다만 LFP 기반 배터리는 주류로 자리잡진 못하고 뒤떨어진 기술로 취급받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모델3 외 다른 전기차와 주요 전기차는 니켈·코발트·망간 혹은 알루미늄(NCM·NCA) 기반 배터리를 탑재한다. 실제 애더머스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NCM622(니켈60%·코발트20%·망간20%)가 가장 많이 쓰였고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3세대 NCA와 니켈 50% 포함된 NCM가 그 뒤를 이었다. NCM811도 9%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LFP 기반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NCM·NCA과 같은 성능을 내려면 부피가 더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어서다. 자동차업계가 차량 경량화를 목표로 달려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명적 약점인 셈이다.

CATL은 LFP 기술을 높이는 동시에 여기에 CTP(Cell To Pack) 기술을 추가했다. 배터리는 기본 단위 ‘셀’→여러 셀과 열, 진동 등 외부 충격에서 보호할 수 있는 프레임에 넣은 ‘모듈’→여러 모듈과 관리시스템, 냉각장치 등을 추가한 ‘팩’으로 구성되며 전기차엔 최종 단계인 팩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배터리 제조사는 자동차 제조사에 셀만 공급했지만 CATL은 모듈 단계를 생략하고 셀에서 바로 팩 단계로 가는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매장량에 한계가 있는 코발트를 적게 쓰려는 연구개발은 한·중·일 모두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은 가격이 저렴한 LFP 기반 배터리라는 다른 길을 택하고 여기에 CTP 기술 더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만드는 NCM에 육박할 정도로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모델3’ (사진=테슬라)
국내 3사도 ‘코발트 줄이기’ 총력

코발트를 줄이려는 노력을 테슬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High) 니켈’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니켈 함량을 높임으로써 자연스럽게 코발트 함량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NCM811(숫자는 니켈80%·코발트10%·망간10% 등 핵심 원료 비중을 지칭)로 생산하지만 전기차에 주로 공급하는 중대형 배터리엔 아직 본격 적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LG화학(051910)은 그간 주로 쓰던 NCM622에서 한 단계 나아가 NCM712를 올해 양산해서 완성차업체에 공급한다. 이르면 2022년부터 니켈 85% 이상, 코발트 5% 이하인 NCMA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소재사인 포스코케미칼(003670)은 최근 NCM에 알루미늄(AI)을 추가해 출력을 높이면서도 안정성을 높인 NCMA 상업생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GM이 발표한 배터리 ‘얼티움’(Ultium)으로 GM이 선보일 전기트럭 ‘GMC 허머’ 등에 탑재될 계획이다.

삼성SDI(006400)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니켈 비중을 높인 5세대(Gen5) 배터리 개발에 한창이다. 5세대 배터리엔 니켈 함량이 88% 이상인 하이 니켈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며 이를 점차 90%대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헝가리·중국 공장에서 NCM811을 생산하고 있다. 니켈 함량을 90%대로 높인 NCM 9½½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성능 면에서 우월한 NCM·NCA 양극재가 고도화해 기술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로 가격까지 낮추면 LFP는 강점인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배터리 시장에서의 대세는 NCM인 상황에서 중국 배터리 제조사는 비용을 낮추고자 원가가 저렴한 LFP 기반 배터리를 전략 가운데 하나로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비용 경쟁력 우위를 보인다면 다시 주목받을 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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