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더 망가지며 소통하겠다"는 공정위 유튜브 스타

공정위 정책홍보담당관실 소속 임근태 사무관
B급 감성 살린 라이브콘텐츠 진행하며 망가져
“공정위 내용 담되 가장 공정위스럽지 않게 전달”
공정위에서는 이미 ‘스타’…“더 활발한 쌍방향 소통”
  • 등록 2021-08-23 오전 7:13:00

    수정 2021-08-23 오전 7:13:00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얼핏 봐도 품행 단정한 50대 공무원의 전형이지만 열심히 망가진다. 모모랜드 주이의 일명 `트로피카나 댄스`를 추는 합성 영상으로 나오고 다른 날은 여름 특집이라며 스포츠 선글라스를 썼다. 라이브로 터키를 위한 묘목 기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꼰대 테스트를 하다 스스로 `쫄보`라 고백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말, 소비자 주의사항을 안내한다고 직접 렌트카를 빌리러 갔으나 얼굴은 시작부터 더위에 지쳐 반쯤 탈진했다.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임근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사진 = 조용석 기자)


이처럼 아낌없이 망가지고 있는 이는 지난달 중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임근태의 톡톡톡`이라는 라이브 방송 코너를 진행하는 정책홍보담당관실 소속 임근태(54) 사무관이다. 일반 유튜버라면 그다지 화제가 안될 일이지만, 외부 출연진도 아닌 공무원이 딱딱한 정부부처 유튜브 계정에서 이렇게 활약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평소 유튜브도 잘 보지 않던 임 사무관의 변신은 지난 4월 중순 감사담당관실에서 정책홍보담당관실로 부서를 이동한 뒤 제작진(양벙글 조사관, 박준형 주무관)을 만나면서부터다. 방송국 PD 출신인 양 조사관 등은 임 사무관에게 누가 봐도 정부부처의 유튜브 콘텐츠가 아닌 20~30대의 눈길도 끌 만한 새로운 걸 해보자며 두 달 내내 매달렸다.

임 사무관은 “제 부모님도 보셔서인지 사용자 층이 편중된 다른 SNS와 달리 유튜브는 젊은 층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사용하는 매체로 전달력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많이 부담스러웠고 용기도 필요했지만 일단 업무를 맡게 됐으니 재밌게 해보자는 생각에 제작진이 하라는 대로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공정위 관련 업무를 설명하면서 현장감과 B급 감성을 살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불법 다단계 피해 예방을 위한 특수거래과장과의 인터뷰 방송에서는 불법 다단계를 의미하는 피라미드 그래픽을 배경으로 깔고, 상조상품 해약환급금 관련 방송에서는 `근태 홈쇼핑`이라고 이름 짓고 화면도 홈쇼핑처럼 구성했다.

임근태 사무관의 방송 장면(자료 = 유튜브 채널 ‘공정위TV’ 캡쳐)


임 사무관은 “공정위 관련 내용을 담되 가장 공정위스럽지 않게, 재밌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암호화폐처럼 소비자에게 관심이 높은 내용은 라이브 채팅 참여율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민망해서 아내와 아들에게는 아직 회사에서 유튜브에 직접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못 했다”며 “아들이 지금 군대에 있는 게 다행이기도 하다”고 웃었다.

방송을 시작한 지는 한 달 밖에 안됐지만 독특한 콘셉트 덕분에 임 사무관은 이미 공정위 내에서는 스타다. 임 사무관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앞에 서 계신 분들이 제가 있는지 모르고 `임근태 톡톡톡 재밌지 않느냐`고 이야기를 나누더라”며 “조용히 `앞으로도 시청 부탁 드린다`고 말씀드리고 내렸다”고 했다. 방송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섭외도 조금은 수월해 졌다고 한다.

임 사무관과 제작진은 최초 목표로 한 양방향 소통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초 코너 이름을 `임근태가 간다`로 지었다가 시청자 설문 끝에 현재 이름인 `임근태의 톡톡톡`으로 바꿨다. 최근에는 시청자 애칭을 정하는 투표도 진행하고 있다. 임 사무관은 “제작진이 사비를 털어서 치킨 경품 행사 등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뭘까. 임 사무관은 현재 30~40명 대인 라이브 방송 참여자가 100명 그리고 현재 1만3800명인 공정위 유튜브 계정의 구독자가 2만명이 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제작진이 사실 다음에 무엇을 할지 잘 알려주지 않는다. 망가질 계획”이라며 “활발하게 국민과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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