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폭락에…韓직구족, 애플 팔고 채권ETF 샀다

최근 예탁원 해외주식투자 TOP 10 봤더니…
밸류 부담 IT 주도주 매도해 차익 실현
안전자산 채권 ETF·‘저점 판단’ 테슬라 매수
  • 등록 2020-03-11 오전 5:30:00

    수정 2020-03-11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미국 증시에 해외 ‘직구족’도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반영하듯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국내 투자자들은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해 상위권을 차지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인기는 다소 사그라들었고, 테슬라가 다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주가의 하단과 매수 타이밍을 논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봤다. 다만 시장이 정상화된다면 IT 중심 주도주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증시 폭락에 주도주 대신 채권 ETF로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 해외주식 종목별 결제금액 순위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2월24일~3월9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대표적인 미국 장기 국채 ETF인 ‘ISHARES LEHMAN 20+ Y’였다. 2억30만 달러를 사들였다.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국채를 추종하는 ETF다.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금리 인하와 환율 상승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하락하면 큰 폭의 자본 차익을 챙길 수 있고 원화 대비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신흥국 국가들이 미국 달러화로 발행한 국채들에 투자하는 ‘iShares JPM USD Emerging Market Bond ETF’도 사랑받았다.

지난해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던 뉴욕 3대 지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전염병(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부각된 지난달 말부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급락까지 겹치자 9일 뉴욕 3대 지수는 7%대 폭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기준 지난달 21일 종가 대비 17.73%나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시장 급락시 충격 완화를 위해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았던 IT업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은 순위가 밀렸다. 매수 금액으로만 보면 여전히 10위권에 있었지만, 해당 기간 매도 금액이 이보다 더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억6988만 달러, 애플은 1억4139만 달러, 아마존은 1억359만 달러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미국 IT 업종 호황을 이끈 ‘효자 종목’이었으나 대세를 거스르진 못했다. 2019년 흐름을 기대하고 최근 뛰어든 투자자라면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초까지만 해도 고평가 이야기가 있었던 종목들”이라면서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보다는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유가 하락을 빌미 삼아 투자자들이 차익 시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중국 테슬라 공장[사진=AFP제공]
◇ “저점 매수 기회”…테슬라·레버리지 ETF로


오히려 공포가 팽배한 시장에 적극 뛰어든 이들도 있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식을 1억8988달러치 샀다. 지난해 말 418달러였던 테슬라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며 나스닥 역대 최고치 경신을 주도했다. 증권가는 전기차 기술력에 기반해 성장하는 모습이 마치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할 당시와 유사하다며 애플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917.42달러까지 치솟아 고점을 찍었지만 미국 증시가 흔들리면서 9일 608달러까지 미끄러졌다. 3주 만에 30%가 넘게 빠졌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털어낸,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하고 매수에 나섰다.

올해 사상 최고치를 찍은 나스닥 지수가 단기간에 떨어지자 레버리지 ETF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나스닥 지수 움직임의 세배를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 ‘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가 여기에 해당한다.

정책에 기대…“주도주는 그대로일 것”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긴급 성명, 50bp(1bp=0.01%) 깜짝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아직 추세적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17~1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연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뿐 아니라 양적완화(QE) 등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 동반되면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기준금리 인하만 단행되면 패닉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전략에 있어 전문가들은 신중함을 강조한다. 글로벌 증시 혼란의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단기간 해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주요국의 정책 공조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시장이 되살아나면 기존 주도주들이 시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기 근원지에서 먼저 저점을 형성하고 극복하는 업종이 중요하다”면서 “지난해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의 위기 탈출 당시 기술주가 선봉장 역할을 했듯이 주도주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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