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고속성장 도운 제일기획 ‘샛별 크리에이터’

마켓컬리, TV 광고 시작후, 매출·브랜드 상승
제일기획서 광고·마케팅·브랜딩 솔루션 제공
브랜드 컬러 및 로고 지속 노출해 전략적으로 메시지 전달
"광고인은 광고주가 당면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야"
  • 등록 2019-06-17 오전 6:30:00

    수정 2019-06-17 오후 2:54:32

지난 5월부터 방영 중인 마켓컬리 3차 광고 스틸. 영상 전반에 브랜드 컬러인 보라색을 깔고, 브랜드 로고를 곳곳에 배치했다. 모델로는 배우 전지현을 기용했다.(자료=마켓컬리)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유통업계의 배송전쟁이 치열하다. 신선식품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더 신선한, 더 빠른 배송이 화두가 됐다.

이 배송전쟁의 불씨를 당긴 곳이 국내 최초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다. 지금은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새벽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만 해도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전에 없던 참신한 서비스였다.

마켓컬리는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마켓컬리의 매출은 설립 3년만인 2017년 460억원까지 급증했다. 그렇지만 대중화와는 거리가 있었다.

마켓컬리가 대중화에 성공한 시점은 지난해다. 지난해 9월 이후 빠르게 매출이 증가해 연매출이 1560억원에 달했다. 1년 만에 매출이 3배 이상, 4년 만에 50배 성장했다.

이 시기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광고였다. 설립 4년차에 불과한 스타트업이 시도한 TV 광고는 즉각적인 효과를 냈다. 첫 광고 이후 일 평균 매출 늘어난 것은 물론 광고 노출이 지속되면서 지난 1월 월매출은 300억원을 넘겨섰다. 2월엔 하루 주문 건수 3만3000건을 돌파하는 데에도 광고가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매출 뿐만 아니라 장기 미구매자의 전환율과 브랜드 인지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잘 만든 광고 하나가 브랜드 성장에 얼마만큼 힘을 실어줄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제일기획 사옥에서 만난 이슬기 CD는 광고인이란 단순히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필요한 마케팅과 브랜딩을 컨설팅하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제일기획)
마켓컬리 광고는 광고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마켓컬리의 광고를 제작한 곳은 제일기획(030000) 제작3본부 ‘이슬기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팀’이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제일기획 사옥에서 만난 이슬기(38) CD는 ‘마켓컬리 직원인가’란 인상을 줄 정도로 브랜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제일기획 내 최연소 CD인 이 CD는 마켓컬리 작업을 할 때는 손톱 색을 브랜드 컬러인 보라색으로 물들일 정도로 일에 대한 각별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

이 CD팀과 마켓컬리의 작업은 일반적인 광고와 출발점부터 달랐다. 대기업과 대형 브랜드들을 주 광고주로 두고 있는 제일기획에서 일종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시도한 것. 단순히 광고만 제작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성장 초기 브랜드 케어링으로 소비자 조사, 브랜드 컨설팅, 커뮤니케이션 전반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다. 마켓컬리의 경우도 기존에 갖고 있던 로고와 브랜드 컬러 외에 슬로건 등 브랜딩과 관련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만들었다.

이 CD는 “광고의 영상미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해 탄생한 광고다”라며 “마켓컬리가 브랜드를 알리는 단계였기 때문에 브랜드 컬러를 광고 전반에 깔고 30초 동안 로고를 계속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고 회원수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마켓컬리 광고로 이 CD팀은 올해 ‘에피 어워드 코리아’에서 수상의 영광까지 얻었다. 에피 어워드는 광고의 실질적인 마케팅 성과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광고제다.

이 CD는 “사람들이 잘 모르던 브랜드를 맡아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광고인으로서 큰 행운”이라며 “작업을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켓컬리를 검색할 정도로 애착이 생겼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CD는 마켓컬리와 진행한 형태의 작업이 앞으로 광고업계의 미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광고라는 단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와 지금은 광고의 의미는 물론 주변 환경까지 달라졌다”며 “광고인은 단순히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가 필요한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해 컨설팅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제일기획은 마켓컬리 사례처럼 성장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 작업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제일기획 사옥에서 만난 이슬기 CD는 광고를 제작할 때 수학문제를 풀 듯 광고주가 당면한 문제에 창의적인 풀이법을 제안하는 것이 광고인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일기획)
광고는 수학문제 풀듯이 만들어야

올해 이 CD는 광고업계의 ‘칸 영화제’로 꼽히는 ‘칸 라이언즈’의 다이렉트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위촉됐다. 국내 광고업계에서 젊은 CD들의 대표 격으로 꼽힌 셈이다.

최근 출품작을 심사하고 있는 그는 “요즘 광고제를 보면 출품하기 위해 만든 일명 ‘스캠(scam) 광고’가 많이 보인다”며 “팔지 않은 광고는 광고가 아니라는 주의이기 때문에 진짜 광고주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져서 실행되고 성과를 거둔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CD에게 ‘이슬기스러운 광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수학문제를 풀 듯 광고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광고주가 당면한 문제에서 원하는 답을 도출해내기 위해 창의적인 풀이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광고인이 하는 일이다”며 “광고에 개인의 취향을 담기보단 브랜드가 원하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CD는 끝으로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모터스의 CEO 엘론 머스크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도 그랬고 일을 하면서 광고주들에게 많이 배운다”라며 “평소 엘론 머스크의 생각이나 철학을 좋아해 함께 할 기회가 생긴다면 스스로도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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