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일 “2023년 1분기 ELS 발행 금액은 6조7500억원으로 전분기 4조4000억원 대비 53.4% 증가했다”며 “발행 증가의 배경에는 조기 상환 증가가 존재한다”고 했다.
ELS는 지금보다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가 50% 하락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예상해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다. 계약 만기일까지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한다. 원금손실 기준선인 녹인 구간은 통상 50% 이하로 설정돼 있어 주가나 지수가 반토막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대폭 하락하면서 수익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ELS가 증가했다.
3월 조기 상환 수준에 비해 발행 금액이 작았던 건 글로벌 증시에 대한 신뢰 부족 때문이라고 정 연구원은 짚었다. 아직 미국 금리인상 국면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권 불안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2분기 조기 상환 여건이 매우 좋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낮은 발행 기준가격으로 인한 효과는 오히려 1분기보다 2분기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가 2분기 중 2350포인트를 이탈하지 않으면 작년 4분기 발행된 ELS는 대부분 조기상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2차 조기상환 성공 종목 수가 1차보다 두드러진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당분간 상승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과거 상승국면 초입에서 주가가 하락을 멈추거나 상승을 시작할 때 1차 조기 상환 종목이 증가한다”며 “어느 정도 상승 폭을 확대한 후에 2차 조기 상환 물량이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의 바닥권 형성 가능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강한 하방 경직성으로 보이고 2차전지 관련주들의 선전과 함께 LG화학도 각광받는 모습”이라며 “시장 전체적인 리스크에 대해 이전에 비해 위험성을 높지 않게 평가하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