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헐값에…기업쇼핑 나선 '큰 손' 오일머니

사우디 국부펀드, 최근 공격 투자
세계 최대 크루즈의 2대주주 올라
英 축구단 뉴캐슬 3억파운드 인수
UAE, 카타르 등도 저가 매수 눈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데자뷔'
  • 등록 2020-04-18 오전 8:44:35

    수정 2020-04-18 오후 1:16:46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를 이끄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중동의 ‘큰 손’ 오일머니가 헐값 쇼핑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가치가 폭락한 자산 위주로 사들이고 있다.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데자뷔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는 지난 몇 주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PIF는 3200억달러(약 389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회장으로 있다. 우버와 테슬라 등을 비롯해 호텔, 관광, 레저 등에 두루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꿔보려는 시도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경제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다.

이 때문에 PIF가 최근 세계 최대 크루즈 운영회사인 카니발 지분을 8.2% 매수한 건 주목 받고 있다. PIF는 카니발 최대 주주(올해 1월 기준 약 17%)인 미키 아리슨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카니발 지분을 헐값에 사들여 수익을 기대하는 동시에 관광업까지 키우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렸다는 해석이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장기적으로 사우디가 받는 경제적 위험을 줄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쪽으로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다”며 “물류, 기술, 원격의료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PIF는 영국·네덜란드 합작 정유사인 로열더치셸을 비롯해 프랑스 토탈, 스페인 레프솔, 노르웨이 에퀴노르, 이탈리아 에니 등 유럽의 주요 에너지업체 지분을 사들였다. 아울러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축구단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억파운드(약 454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역시 눈독 들이는 곳이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 중국의 헬스케어 기술주 등이다. 무바달라의 자산 규모는 2300억달러(약 280조원)에 달한다. 무바달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규모 투자를 위한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PIF와 비슷한 규모인 3200억달러를 운용하는 카타르투자청은 북미와 아시아 지역 투자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투자청은 영국 런던의 초고층 빌딩인 샤드와 주요 백화점인 해로드 등을 보유 중이다.

중동의 오일머니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업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당시 무바달라와 카타르투자청은 시장이 꺼려했던 바클레이즈, 크레디트스위스 등 금융주를 매수해 큰 수익을 올렸다. 이번에도 경제위기를 틈타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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