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온 `나스닥의 봄`…이번엔 버블붕괴 없겠지만

2000년 버블붕괴 15년만에 지수 5000선 회복
IT기업 수익성-밸류에이션, 판이하게 개선돼
일부 신생기업 몸값-수익률 추구도 우려돼
  • 등록 2015-03-03 오전 8:30:12

    수정 2015-03-03 오후 1:55:2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식가치를 보여주는 나스닥종합지수가 다시 5000선 위로 올라섰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재 IT 기업들의 체질이나 밸류에이션이 당시와 판이하게 다른 만큼 또 한 번의 버블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신생 기업에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고 투자자들의 고(高)수익 추구 현상도 감지되고 있는 만큼 과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까지는 아니어도 일부 위험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2000년 닷컴버블 붕괴의 기억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가 전일대비 0.9% 상승한 5008.10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을 넘어선 것은 닷컴 버블이 한창 때였던 지난 2000년 3월 이후 15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15년전 닷컴 버블 붕괴가 연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시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에 이틀 연속으로 5000선을 웃돈 뒤 가파른 추락세를 보였다. 1년도 채 안돼 그 해 연말에는 지수가 반토막 이하로 떨어져 2000선으로 주저 앉았고, 또 그 이듬해에는 1100선까지 추락했다. 결국 2002년말까지 지수는 4분의 1 토막으로 추락했다.

나스닥지수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과 당시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 “수익성-밸류에이션 완전히 달라”

이번 나스닥지수의 5000선 돌파는 최근 잘 나가고 있는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기세력들에 의한 랠리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당시만 해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닷컴 기업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지만, 최근 애플 등 IT 기업들은 탄탄한 수익력을 가지고 있다.

애플이 전체 시장을 끌어주다보니 `아이폰`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스카이웍스 솔루션스나 아바고 테크놀러지, NXP반도체 등이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스카웍스 주가는 최근 12개월간 140% 급등했고, 아바고는 100%로 뛰었다. NXP 역시 1년새 50%나 올랐다.

수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 밸류에이션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2000년 3월만 해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가 넘는 벤처들이 수두룩 했지만, 지난 2007년 12월 이후 나스닥지수의 PER은 단 한 번도 21배를 넘어선 적이 없다. 나스닥지수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보다 20% 정도의 프리미엄을 보이고 있다. 앞선 2000년에는 나스닥지수의 프리미엄이 200%에 이르렀다.

나스닥지수를 대표하는 애플 주식만 봐도 그렇다. 전세계 기업 역사상 가장 많은 175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모든 기업들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7500억달러를 넘어선 애플이지만, 정작 주가는 올 회계연도 추정 이익대비 불과 15배에 거래되고 있다.

◇ 스타트업 몸값-수익률 추구는 우려

물론 트위터나 넷플릭스는 올 수익대비 125배에 주가가 형성돼 있고,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모터스는 200배에 이르는 PER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은 특별한 케이스에 불과하다.

또 하나의 불안요인은 나스닥내 업력이 길지 않은 벤처나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크게 뛰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단 한 번의 자금 조달로 몸값이 10억달러를 넘은 기업수는 현재 73곳에 이르는데, 이는 1년전 40곳에서 크게 늘었다. 빌 걸리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스타트업 기업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벤처캐피탈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라고 전했다. 지난해 벤처캐피탈 자금 유입규모는 521억달러에 이르러 1년새 47%나 급증했다. 자금 유입규모는 2000년 이후 최대였다.

이 점을 의식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스닥지수 5000은 잊으라”고 지적하며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투자가 IT 기업들의 미래를 보고 이뤄지지 않고 보다 높은 수익률만을 좇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펀드 매니저도 이날 나스닥 랠리가 2000년대 버블때와는 다르다고 전제하면서도 “나스닥지수가 연초대비 10~15% 가량 상승한 일부 기술주의 과대평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서는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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