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 우려 커진 날, 테슬라 주가 첫 2000달러 돌파(종합)

요즘 월가는 FAANG, MAGAT가 이끈다
테슬라 첫 2000달러↑…애플 시총 2조달러↑
전통적 가치평가로는 설명 안 되는 급등
美 L자형 침체 우려에도…기술주만 훨훨
항공·유통 대기업은 코로나 충격 직격탄
  • 등록 2020-08-21 오전 8:05:26

    수정 2020-08-22 오후 1:12:57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뉴욕 월가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MAGAT(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테슬라)’의 시대다.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와중에 증시는 연일 신고가 기록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인 3월 중순 주당 300달러대였던 테슬라 주가는 어느덧 2000달러를 넘어섰다. 전통적인 기업 가치평가 기법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급등세다. 실물경제의 장기 침체와 기술주의 신고가 행진 사이의 괴리는 월가의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요즘 월가는 FAANG, MAGAT가 이끈다

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6% 급등한 1만1264.95로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0.17%, 0.32% 올랐다.

소수 초대형 기술주들이 장 전체를 움직였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주당 2001.83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6.56% 치솟으며 처음 2000달러대 고지를 밟았다. 주목할 만한 호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최근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급격한 주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역시 그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분할한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 거래는 오는 31일 시작한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신생기업에 가까운 테슬라의 주가 급등은 기존의 가치평가 수단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테슬라의 현재 실적이 아닌 미래 전망이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날 애플 주가는 2.22% 급등한 473.10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상장사 최초로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한 회사가 됐다.

이외에 아마존(1.13%), 페이스북(2.44%), 마이크로소프트(2.33%), 넷플릭스(2.76%), 알파벳(구글 모회사·2.05%) 등은 2% 안팎 주가가 올랐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질수록 ‘언택트(비대면)’ 성격의 초대형 기술주 주가는 오르고 있다.

美 L자형 침체 우려에도…기술주만 훨훨

주목할 건 실물경제는 악화 신호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9~15일) 미국의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10만6000건으로 나타났다. 전주(2~8일·97만1000건) 대비 13만5000명 증가하며 불과 한 주 만에 다시 악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92만3000명)를 크게 웃돈 수치다. 이 지표가 감소했다는 것은 새로 실직한 근로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현재 실업 규모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절대적으로 높다. 올해 팬데믹 이전 주간 실업수당 청구 최대치는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첫째주 당시 69만5000건이었다. 지난주 수치보다 40만건 이상 낮다. 10여년 전 금융위기 때 역시 비슷했다. 2009년 3월 마지막주(66만5000건) 가장 많은 실업자가 쏟아졌다. 팬데믹발(發) 실업 사태에 한참 못 미친다.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내 36개주에서 청구 건수가 늘었다”며 “미국 경제가 정체하는 걸 넘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던 트러스트의 칼 탄넨바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지금부터 (미국 노동시장의 개선 속도는) 더 느려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나온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이번달 제조업지수는 전월 24.1에서 17.2로 떨어졌다. 전문가 전망치(20.0)보다 낮았다. 뉴욕 연은의 이번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3.7)에 이은 또다른 침체 신호다.

항공·유통 대기업은 코로나 충격 직격탄

일부 정보통신(IT) 회사를 제외하면 다수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을 그대로 맞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정부 지원이 끝나는 오는 10월 미국 내 15개 중소도시 노선에 대한 운항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별도의 추가 지원 없이는 수익이 나지 않는 중소도시까지 운항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날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1.42% 하락한 12.50달러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코로나19 전만 해도 30달러대였다.

미국은 대표하는 유통 대기업인 월마트는 최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직후 “추후 실적은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 없이는 지금 추세와 같은 소비가 이어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월마트 주가는 1.43% 빠졌다.

MUFG 유니온뱅크의 크리스 럽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장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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