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해줄게, 예금 들어라"…은행, 중소기업에 '꺾기' 92만건

대출 조건으로 예금 등 가입 강요
기업은행 29만건...전체 은행의 32%
박재호 "은행들, 우월적 지위 악용"
  • 등록 2022-09-23 오전 9:36:35

    수정 2022-09-23 오전 9:39:34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내주는 조건으로 예·적금 등에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 의심 거래가 지난 5년여간 92만건, 의심 거래 금액은 53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기업은행)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6개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꺾기 의심 거래는 92만4143건, 금액은 53조6320억원이었다.

이중 기업은행(024110)의 꺾기 의심 거래 건수가 29만4202건으로 전체 은행의 31.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의 꺾기 의심 거래 액수는 20조560억원에 달했다.

꺾기는 은행들이 대출해주는 조건으로 적금 등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불건전 구속성 행위다. 은행법은 대출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출 실행일 전후 1개월 내 판매한 예·적금, 보험, 펀드, 상품권 등의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 꺾기로 간주하고 이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30일이 지난 이후에 가입하는 금융상품은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한 달간의 금지기간을 피하는 편법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31일부터 60일 사이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구속성 금융상품 의심거래로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과 최근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은행권으로부터 실제 대출을 받을 때 이 같은 상품 제안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임에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불공정행위인 ‘꺾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은행들이 대출기관이라는 우월적 지위로 법망을 피해 나가고 있어 자성과 금융당국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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