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51. 최고의 로펌을 찾아라

  • 등록 2018-10-04 오전 8:42:42

    수정 2018-10-04 오전 8:42:4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는 그 상당수가 최종적으로 법적 판결로 마무리된다. 미국의 전 대통령이자 법학자인 오바마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법정에 가기 전 정치로 많은 것들이 해결돼야 한다”는 이야기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지만, 아직도 법적 해결은 최종적 해결 수단으로 상호 선호되고 있다.

단순 제품 하자나 그로 인해 입은 소비자 피해의 경우에도 그렇다. 유해성 논란으로 대규모 리콜을 할 때도 그렇다. 각종 환경 안전사고도 그렇고, 인사 사건 사고가 발생해도 그렇다. 당연히 이슈 원점인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에서도 매번 법적 해결 단계를 피해 나가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사회적 이슈로 기업들이 많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로 인해 민감해진 규제기관들의 개입을 가장 위협적 환경변화로 꼽는다. 그래서 기업 위기에 있어 ‘기승전결’이라는 전통의 흐름 대신 이제는 ‘기승전검(檢)’이라는 신조어까지 돈다. 대부분 기업 위기가 발생 후 일정 기간 이후에는 검찰의 조사로 일단락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되겠다.

당연히 이와 같은 환경변화에 있어 위기 시 기업의 ‘법적 대응 역량’은 ‘여론 대응 역량’과 함께 큰 축을 이루고, 점차 더욱더 강화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예전 VIP의 검찰 조사에 대응하며 대응 역량을 키웠던 대형 그룹사들의 경험을 이제는 중견 중소기업들까지 이어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중견 및 중소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 구성원들이 좋은 로펌을 활용하는 것을 낯설어하거나 그에 인색한 경우가 있다. 일단 대부분 경우 로펌의 비싼 비용 때문에 상담이나 수임 요청 자체를 주저한다. 위기 시 비싼 비용을 감당하는 대신 그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실무진은 위기 시 어떻게 로펌을 핸들링하고 함께 원팀을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신 없어 한다.

일선에서 위기관리 업무를 하면서 깨달은 교훈 중 하나가 ‘대두된 위기에 전문성을 가진 좋은 로펌과 함께 하는 위기관리처럼 즐거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위기관리에 있어 ‘즐겁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 것 같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클라이언트가 만족스러운 위기관리 결과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특정 위기 유형에 전문성을 가진 ‘좋은 로펌’이라 했다. 이를 절대로 ‘가장 큰 로펌’이라던가 ‘가장 수임료와 성공보수가 비싼 로펌’이라던가, ‘유력 전임이 수두룩한 로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심지어 개인 변호사라 해도 ‘좋은 변호사’라면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이에 관해 위기관리를 위해 몇 가지 ‘좋은 포럼(변호사)’의 조건을 꼽아 본다.

첫째, 변호사들이 여론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개인 역량이 있어야 한다. 일부 여론에 반감을 가지거나, 정무적 감각이 부족한 채 법적 논리와 해법에만 몰두하는 변호사가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위기관리를 할 때는 함께 일하기 매우 어렵다. 여론 관리를 위한 균형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원팀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유사 위기 유형을 다양하게 많이 경험한 변호사들이 좋다. 같이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같이 검찰이나 법원 경력을 유사하게 쌓았다 하더라도 변호사 각각은 다르다. 실무 및 개업 후 얼마나 관련 사건을 집중적으로 많이 다루어 보았는지 그래서 중요하다. 변호사니 모든 법에 익숙하겠지 하는 것은 착각이다. 유사 사례에 대한 법적 대응 경험을 중심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의사결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변호사가 좋다. 정보 공유도 당연히 능통해야 한다. 위기관리 의사결정 미팅에 들어와 자유롭게 질문 답변하고 창의적 토론에 적극 참여하는 변호사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기업에 큰 도움이다. 반면 폐쇄적이고, 문서만 바라보는 전형적 변호사들이 조인하는 경우에는 위기관리 진행에서 여러 장애와 맞닥뜨리게 된다.

넷째, 특히 홍보팀과 친하고 상호 서포트 받기 원하는 변호사가 좋다. 위기관리를 두 갈래로 나누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상황 관리의 경우 여러 분야가 있지만 법적 대응 관리 업무가 큰 축이다.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법적 상황 관리가 위기관리라는 자전거의 앞바퀴라 한다면, 홍보팀이 진행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그 뒷바퀴가 된다. 로펌이나 변호사가 앞바퀴만 열심히 끄는 역할을 반복하기 보다는 홍보팀과 가까이 협업하며 뒷바퀴가 더욱 잘 돌게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위기관리가 완전하게 진행될 수 있다.

최고의 로펌을 찾으라는 조언은 이와 같은 좋은 로펌과 변호사들을 찾아 도움을 받으라는 의미다. 사내 위기관리팀 멤버로서 역할을 다하게 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홍보팀과 시종일관 합을 맞출 수 있는 체계를 꾸리라는 의미다. 그래야 위기관리 자전거가 속도를 내며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필자 정용민은 누구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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