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386만’ 中 산골 처녀, 결국 감옥살이 간다[중국나라]

中 왕훙 ‘랑샨 모우’ 허위광고 혐의로 징역 11개월
1인미디어업체, 연기자 모아 상품 판매…18억원 이익
공안 수사에 줄줄이 덜미, 업체 대표는 징역 1년2개월
  • 등록 2024-03-19 오전 9:46:11

    수정 2024-03-19 오전 9:46:1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부모를 여의고 중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힘겹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는 스토리로 스타가 됐던 일명 ‘산골 처녀’가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알고 보니 그는 1인 미디어 업체에 소속된 연예인이었으며 시골 생활이 모두 각본에 의한 연출이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을 속였다는 죄목이다.

19일 중국 더페이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쓰촨성 자오쥐에현 인민법원은 중국의 인플루언서인 왕훙(網紅) 랑샨 마오에 대해 허위광고 혐의로 징역 11개월과 벌금 8만위안(약 1485만원)을 선고했다.

중국에서 왕훙으로 활동하다가 허위 광고 혐의로 징역형을 받게 된 ‘산골 처녀’ 랑샨 모우. 왼쪽 사진은 영상에서 나오는 수수한 차림이지만 오른쪽은 화려한 모습이다. (사진=바이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또 한명의 왕훙인 랑샨 아제도 징역 9개월에 벌금 4만위안(약 742만원)을 선고받은 것을 비롯해 다른 왕훙 5명도 징역 9개월에서 1년, 벌금 2만위안(약 371만원)에서 8만위안(약 1485만원)을 선고받았다. 허위광고 혐의를 받은 집단의 책임자인 탕 모우에게는 징역 1년 2개월과 벌금 10만위안(약 1856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의 발단은 산골 처녀로 인기를 끌던 랑샨 마오에게서 시작했다. 그는 2018년부터 소셜미디어에 산골 마을에서 살고 있는 짧은 영상을 게시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그가 살고 있는 랑샨 지역은 생활이 어려운 시골인데 부모를 잃고 감자로 연명하며 힘겹게 농사일을 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네티즌들이 응원을 보냈다. 그가 예쁜 외모를 갖고 있는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한때 팔로워 386만여명에 달했던 랑샨 모우의 소셜 미디어 계정. (사진=소셜미디어 화면 갈무리)


랑샨 마오의 팔로워는 어느 순간 200만명을 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그는 산골 지역을 돕기 위해서라며 온라인 방송을 열었다. 그의 팔로워는 386만여명까지 늘어나는 등 절정의 인기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가 평소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것과 달리 화려한 생활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가 명품 매장을 드나들며 쇼핑을 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때마다 랑샨 마오는 “나는 진짜 산골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며 해명하는 한편 온라인 방송을 이어갔지만 결국 네티즌들의 수사 끝에 그의 부모가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가정 형편도 그리 나쁘지 않으며 랑샨 마오가 어느날부터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도 나왔다.

랑샨 마오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지방 정부 차원에서 조사에 나섰고 결국 랑샨 마오는 1인 미디어 업체에서 소속돼 사실상 연기자로 활동하는 연예인으로 알려졌다.

랑샨 공안국이 수사에 나선 결과 랑샨 마오를 비롯해 여러명의 왕훙들은 1인 미디어 업체의 육성을 거쳤으며 이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재배했다며 판매한 상품들도 사실은 도매시장에서 사온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9월 허위 광고 등의 혐의로 체포된 1인 미디어 업체 관계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바이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알고 보니 이 회사 대표였던 탕모우는 어느 날 랑샨 마오의 영상을 보게 된 후 상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접근하게 됐고 다른 왕훙들과 함께 조직적인 상품 판매를 통해 이득을 남긴 것이었다. 이들이 판매한 상품 매출은 3000만위안(약 55억7000만원)을 넘고 이익도 1000만위안(약 18억6000만원) 이상이었다.

지난해 9월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큰 화제가 됐다. 수사를 거쳐 랑샨 마오와 탕마오를 비롯해 5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고 관련 회사들은 파산했으며 가상 계정도 압수됐다.

이후 수개월간 재판을 거쳐 1심 선고가 나왔고 랑샨 마오 등 상당수가 징역형을 살게 된 것이다. 량산시는 이들의 계정을 모두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사실상 온라인에서 이들의 존재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중국 또한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이나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 등을 통한 왕훙의 활동이 활발하다. 유명 관광지나 도심을 가면 핸드폰을 켠 채 화려한 차림으로 춤을 추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인기에 대한 집착과 거짓 행위는 감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 또한 새겨지게 됐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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