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유연탄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데다 공급자들이 장기 계약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더해지자 향후 업계 전반적인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순환자원과 같은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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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매출이 5689억원으로 4.7%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526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한일현대시멘트 역시 지난해 매출이 39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37.1% 하락했다.
반면, 아세아시멘트는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8699억원으로 10.5% 올랐고 영업이익 역시 1275억원으로 69.4%나 증가했다. 쌍용C&E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1조 6613억원으로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2487억원으로 0.6% 줄었다.
시멘트 업계 실적은 급변하는 유연탄 가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 중 약 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연탄 가격은 국제적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중국과 호주 간 정치적 분쟁,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적 이슈까지 더해지며 급등했다.
실적 하락에서 빗겨난 아세아시멘트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기 전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 2020년 말 기준으로 계약을 맺은 가격으로 지난해 유연탄을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정확한 계약 가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2020년 4분기 가격이 가장 낮았던 톤당 가격은 52.62달러, 지난해 최고 가격은 221.89달러임을 감안하면 최대 톤당 169.27달러의 이익을 본 셈이다.
“순환자원 투자 필요”…쌍용C&E, 환경사업 강화로 위기 극복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지난해 큰 수익을 거뒀지만 지금 같은 유연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낮은 가격에 공급이 어려워진다면 올해 실적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큰 폭 상승했던 실적으로 인해 오히려 하락 폭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유연탄을 대체할 방안으로 순환자원의 사용량 확대를 꼽는다. 순환자원은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이나 폐타이어 등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순환자원을 사용하는 비중이 20% 초반에 머무르고 있지만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순환자원 비중이 60% 이상이다.
실제로 쌍용C&E는 지난해 유연탄 타격에도 불구하고 환경사업부문을 통해 순환자원 부문을 확대하면서 수익 악화를 극복했다. 쌍용C&E의 지난해 3분기까지 환경자원사업부문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전체 1806억원 중 약 47%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멘트 업계 전반적인 수익 감소를 가져왔다.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어려움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연탄 비중을 줄이고 순환자원을 늘리는 등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