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서양인보다 치매 위험 높아...‘새로운 접근 필요’

미 국립보건원 등 주관 글로벌 토론회에 보고
한미 공동으로 치매예측 분야 연구 확대 기대
  • 등록 2023-03-21 오후 3:06:55

    수정 2023-03-21 오후 3:06:55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한국인이 서양인보다 치매 발생 위험도가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최고 권위의 치매연구 기관 등이 참석한 토론회에 제시돼 향후 글로벌 치매 예방 및 치료 분야 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건호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 단장. (사진=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은 미국 주요 치매 연구기관 책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7일 열린 온라인 토론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다뤘다고 21일 밝혔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65세 이상 한국인 1만 7000여명, 일본인 1만 9000여명, 미국인 2만 1000여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E4형 아포이유전자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서 E4형 유전자를 보유한 한국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무려 29배 이상 높았다. 반면 서양인의 경우 이 유전자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14배 정도 발병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건호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 단장은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같은 E4형 아포이유전자 중에서도 T타입 변이를 보유한 경우가 90% 이상이다”라며 “T타입 유전변이는 아포이유전자의 정상적인 단백질 생성기능을 감소시킴으로써 치매 발병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은 치매 발병 원리에 대한 기존 학설과 해석상 차이가 있다. 이번 토론회가 개최된 배경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와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이끈 프랜시스 콜린스(전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가 주재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알츠하이머병 유전학 연구 분야에서는 E4형 아포이유전자를 제거하는 방안이 새로운 치매 유전자치료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유전자가 독성이 직접적으로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장의 연구 결과는 E4형 유전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E4형 유전자가 정상 유전자와 달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치매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결국 변이 유전자 제거가 아니라 변이 유전자가 제 기능을 다하도록 정상화하는 게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미국 주요 치매 연구기관 책임자들은 이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해 추가적인 검증과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인정된다면 치매 예측 및 치료 분야 방향이 획기적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르면 다음달 중 추가적인 토론회가 열리고 미국 등 주요 치매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후속 연구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단장은 “미국 국립보건원과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이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 이후 한국의 연구 결과가 글로벌 치매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결과도 글로벌 치매 유전자치료 연구 분야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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