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나가주세요"···동양생명노조, 다시 거리 나선 이유

동양생명 노조 '저우궈단 대표 퇴진' 기자회견
올 4월 이어 두번째 퇴진 운동 "즉각 사퇴하라"
"'알짜 매물' 회사가 순식간에 비리 온상으로"
  • 등록 2023-11-13 오후 2:05:09

    수정 2023-11-14 오후 3:36:38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동양생명 노동조합이 ‘저우궈단 대표이사는 즉각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대표의 불통경영을 지적한 노조는 이례적으로 올 들어 두번째 퇴진운동을 본격화했다. 중요한 시기에 대표를 둘러싼 장충테니스장 꼼수 운영, 불합리한 사업경비 운용 등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온 만큼, 이를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입장이다. 반면 대표는 ‘책임질 결과가 나오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양생명 노조원이 13일 오전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열린 ‘저우궈단 대표 사퇴 요구’ 기자회견에 피켓을 들고 참석한 모습. (사진=유은실 기자)
체감 온도 -3도인 매서운 날씨에 동양생명 노조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양생명 노조원은 “20년 넘게 다닌 회사가 순식간에 비리의 온상이 됐다”며 “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저우궈단 사장은 부당경영을 그만하고 즉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올해 4월에 이어 대표 퇴진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가 직접 나서 대표 퇴진운동을 벌이는 것은 창립 3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노조가 다시 대표 퇴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엔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동양생명 사업비 운용실태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 중간발표 격이지만 동양생명이 직접 운영이 불가능한 장충테니스장을 사실상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운영권 취득 업체에 광고비 명목으로 27억원을 내고 ‘우회 낙찰’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세보다 최대 7배 높은 비용으로,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보험업법을 위반 행위다. 금감원은 이를 배임으로 보고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사 결과엔 적절한 내부통제 없이 임원의 경비를 인상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해당 임원은 저우궈단 대표로, 금감원은 동양생명에 대표의 경비 및 사택 지원비 인상에 대한 명확한 산출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저우궈단 대표의 사택지원 금액 한도를 월 1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증액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근거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금감원 발표는 의혹이 아닌 확인 단계”라며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하는 것은 회사의 내부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고객 돈을 담당하는 금융사가 정작 내부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대표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올 4월 대표 퇴진 운동을 진행할 때 제기했던 의혹들이 금감원 조사에서 사실로 밝혀진 만큼, 대표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저우궈단 대표가 내년 2월께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그러나 동양생명이 알짜 매물로 여겨지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대표는 지금 즉각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간 갈등은 금감원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금감원이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할지 등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회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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