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 도입…`동학개미` 화력 증강되나

해외주식은 개인 아닌 증권사가 주주 명부 등재
국내주식은 소수점 매매도 주주 등재 가능성
삼전 소액 투자자..'143만→1000만명' 될 수도
개인투자 급증 효과..`공매도 폐지`도 힘 받나
  • 등록 2020-08-25 오후 2:32:28

    수정 2020-08-25 오후 2:32:2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금융 규제 샌드박스’와 연계한 혁신금융서비스의 일환으로 국내 주식도 해외 주식처럼 소수 단위(소수점) 매매를 허용키로 하면서 향후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 해외 주식의 소수점 매매는 증권사가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개인투자자에게 재무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지만, 국내 주식은 1주가 아닌 소수점 단위로 주주 권리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는 향후 금지 기간 만료 후에도 공매도 유지가 유력한 대형주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폐지 요구가 한층 거세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테슬라’ 산 국내 개인 투자자는 테슬라 주주가 아니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주식에 대한 소수점 매매 제도화를 위한 업계 의견 수렴 및 컨설팅을 오는 4분기에 진행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를 허용할 전망이다. 소수점 매매는 개인투자자가 1주 미만의 소수 단위로 주식을 매수·매도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이 해외 주식 거래에 적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해외 주식과 마찬가지로 국내 주식도 1주 단위가 아닌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해외 주식과 달리 국내 주식의 소수점 매매를 허용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의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소유하고 해당 기업의 주주 명부에도 등재되며, 개인 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유상증자 △주식분할 △배당 등의 재무적 권리를 부여받는 형태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국내 증권사를 통해 매수하는 모든 해외 주식도 마찬가지로 개인 투자자 명의가 아닌 증권사 명의로 해외 주주 명부에 등재된다. 예를 들어 A라는 국내 개인투자자가 미국 테슬라 주식을 B증권사를 통해 1.5주 사면 테슬라 주주 명부에는 A가 아닌 거래한 증권사가 등재되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수점 매매로 투자한 고객이 의결권 행사를 원하면 별도 서류를 마련해 충분히 주총 참석이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지분만큼 의결권 대리행사 방식을 통해서 가능하겠지만 직접적인 주주의 권리 행사라고 보긴 어렵다”며 “해외 주식 투자에서는 의결권 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데 국내 주식에 소수점 매매를 허용하면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점 의결권 허용시 삼성전자 주주 1000만명 넘을 수도…

일각에선 국내 주식의 소수점 매매가 허용되면 소액 투자자가 대폭 늘어나는 효과로 인해, 주요 상장 대기업에 대한 전자투표제 도입 등 개인투자자의 권리 행사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 6개월 한시 금지 연장이 유력한 ‘공매도’에 대한 폐지 목소리도 개인투자자 급증에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는 2018년 주식 액면분할(50분의 1) 이후 지분 1% 미만 소액주주 수가 급증해 올 6월 말 기준 145만명에 달하고 있다. 주주총회 참석자도 액면분할 전 300명~400명 수준에서 이후 1000명 이상으로 늘어, 주총 장소도 기존 500석 규모의 서울 서초사옥에서 올해는 1500석 규모인 수원컨벤션센터로 변경하기도 했다. 여기에 소액 주주들의 요구와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정부가 국내 주식의 소수점 매매를 허용하며 의결권까지 소수 단위로 보장한다면 삼성전자는 주주 수가 1000만명이 넘을 수도 있어 주주 명부 작성 및 관리 등에서 큰 혼란을 생길 수 있다”며 “주식 액면분할이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내 주식의 소수점 매매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LG화학(051910), 셀트리온(068270), LG생활건강(051900)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 중 1주당 가격이 수십만원에 100만원이 넘는 고액 주식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공매도 금지와 관련한 논란도 거세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현재 대형주는 금융당국과 국회 등에서도 공매도를 계속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 소수점 매매는 허용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올 연말까지 시행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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