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19년 탈북 어민 호송 당시 `신원미상` 인력 투입

판문점 호송인력 14명 중 8명은 경찰, 나머지는 신원 몰라
출입 신청서 작성한 통일부 "인원들의 소속 알 수 없어"
강제 북송 과정 부실·졸속 처리..허위공문서 의혹도
태영호 "北주민 송환시 투명한 절차 위한 업무지침 필요"
  • 등록 2022-09-27 오후 3:43:36

    수정 2022-09-27 오후 9:46:01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1월 탈북 어민들을 북송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력들이 판문점 호송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제 북송 과정이 부실·졸속 처리됐다는 정황으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2019년 11월 통일부가 작성한 판문점 `자유의 집` 출입 신청서에 첨부된 명단. (사진=태영호 의원실)
27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과 통일부 등에 따르면, 2019년 11월 7일 북한 어부 2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판문점을 출입했을 당시 경찰특공대 8명이 승합차 2대를 이용해 북한 어민 2명을 호송했다.

통일부는 판문점 출입을 관할하는 유엔(UN)군 사령부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바로 전날 적십자 전방사무소에 출입 신청 공문을 작성, 총 17명의 명단을 유엔사에 제출했다. 이중 2명은 탈북 어민이었고 1명은 통일부 직원이었다. 나머지 출입 인원 14명에 대해 태 의원실이 신분을 확인해 본 결과, 경찰특공대 8명을 제외한 6명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태 의원실 측은 신원미상 6명에 대한 소속을 밝혀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했으나, 통일부 측은 “호송담당 기관에서 통보한 명단에 따라 판문점 출입 신청을 한 바, 통일부 1명을 제외한 인원의 소속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명단 목록을 보면 14명의 `계급/직책`은 모두 `Police officer`(경찰)로 일괄 기재돼 있었다.

당시 국정원·군 당국 등 관계 부처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의 요구에 따라 통일부가 이렇다 할 확인 작업을 하지 않았고, 유엔사 또한 이례적으로 긴급한 상황으로 간주해 출입 신청서를 그대로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1월 통일부가 작성한 판문점 ‘자유의 집’ 출입 신청 공문 중 일부. (사진=태영호 의원실)
비무장지대를 출입하면서 정부 당국이 철저히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출입 신청 공문을 보면 `상기 인원들의 비무장지대 출입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신원 보증함을 확인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신청서 일부 내용이 잘못 작성된 허위 공문서로 볼 여지도 있다.

태 의원은 “2019년 11월 이전까지는 북한주민 본인 의사에 따라 송환됐지만 문 정부에서 처음으로 강제 북송이 진행됐다”며 “정부기관으로서 허위 공문서 작성에 대한 책임도 문 정부에 물어야 하며, 북한주민 송환 시 투명한 절차가 이뤄지도록 통일부가 업무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탈북어민 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북한 어민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문재인 정부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사건이다. 통일부는 사건 발생 당시에는 탈북 어민들이 흉악범인 점을 부각해 북송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지난달 ‘북송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입장을 번복,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때 저항하는 사진과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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