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재킷을 입을까요? 벗을까요? 옷을 벗을까요? 우리가 푸틴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말이죠.”
주요7개국(G7)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오찬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단체사진 복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소재 삼아 이같이 농담을 건넸다.
곧바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상의를 벗고 승마 정도는 해줘야 합니다”라고 맞장구쳤고, 존슨 총리는 “바로 그거에요! 우리도 근육을 보여줘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 주요7개국(G7)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오찬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단체사진 복장에 대해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동영상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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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남성미를 과시하기 위해 상의를 탈의한 채 수영, 낚시, 사냥, 승마 등을 즐기는 사진을 수시로 공개해 왔는데, G7 정상들이 이러한 ‘마초’ 이미지를 조롱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단체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7개국 정상들이 농담을 주고받는 동영상과 함께 “푸틴 대통령이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쫓겨나 자리에 없었지만, 단체사진 복장을 논하는 동안 그는 다른 정상들의 마음 깊숙히 남아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팔씨름에서 무술에 이르기까지 푸틴 대통령의 취미는 개인 브랜드의 중심이 되는 체력과 권력을 표현하는 것이었다”며 “상반신을 완전히 드러낸 채 포즈를 취하는 푸틴 대통령의 사진은 지난 수년 동안 자주 공개됐고, 온라인 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기자단에게 배포된 단체사진 중 일부는 정상들이 실제로 재킷을 벗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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