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메모리 중심 사업구조…"삼성, 파운드리 더 투자해야"

전문가 진단…"삼성 'NO감산', 과거 치킨게임서 이긴 학습효과"
"점유율 확대 위한 전략이지만…메모리 업황 반등 지연 우려"
中리오프닝 및 인텔 신제품에도…"하반기 반등 불투명" 분석도
  • 등록 2023-01-31 오후 4:43:33

    수정 2023-01-31 오후 7:24:40

[이데일리 김응열 이다원 기자]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 기조를 이어갔다. 하반기 업황 반등에 대비한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즉, 시장 회복기에 점유율 확대를 노리기 위한 것이지만, 경기 침체의 그늘이 짙은 만큼 ‘NO감산’ 전략이 업황 회복을 늦출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한계를 드러낸 만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제기된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3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NO감산’ 기조와 관련, “추후 업황이 살아날 때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그간 메모리 불황 때 감산 없는 경영 전략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며 “이런 학습 효과 때문에 적극적인 감산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중국 리오프닝과 DDR5 규격을 지원하는 인텔의 CPU 신제품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에 힘입어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전문가들은 “호황 수준으로 견인할 가능성이 마냥 높지는 않다”고 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의 경기 침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등에서 야기된 만큼 리오프닝, CPU 신제품 출시로 인한 수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NO감산’ 전략이 메모리 반도체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어닝쇼크로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날 필요성은 더 부각됐다. IT 기기 수요가 감소하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가라앉자 삼성전자 DS부문은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으로 실적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DS부문의 매출액은 20조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조8400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무려 97% 빠졌다.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파운드리는 수주형 사업으로, 단기 경제상황이 나쁘더라도 실적에 와닿는 충격이 메모리보다 덜하다. 실제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는 작년 4분기 매출액 6255억대만달러(약 25조4500억원), 영업이익 3250억대만달러(약 13조22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78%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52%에 달한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달리 TSMC는 견고한 성장을 유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투자를 그간 늘려왔지만 여전히 TSMC에 비해 열세인 상황”이라며 “기술개발과 더불어 고객 수주를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성장을 위해선 전문 인력의 고용과 시설 투자,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이 요구된다”며 “중장기적 안목에서 파운드리 강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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