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급 사정에 요소 수출 제한할듯…韓 또 '요소 악몽' 공포

"요소 생산 줄 것"…中비료업계, 자발적 수출 제한 협의
중국 요소 의존도 90% 넘어, 2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져
국내 업계 "사태 지켜보고 있지만 수입선 다변화한 상태"
  • 등록 2023-12-05 오후 6:17:22

    수정 2023-12-05 오후 7:31:05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현지 수급 사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겨울철은 요소 성수기인데 중국 현지 생산이 일부 차질을 겪으면서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한국은 2년여 만에 ‘요소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한 주유소에 요소수를 1통씩만 제한해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AFP)


최근 중국에서는 주요 비료기업이 내년 요소 수출 총량을 94만4000t 미만을 제한하고 내년 1분기까지 수출을 불허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아직 수출 중단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해관총서가 한국으로 보낼 요소의 통관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져 요소 수출에 대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업계가 자발적으로 요소 수출을 자제하는 데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요소 생산기업들의 유지 보수 기간과 겹치고 요소 생산 원료인 석탄이 부족해지면서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게 현지의 시각이다. 수출 통제은 정치적인 배경보다 중국 내부의 경제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화학비료업계 전문가인 탄준잉은 최근 중국화학비료망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중국 비료네트워크 통계에 따르면 요소의 총 일일 생산량은 17만3400t 규모인데 12월에 요소 공급이 감소하면서 16만t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중국의 요소 수출 통관 보류와 현지 업계들의 수출 제한 및 불허설과 관련해 현지 수급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움직임이 정부가 아니라 기업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점에서 공급난은 예상보다 오래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과거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처럼 특정한 목적을 갖고 벌어진 일이라면 외교적 문제로 풀 수 있겠지만 업계의 자발적인 조치에 대해선 별다른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021년 11월 이후 또 다시 요소 대란이 현실화하게 되면 그동안 정부가 한 것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요소 수출을 제한했던 2년 전 당시 한국 시장의 중국산 요소 의존도는 70% 가량이었다. 이때 요소 대란을 겪은 후 수입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는데, 오히려 중국산의 요소 수입 비중은 올해 상반기 89%로 높아졌다. 10월 기준으로는 91.8%까지 상승했다. 정부가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기는커녕 중국산 의존도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요소 수급 불안에 따른 사재기로 요소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막고 중국에 요소 통관 보류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 참석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 겸 부부장에게 요소 수출 제한 문제가 양국 관계 부담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 아직은 다수다. 중국산 비중이 높은 이유는 저렴한 수송비 때문일 뿐이고, 내부적으로는 제3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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