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백기든 외산車 무덤 중국…머스크는 성공할까?

테슬라, 100% 출자한 中상하이 공장 건설 잰걸음
일론 머스크 “가격인하·年50만대 생산 위해 中공장 필요”
전기차에 우호적인 中정부 정책…테슬라 시장 선점 기회
최대 변수는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따른 관세 폭탄
  • 등록 2019-03-11 오후 2:43:11

    수정 2019-03-11 오후 2:43:11

지난 1월 7일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3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3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월초 일론 머스크 CEO가 참석한 가운데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지난 8일 중국 건설은행, 농업은행, 상하이푸동은행 등으로부터 건축 비용 총 5억2100만달러를 차입했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미국 밖에 짓는 첫 공장이다. 테슬라는 올해말부터 이 공장에서 보급형 세단인 모델3와 오는 14일 공개 예정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생산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공격적 중국 투자 배경에 주목한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던 중국은 외산차들이 중국내 토종 브랜드에 밀려나면서 ‘자동차의 무덤’이라는 한탄까지 듣고 있어서다.

작년 신차 판매량 전년대비 2.8% 감소…전기차는 62%↑

중국자동차협회(CAAM)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내 신차 판매량은 2808만대로 2017년보다 2.8% 감소했다. 내수둔화 및 미중 무역갈등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1990년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7월(-4.0%) 이후 올해 1월(-15.8%)까지 7개월째 내리막을 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 침체기가 도래했다며 포드, 푸조, 현대자동차(005380) 등이 공장 증설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차는 가동률 저하 등으로 베이징1공장 일부를 멈추기로 했다. 기아차도 중국 장쑤성 내 옌청1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 첫 해외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것은 전기차(순수 전기차+하이브리드) 제조업체들에겐 여전히 ‘기회의 땅’이어서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26만대로 전년(78만대)대비 62% 급증했다. 시장 비중은 아직 4.5%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6대(62%)는 중국에서 팔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하이 공장이 향후 테슬라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머스크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정부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낮추고, 연간 50만대(주당 1만대) 이상 생산 목표를 달성하려면 중국 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테슬라의 주간 생산량은 평균 5000대, 최대 70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머스크는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운송비용을 줄이고 관세를 물지 않으면 중국 내 판매 가격을 3분의 1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기가팩토리는 중국 정부가 해외 자동차 기업에 처음으로 100% 지분을 인정한 공장이라는 점에서 미중무역 협상의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착공식 이후 베이징에서 머스크와 만나 “테슬라는 중국 개혁개방의 참여자”라며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추진자가 돼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료 =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전기車에 우호적인 환경…시장 선점 기회

테슬라가 중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이유가 단순히 시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내연연료 차량을 줄이고 친환경 차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단기적으론 친환경 차량을 2020년까지 500만대, 2025년까지 70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화석연료, 즉 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 생산·판매를 중단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0~65% 줄이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신에너지 차량 생산 비중을 올해 10%, 내년에는 12%로 맞춰야 한다. 중국 정부는 또 올해 1월 화석연료 자동차 기업 신규 설립을 금지하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충전기 보급량을 현재 1기당 차량 3대 수준에서 내년까지 1대 1 비율로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전기차 구매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금도 감면해준다.

특히 베이징 등 일부 대도시에선 아예 내연차량의 신규 번호판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추첨 또는 경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번호판이 차량 가격과 맞먹는 반면 전기차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가격 측면에서 가장 큰 변수는 미중 무역협상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17억5700만달러로 전년(20억2700만달러)대비 13.3% 감소했다. 전체 매출(214억613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로 전년 17% 절반 이하로 줄었다. 글로벌 매출이 83% 급증한 것과는 대조된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관세율 인상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은 지난해 6월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7월부터 미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40%로 인상했다.

휴전 합의 이후 현재는 미국산 차량 관세율이 15%로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오는 27일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율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가 아예 철폐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언론들은 지난 1월 착공식 당시 “중국에서는 엄동설한에 공장 착공식을 여는 것이 이례적”이라며 현지 생산을 앞당겨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면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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