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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면 불법인 시대가 곧 온다.”
2054년, 미국 워싱턴 DC의 모든 자동차는 정해진 루트를 움직이는 무인차다. 운전자는 마치 기차에 탄 승객처럼 자동차에 올라 타 차량이 움직이는 데로 몸을 맡긴다. 모든 자동차는 시스템이 통제하는지라 감히 운전자가 낄 틈은 없다.
지난 2002년 개봉됐던 탐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이다. 10여년 전 등장한 이 영화속 모습들은 어느새 우리 일상 곁으로 성큼 다가 서 있다. 구글, 애플 같은 정보기술(IT)업체와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같은 자동차 업체들이 무인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무인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크리스 엄슨 총괄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15에서 “11살짜리 아들이 5년 후에는 운전면허 시험을 치르지 않게 만드는 게 구글의 목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기자동차 혁신을 주도했던 테슬라도 올해 여름에 첫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알아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계획대로라면 초기 단계의 무인차가 처음 등장하는 셈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IT 업계 거두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도 모두 스마트카 개발에 뛰어들었다.
IT업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자동차 업체도 대응에 나섰다. 다임러는 CES2015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 주행 콘셉트카 ‘F 015’를 공개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인 닛산도 내년부터 자율 주행차를 시판한다. 과학기술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전기전자공학학회(IEEE)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40년에는 무인차가 전 세계 차량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