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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또다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간밤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선 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 달러가 또다시 급등세를 보였고, 전날 다소 진정됐던 아시아 통화는 이날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 장을 시작했다.
아울러 애플이 당초 예상했던 수요 확대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올해 신형 아이폰의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IT 및 임의 소비재 섹터에서 최악의 매도세가 촉발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6일(1440.0원) 이후 13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4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 급등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20년 7월 10일(2150.25) 이후 최저 수준으로, 연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아울러 코스피가 22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빈 첸 분석가는 “연준의 지속적인 매파적 입장으로 달러화 가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모든 지역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와 별도로 실망스러운 아이폰 수요는 공급망 전체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기술주 중심의 대만과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