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세대 교체' KKR의 굳건한 믿음…“인프라는 배신하지 않아"

[글로벌 PEF 운용사 패권 경쟁②]
KKR 1976년 설립 이후 첫 세대교체
조셉 배·스콧 너탤 취임후 공격투자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행보 눈길
ESG 기반 인프라 투자 지속 전망
  • 등록 2022-01-13 오후 10:55:06

    수정 2022-01-13 오후 11:04:36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총 운용자산(AUM)이 2520억 달러(21년 9월 사모분야 기준)에 달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지난해 10월 큰 변화를 맞았다. 1976년 KKR 설립 이후 45년간 회사를 이끌던 헨리 크래비스·조지 로버츠 공동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이들 창업주가 “회사를 새로운 정점으로 끌어올릴 인물들”이라며 후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인물은 한국계 미국인 조셉 배(Joseph Y. Bae·한국명 배용범)와 스콧 너탤(Scott Nuttall)이었다. 창업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이들의 행보는 최근 투자 대상만 보더라도 뚜렷하게 돋보인다. “인프라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KKR 후임 최고경영자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 조셉 배(Joseph Y. Bae·한국명 배용범)와 스콧 너탤(Scott Nuttall)(사진=KKR)
26년 동고동락 입사 동기가 이끄는 KKR

조셉 배와 스콧 너탤은 애틀랜타 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1996년 KKR에 합류했다. 조셉과 스콧이 각각 24살, 23살때다. 골드만삭스(조셉 배)와 블랙스톤(스콧 너탤)에서 초반 경력을 쌓은 뒤 KKR로 옮긴 이들은 약 26년을 KKR에서만 근무했다.

두 사람은 과거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입사 초반을 떠올리며 “하루에 20시간을 함께 근무하면서 주말에 (투자) 회사를 살펴보고 월요일에 헨리(창업주)에게 보고하던 일이 생각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사이다 보니 각자의 전문 분야에 신뢰를 보내기도 한다. 뉴욕 월가에서는 KKR의 향후 운영 방향을 두고 사모(Private Equity) 시장 파트는 조셉이, 캐피탈 마켓·보험 부문은 스콧이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대 교체를 단행한 KKR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투자 포트폴리오만 봐도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여타 운용사들과 달리 ‘인프라’ ‘부동산’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KKR은 최근 이탈리아 최대 통신사인 텔레콤이탈리아(TIM) 인수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지난해 11월 TIM 전체 주식을 주당 약 0.5유로에 총 108억 유로(약 14조원)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우디 국부펀드(PIF)를 비롯한 여타 국부펀드와 기관 투자자에게 펀딩(자금 마련)에 대한 우호적인 의사를 확보하면서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KKR은 지난해 11월에도 호주 맥쿼리 그룹으로부터 일본 센트럴뱅크 터미널을 4억4000만 달러(약 5188억 원)에 인수하며 일본 인프라 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韓 시장에 4.3조 투자…거침없는 베팅 눈길

눈길을 끄는 대목은 KKR이 글로벌 PEF 운용사 가운데 아시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KKR은 지난해 4월 아시아 태평양 투자 사모 펀드 중 최대 규모인 150억 달러(16조8500억원) 상당의 ‘KKR 아시아 IV 펀드’(KKR Asian Fund IV) 조성을 마쳤다. 같은 해 1월 조성한 39억 달러 규모 아시아 태평양 인프라 펀드와 17억 달러의 아시아 부동산 펀드까지 합치면 206억 달러(24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아시아를 타깃으로 조성한 천문학적인 자금은 국내에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KKR은 2020년 8월 국내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 ESG·ESG청원 등을 관리하는 에코그린홀딩스를 87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국내 수처리 전문업체인 TSK코퍼레이션 지분 37.39%를 4408억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10월 합병법인 ‘에코비트’(ECORBIT)를 공식 출범했다.

KKR은 이밖에 현대중공업지주(267250)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 38%(152만주)를 6460억원에 인수하는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와 SK E&S가 추진 중인 2조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에 참여했다. 2020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국내에 투자한 자금만 4조3000억원을 넘는 셈이다.

KKR은 지난달 발표한 ‘A Different Kind of Recovery(다른 종류의 회복)’이라는 보고서에서 “인프라, 부동산 및 자산 기반 금융을 포함한 담보 기반 현금 흐름에 대한 수요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인프라, 부동산 및 자산 기반 금융이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된 만큼 비중확대 포지션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인프라·부동산 섹터에 보내는 KKR의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인프라 산업에 보내는 KKR의 러브콜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해가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KR 한국사무소는 박정호, 임형섭 공동 대표를 제외한 핵심 인력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19년 이후 합류했으며 인력도 과거에 비해 크게 충원됐다”며 “에코비트가 공식 출범한 상황에서 폐기물 등 ESG 기반 포트폴리오 추가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