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머스크‥테슬라 생산지옥서 부활했나

투자자 서한서 "역대 최대"…머스크 호언장담 현실로
2분기 차량 인도 9만5200대…1분기比 51.1% 급증
시장 추정치 크게 웃돌아…시간외거래서 주가 7% 급등
올 하반기 好실적 지속시…기존 車업체들과 어깨 나란히
  • 등록 2019-07-03 오후 5:55:45

    수정 2019-07-03 오후 5:55:45

테슬라의 ‘모델3’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번 분기 차량 인도분은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입니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호언장담했다. 그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테슬라가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분기 급감했던 차량 인도량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

테슬라에 대한 위기의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생산·인도에 차질이 빚어진 적이 있었던 만큼 머스크의 대량 생산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생산·인도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위협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예상 웃도는 2분기 車인도량…부활 신호탄?

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올해 2분기 차량 인도량이 9만52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9만1000대를 웃도는 실적으로 1분기(6만3000대)와 비교하면 51.1% 급증한 물량이다. 테슬라가 2분기 생산한 차량도 8만7048대로 1분기(7만7100대)보다 크게 늘었다.

효자는 역시나 보급형 세단인 모델3였다. 7만7550대가 고객들에게 전달됐다. 시장 전망치(7만4100대)보다 3000대 이상 많다. 모델S와 모델X 인도 물량도 1만7650대로 예상치인 1만6600대를 상회했다.

테슬라는 “모델3의 해외 인도가 시작된 점이 결정적이었다”면서 “해외 선적 또는 차량 인도시 운영 절차를 간소화한 것도 비용 절감과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도 중이지만 아직 고객에게는 전달되지 않은 차량도 7400대에 달한다”며 “이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그간 전기차 보조금 축소,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으로 실적 우려가 크게 부각됐다. 특히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6만3000대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시장 예상치 7만3500대에 한참 모자란 데다, 지난해 4분기(9만966대)와 비교하면 31%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저가가 3만5000달러에 달해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울러 중국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려 상하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도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악재로 꼽혔다.

‘생산지옥’ 빠졌던 테슬라

테슬라에 대한 위기의식의 본질은 ‘단 한 번도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이 없었던 회사가 과연 차량을 대량 생산해낼 수 있는가’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모델3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고객이 차량을 제 때 받지 못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후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테슬라가 모델3를 사실상 수제로 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주들은 머스크와 테슬라를 상대로 “생산 차질 사실을 숨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결국 “우리는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졌다”며 위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숙식하며 차량 생산을 독려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가 대량생산 최적화를 가볍게 여겨 위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대규모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의 특성과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머스크가 잘못된 경영을 했다는 것이다.

대량 생산에 대한 우려는 실적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지난해 말 대비 테슬라 주가는 3분의 1 가량이 증발했다. 머스크가 직접 나서 로보택시 도입, 신규 모델 ‘모델Y’ 출시 등을 챙기며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안정적 실적·기존 車업체들과 경쟁심화…새로운 도전

하지만 이날 2분기 차량 인도분이 공개되면서 대부분의 우려는 씻겨 나간 모습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발표한 (차량 인도) 실적은 가장 긍정적으로 전망한 추정치보다 높았다. 이는 회사가 명백히 회복했다는 것을 뜻한다. 충분한 자랑거리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등했다. 생산 차질 우려와 수요 위축 우려를 동시에 불식시킨 덕분이다. “항상 말이 앞선다”는 비판 속에서 약속을 지킨 머스크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규 시장에선 이날 1.15%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정적 성장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한 분기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도 계속해서 순조롭게 차량을 제작할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머스크가 아직 생산지옥에서 벗어났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기자동차 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도 테슬라에겐 좋은 소식이 아니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지난 5월 새로운 전기자동차 모델을 선보이고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또 수년 안에 더 많은 모델을 내놓겠다고 자신했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도전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라면서 “테슬라는 모든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앞으로도 과연 (현재 상황이) 지속 가능할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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