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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출마자마저 경쟁 후보자 수를 정확히 모를 정도로 바른미래당 전당대회가 후보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역 의원 30명, 여기서 당 활동을 않는 박선숙·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을 빼면 실제 활동 의원이 26명뿐인 당에서 10명이 넘는 후보의 ‘출마러시’가 이어진 것. 정치권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당 간판 인물의 부재’, ‘낮은 기탁금’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사들은 이번 전대를 이름을 알릴 기회로 삼고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 된다.
9일 오전 이준석 전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의 가세로 전대 출마를 공식선언을 한 후보는 하태경·신용현·김수민(청년최고위원 출마)·정운천 의원 등 12명에 달한다. 눈여겨볼 점은 ‘거물’ 손학규 상임고문를 비롯해 장성민 전 의원·이수봉 전 인천시당 위원장·장성철 전 제주도당 위원장·김영환 전 경기도지사 후보·허점도 전 김해시장 후보(최종 출마 포기)·권은희 전 의원(바른정당 출신)·이준석 전 노원병 지역위원장 등 원외 출마자가 8명으로 현역보다 더 많다는 점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현역 의원과 여성 출마자의 부재 전망 속에 전대 흥행을 걱정할 정도였다. 실제 이달 6일까지 만해도 하태경 의원이 유일한 현역 출마자였다. 하지만 7일 여성 현역인 신용현·김수민 의원과 정운천 의원이 잇달아 출마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여기에 다음날 손 고문까지 출마를 선언하며 당권경쟁은 불을 뿜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대 후보난립의 이유로 당의 간판 부재를 꼽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대주주인 안철수 전 대표는 독일로 떠나 ‘정치휴지기’ 중이다. 또 다른 대주주인 유승민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후 칩거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 안심(安心)·유심(劉心) 논란이 있긴 하지만 실체가 없기에 잠재 후보들의 운신 폭이 넓었졌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당의 간판이 빠진 이번 기회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차세대 주자들이 대거 선거에 뛰어들었다”며 “특히 손 고문의 경우 안·유 대표가 있었다면 출마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바른미래당은 선거패배 이후 당의 리더십이 없는 사실상 ‘무주공산’ 상태”라면서 “손 고문을 제외한 유력 주자가 없는 상태에 입장료까지 낮아지면서 후보 난립이 이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