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시절 방위비 지출과 철강 관세를 비롯한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던 EU로선 트럼프 2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EU는 미국과 상호 이익을 꾀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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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8일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안을 트럼프 당선인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EU와 미국이 공통의 이익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 가운데 하나가 LNG로,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더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EU가 상호 이익을 증진할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성장과 강력함은 세계와 교역하는 데에서 나오며 교역은 양방향으로 이뤄진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도 “대서양 협력은 미국과 유럽 양쪽의 이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 때부터 줄곧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분담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터라 그의 귀환에 나토는 긴장 태세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만 보더라도 방위비 분담 비율이 2%를 넘고 있다”며 이를 트럼프의 업적으로 치켜세웠으며, “우리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방위비 지출 확대를 위한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유럽의 자체 국방 역량을 키우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가 유럽인의 이익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가 우리의 우선순위여야 한다”고 말했다.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도 “트럼프나 해리스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운명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