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PO 시장, '대어' 리니지 상장 후 조용한 여름 나나

미 증시 새내기 기업 8.4조원 조달
소프트웨어 기업 원스트림 등 IPO 흥행 덕분
9월 노동절까지 대규모 IPO 가뭄
11월 대선 앞두고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기업들 대선 결과 주시하며 내년 초 IPO 노릴 듯"
  • 등록 2024-07-30 오후 3:50:49

    수정 2024-07-30 오후 3:50:4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냉동 물류 기업 리니지가 상장을 통해 약 44억달러(약 6조997억원) 조달에 성공한 가운데 모처럼 활기를 띤 기업공개(IPO) 시장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로이터)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7월22~26일) 미국에서는 61억달러(약 8조 45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가 이뤄졌다.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받는 리니지가 증시 데뷔를 통해 44억달러를 조달한 것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기업 원스트림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를 책정해 4억9000만달러를 확보하는 등 IPO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블룸버그는 “2021년 12월 한 주 동안 IPO를 통해 기업들이 81억달러를 조달한 이후 가장 바쁜 한주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25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리니지는 보통주 5700만 주를 주당 78달러에 발행했다. 지난해 9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52억달러(약 7조2088억원)를 조달한 이후 최대 규모다. 리니지는 상장 첫날 3.6% 상승하며 뉴욕증시에 입성,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리니지는 공모가가 당초 예상보다 20% 더 높게 책정됐음에도 주가가 공모가 대비 7% 이상 높게 유지되고 있다.

원스트림 역시 지난 24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4% 이상 오르며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매튜 케네디 르네상스 캐피탈의 수석 전략가는 “원스트림은 동종 업계에 비해 보수적으로 가격이 책정됐으나 증시 데뷔로 분명한 성과를 보였다”며 “투자자와 발행자(기업)를 다시 IPO 시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IPO에 나선 기업들의 성적표는 양호했지만 기업공개 시장을 확대하는 모멘텀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9월 미국 노동절(매년 9월 첫째주 월요일) 이후 대규모 IPO가 끊기다시피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IPO 시장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한풀 꺾이는 등 미 대선이 예측불허의 안갯속 승부가 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대선 전 변동성이 커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예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시 입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기업들도 높은 변동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장을 아예 서두르거나 대선 결과를 살피며 IPO 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제프리스 파이낸셜그룹의 기술·미디어·통신주 자본 시장 책임자인 베키 스타인탈은 “올 하반기 IPO 시장이 조용해질 것”이라며 “많은 회사들이 2025년 초를 주시하며 기업공개 시기를 6개월 뒤로 미루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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