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총기강도범…30년 후 檢수사관에 흉기 휘둘렀다[그해 오늘]

60대 지명수배범, 체포 나선 檢수사관들 중상 입히고 도주
"위법한 체포거나 스스로 찔렸을 수도" 황당 궤변 늘어놔
1989년 사제총기 은행강도 전과…출소 후에도 범죄 반복
  • 등록 2023-06-09 오전 12:01:00

    수정 2023-06-09 오전 12:01:0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8년 6월 9일 경찰이 충남 천안에서 당시 63세 남성 박모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같은 해 4월 자신을 검거하려던 검찰 수사관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후 도망갔던 수배자였다.

당시 지명수배 전단
박씨는 2013년 11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죄로 벌금 12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형이 확정되자 벌금을 내지 않고 도주했고, 2014년 5월부터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전지검 소속 검찰 수사관 A씨 등 2명은 잠복 끝에 2018년 4월 2일 오후 5시께 박씨가 대전의 한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뒤따라 들어갔다.

A씨 등은 공무원증을 보여주며 “검찰에서 벌금 수배자 검거 때문에 왔다”고 말한 후, 형집행장을 꺼내 보여준 후 범죄사실 요지와 미란다원칙을 고지한 후 바닥에 눕혀 수갑을 채우려 했다.

이때 박씨 옆에 있던 공범 김모씨가 수사관 중 한 명의 팔과 옷을 잡아당겨 체포를 방해했다. 수사관들이 “수배자 검거 중이니 놓으시라. 계속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다”라고 경고했으나 김씨는 체포를 계속 방해했다.

김씨의 계속된 방해에 수사관들의 제압이 느슨해진 틈을 타 박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수사관들에게 휘둘러 다치게 한 후 현장을 빠져나갔다. 박씨가 휘두른 흉기에 수사관 중 한 명은 손과 배에, 다른 한 명은 손 부위에 큰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검찰 수사관들은 복부 봉합술과 손 인대이음술 등을 수술을 받아야 했다.

박씨가 현장을 빠져나간 후 남은 공범 김씨는 부상을 입은 수사관들의 치료를 도왔다. 그는 이후 검찰 수사에 협조하며 박씨 검거를 도왔다.

박씨는 과거 다수 범죄로 교도소를 수차례 들락거렸던 인물이다. 특히 약 30여년 전인 1989년 8월 충남 공주에서 사제권총을 이용해 은행 현금수송차량에서 약 6억 9000만원을 탈취한 범행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는 당시 이 범행으로 징역 7년을 복역했다.

검찰은 박씨를 긴급체포한 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가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공범 김씨에 대해서도 특가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혐의와 함께 범인도피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박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수사관들이 체포할 당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만큼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었다. 무의식 중에 흉기를 잡았을 뿐, 휘두르지 않았고 수사관들이 스스로 흉기에 찔렸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5억원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검찰 수사관에게 극렬히 저항하면서 흉기를 휘둘러 검찰 수사관이 장애를 입고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도피생활을 하며 절도범죄를 추가로 저지르기도 했다”고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원은 박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1심은 “수사관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체포를 시도했고, 박씨 스스로도 검찰 초기 수사에서 고의로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인정한 만큼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이에 불복해 상소했으나 대법원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공범 김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해 수사관이 선처 탄원서를 제출함에 따라 형량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억원으로 감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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