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혈세 먹는 하마' 된 공공기관, 개혁 약속 물 건너가나

  • 등록 2022-09-28 오전 5:00:00

    수정 2022-09-28 오전 5:00:00

공공기관에 정부 지원으로 들어간 세금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그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공공기관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순지원액이 100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순지원액이 연간 100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며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69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44.6%(31조원)나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1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공공기관이 국민 혈세를 먹어 치우는 하마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정부 순지원액이 급증하는 것은 공공기관들이 방만 경영으로 부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350개 공공기관의 부채 총액은 지난 4년(2017~2021년)동안 493조 2000억원에서 583조원으로 89조 8000억원(18.2%)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와 인건비 총액은 각각 28.1%와 32.3%나 늘었다. 전체 수입 중 정부 순지원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11.5%에서 13.2%로 높아졌다. 몸집은 비대해지고 경영은 갈수록 부실해진 결과, 정부 의존도가 높아져 결국 국민의 세금부담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부실화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공공성에 편향된 공기업 정책 탓이 크다. 적자가 났는데도 정부 경영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아 두둑한 성과급을 챙기고 저리 자금 대출 등의 특혜를 남발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공기업은 사기업에 비해 공공성이 강조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익성과 효율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문 정부는 이 점에서 국민을 대신해 공기업을 관리, 감시해야 할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7월 비핵심 분야의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기능을 축소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호봉급 위주인 임금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그러나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개혁은 집권 초기를 넘기면 갈수록 저항이 거세져 성공하기 어렵다. 윤 정부가 개혁 속도를 높여 빠른 시일에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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