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청화백자 탐하는 비단잉어…성애리 '신의 축복'

2021년 작
청화백자·비단잉어·모란꽃·카펫 등 조합해
사실적 묘사로 꾸민 사실적이지 않은 세상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상상력
  • 등록 2022-02-11 오전 3:30:00

    수정 2022-02-11 오전 3:30:00

성애리 ‘신의 축복’(사진=장은선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흔한 조합이 아니다. 잘 빚은 청화백자 안을 들락날락하는 비단잉어라니. 그 바깥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모란꽃으로 감쌌다. 잉어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일은 없을 테니 유유자적 왔다갔다하는 저곳은 물속이 분명할 테고. 다만 어느집 어항 속인지, 신경 써서 디스플레이한 아쿠아리움의 한가운데인지는 알 수가 없다.

작가 성애리가 독특한 상상력으로 꾸민 저 조형공간에 붙인 타이틀도 예상을 깬다. ‘신의 축복’(2021)이란다. 작가는 매우 사실적인 묘사로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 세상을 연출한다. 청화백자나 비단잉어나 모란꽃이나 모두 실존하는 사물이고 생물인 건 틀림없으나 저들이 한 화면에 담기는 상상을 꺼낼 수 있는 이는 아마 작가가 유일할 거란 뜻이다.

굳이 비단잉어와 모란꽃인 데는 이유가 있단다. 전통적으로 다산을 상징하는 비단잉어고,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이라고. 그 상징의 가치를 드높인 배경도 눈여겨볼 지점. 도톰한 질감이 보이는 카펫이다.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경계에 기어이 정점을 찍었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초대전 ‘우아한 상상 그리고 여여하게’에서 볼 수 있다. 비단잉어가 모란꽃 사이로 유영하는 자태를 ‘위엄있게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양’이란 뜻의 북한어 ‘여여하다’에 담아냈다. 캔버스에 아크릴. 53×53㎝. 작가 소장. 장은선갤러리 제공.

성애리 ‘신의 축복’(2021), 캔버스에 아크릴, 72.7×60㎝(사진=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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