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봄소리 "높아진 한국 위상 체감, 부끄럽지 않은 연주 노력"

세계 음악계 누비는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독일 베를린 거주하며 'K클래식' 열풍 체감
19일 롯데콘서트홀서 로테르담 필하모닉 협연
바둑에도 재능…"바둑과 음악, 솔직함이 매력"
  • 등록 2023-06-09 오전 5:55:00

    수정 2023-06-09 오전 5:5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4)는 현재 세계 무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다. 한때 그의 별명은 ‘콩쿠르 사냥꾼’.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 음악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은 과거의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연이어 협연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롯데문화재단)
지금 김봄소리에게 ‘콩쿠르 사냥꾼’이란 별명은 어떤 의미일까. 김봄소리는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쑥스러운 별명”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세계 무대에 서는 날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별명이라 그때의 열정도 생각이 나고 초심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 중인 김봄소리는 ‘K클래식’ 열풍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한국 연주자에 대한 해외 음악계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어서다. 김봄소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을 만큼 세계가 한국적인 것에 열광하는 시대를 살고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부끄럽지 않은 연주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봄소리가 바이올린과 처음 만난 것은 5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공연을 통해서였다. 신비로운 악기에 완전히 매료됐다. 부모님을 졸라 바이올린을 선물 받았을 때는 더없이 기뻤다. 기쁨도 잠시, 바이올린이 “호락호락 쉽게 소리를 내주지 않는 악기”라는 걸 알고 좌절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김봄소리에게 바이올린은 자신의 모든 것과 같다.

“바이올린은 제 안에 꺼내기 힘든, 저 자신도 모르는 내면과 상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해준 존재예요. 솔직한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해주죠.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나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았을 거에요. 저에게 소통과 공감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사진=롯데문화재단)
김봄소리는 오는 19일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함께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스라엘 출신의 유명 지휘자 라하브 샤니가 이번 공연을 이끈다. 로테르담 필하모닉과의 협연도, 샤니와의 호흡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봄소리는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예술적 선구안이 뛰어난 악단”이라며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고 진중하고 무게감이 있는 지휘를 하는 라하브 샤니와 함께 하는 첫 무대이기도 해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는 7월엔 영국 BBC 프롬스 데뷔를 앞두고 있다. 클래식 연주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보길 바라는 꿈의 무대다. 김봄소리는 “런던 오케스트라와의 데뷔 무대이기도 해 더욱 설렌다”며 “런던 최대의 음악 축제인 만큼 다양한 청중을 만나 호흡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와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과 함께 녹음한 칼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을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할 예정이다.

김봄소리는 바둑에도 재능이 있다. 8살 때부터 기원에 다녔고, 아마추어 4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바둑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도쿄대와의 교류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연주자보다 기사(棋士)로 일본에서 먼저 데뷔한 셈이다. 그는 바이올린과 바둑 모두 ‘솔직함’이 매력이라고 했다.

“바둑 한 판을 보면 기사의 기풍과 성격,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고 하죠. 음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음악 안에서 절대로 숨기거나 위장할 수 없죠. 바둑과 음악 둘 다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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