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짜리 '박정희 숭모관'..."이걸 왜 세금으로?"

  • 등록 2023-02-02 오전 6:45:24

    수정 2023-02-02 오전 6:45:2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북 구미시가 1000억 원을 들여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숭모관을 건립하기로 한 데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걸 왜 국비로 지급하나”라며 비판했다.

진 교수는 지난 1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남기며 “구미시에서 알아서 할 일. 그들이 신봉하는 사적 미신에 왜 내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지”라며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구미시에는 12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 역사자료관, 새마을테마공원 등이 있다. 공원 한가운데 세워진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만드는 데도 17억 원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 구미시가 1000억 원을 들여 추모 시설인 숭모관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추모관이 좁아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는데, 이철우 경북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추모관이 너무 협소하다며 함께한 지도한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에게 좋은 방안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추모 후 나오시면서 추모관이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며 많은 관심을 표했다”고 했다.

현재 구미시의 부채 상황에서 숭모관 건립은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미시의 부채 상황은 2021년 기준 2065억 원으로 경북 23개 시·군 중 가장 나쁜 상황이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도 10.55%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구미경실련은 “숭모관 건립 대신 ‘폭탄’ 난방비 보조금부터 챙겨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구미참여연대는 “새마을테마공원의 경우 운영비와 유지관리 예산조차 마련하지 못해 운영권을 경상북도에 이관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소박한 초가집인 생가 바로 옆에 100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숭모관을 짓는 것이 박 대통령을 숭모하는 것인지 욕되게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구미시는 “숭모관 건립비 1000억 원은 조국 근대화의 주역인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새겨 제대로 된 추모공간을 마련하자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고, 건립 기금은 국·도비 확보와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국민의 자발적인 모금 운동으로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구미시의 이러한 해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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