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밝은 민주당 초선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용기`[국회기자 24시]

오영환 민주당 의원…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총선 앞두고 정치 개혁 `신호탄` 쏘아
`586 용퇴론` 목소리른 더 커지나
586 "불출마 강요해선 안 돼"
  • 등록 2023-04-15 오후 1:30:00

    수정 2023-04-15 오후 1:30:00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번주의 가장 큰 화제는 소방관 출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갑작스런 ‘총선 불출마’ 선언이었습니다. 정치적 미래가 아직 밝은 의원이 먼저 기득권을 놓겠다고 공언한 것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국회에 대한 신뢰감이 연일 떨어지는 가운데 야당 초선 의원이 ‘정치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인데요. 선거철만 되면 고개를 드는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생) 중진’ 의원 용퇴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이날 오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사진=뉴스1)
오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오 의원은 “정치 입문 제의를 받던 자리부터 ‘반드시 소방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결심했고 마음이 변한 적이 없다. 제 소망, 사명인 국민 곁의 소방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21대 국회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했지만 매년 이어지는 소방관들의 순직으로 보며 많은 노력,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발 늦어버린 현실의 한계 앞에 절망했다”며 “이제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낸다. 재난으로 인한 비극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제가 계속 역할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했습니다.

불출마의 이유로 ‘개인적 사유’를 앞세웠지만 오 의원이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더 큽니다. 더욱이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불신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말이죠.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내년 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 현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48%가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약 과반이 자신의 지역구 의원의 교체를 바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초선의 내려놓음은 ‘당내 3선 이상’의 중진에게도 정치 개혁의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큽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댐을 쌓을 때 첫 바위가 영향을 못 미치는 것 같아도 그 위에 쌓이고 쌓이면 누적돼 댐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정치권의 개혁도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586세대’의 퇴진에 목소리를 높여온 초선 의원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586’ 세대의 용퇴론은 또다시 나오게 될텐데 오 의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586세대에게는 조금이나마 부담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오 의원 역시 회견에서 “또 다시 정치 개혁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책임져야 할 이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인정하는 이 없이 말만 앞세운 개혁에 무슨 힘이 있느냐고 국민들이 묻고 있다. 전 그 물음에 내려놓음이란 답 드린다”고 기성 정치인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중진 의원들은 오 의원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다선 의원에게까지 요구하는 것은 안 된다며 확대 해석에 경계를 요구했는데요. 수도권의 5선 의원은 “언제까지나 본인의 선택”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한다고 정치개혁이 이뤄질 것이면 모두가 (불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3선 의원도 “각자마다 정치 개혁의 방향은 다르다. 강요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당내에선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응원을 보내면서도 발표 시기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총선이 아직 1년이나 남아 큰 파장으로 이어지기 까진 조금 이르다는 것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수도권 초선의원으로 활동한 표창원 전 민주당 의원과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약 6개월 전에 불출마를 선언했었죠. 이 사례를 언급한 또 다른 3선 의원은 “총선이 임박했을때 선언했다면 정치권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원내 지도부 정말 소수에게만 공유하고 거의 모든 의원들이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정치 개혁을 이루려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야 파급력도 클 텐데 지금은 약간 ‘뜬금포’ 느낌이라 (정치 개혁의) 의미를 부여하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정치권에서는 오 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진정한 정치 개혁의 시작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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