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선점하나"…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전

中CATL, 테슬라와 관계 공고…벤츠 등과 협력
美·유럽·中 전기차 거점서 생산능력 늘리는 韓
노스볼트 등 유럽 제조사도 잇단 투자 나서
  • 등록 2020-08-17 오후 2:57:14

    수정 2020-08-17 오후 9:34:4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배터리(이차전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올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제조3사는 중국·미국·유럽 등 주요 3대 시장을 중심으로 거점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수에 집중하던 중국 배터리 제조사도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배터리 생산능력 10년 새 4배 증가…“중국도 두 배 늘 전망”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세계에서 생산되는 연간 리튬이온 배터리(LIB) 용량이 2030년 1.3TWh로 지난해에 견줘 4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배터리 제조사 50여개가 발표하고 실제 건설·운영하는 배터리 생산설비 119곳의 용량을 추정한 결과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후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 가운데 하나로 현재 전기차, 모바일 기기 등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인다.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이동하며 에너지를 생산한다.

우드맥킨지는 특히 중국에 주목했다. 전체 생산능력 80%를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서도 중국의 생산능력이 2020년 345GWh에서 2030년 800G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CATL 홈페이지)
중국 내 선두주자로 꼽히는 CATL은 최근 197억위안(3조3700억여원)을 증자해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 자동차 시장의 핵심인 독일에도 생산기지와 연구개발센터를 짓는다. 생산능력이 지난해 53GWh에서 2022년 160GWh로 증가할 전망이다. 배터리 제조과정 중에서 ‘셀→모듈→팩’에서 모듈 단계를 생략한 CTP(Cell To Pack) 기술까지 더하며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CATL은 자국 전기차 시장이 침체되자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모델3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할 뿐 아니라 다음달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될 100만마일 배터리를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메르세데츠 벤츠와 혼다, 다임러 등과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점유율 확대하는 韓, 증설도 공격적

국내 배터리 제조3사도 경쟁 우위를 이어가고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터리 제조3사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총 34.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6%에 견줘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자료=SNE리서치
LG화학(051910)은 폴란드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초 30GWh에서 연말 60GWh로 확대하고 있으며 수율도 안정화하고 있다. 미국에선 GM과 손잡고 연간 생산량 30GWh를 웃도는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역시 2023년까지 30GWh 이상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고자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3조9000억원을 쏟아부었고 올해도 3조원 규모로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SDI(006400)도 내년 5세대(Gen5) 배터리를 내놓을 예정이며 헝가리·중국 공장에서 증설이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미국과 헝가리 공장을 건설하며 지난해 말 20GWh 수준에서 2023년 71GWh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고자 루브리컨츠 지분 일부 매각을 검토하는 등 재원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韓中日 따라잡는다” 유럽, 자체 생산 도전

유럽의 반격도 거세다. 스웨덴 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는 16억달러(1조9000억원가량)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연구개발(R&D)할 예정이며 최근엔 폭스바겐과 합작해 독일 잘츠기터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영국 배터리 제조사 브리티시볼트는 사우스웨일스 지역에 영국 첫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내년 착공해 2023년께 연간 30GWh 규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소형 배터리를 만들던 독일 배터리 제조사 바르타(Varta)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겠다면서 독일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도 했다.

우드맥킨지는 현재 유럽에서의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량 비중이 전체 7%지만 10년 후 2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배터리 제조사가 유럽에서 공장을 신설·증설하고 있는 동시에 노스볼트, ACC 등 유럽 배터리 제조사도 증설한 데 힘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배터리 제조사가 시장을 선점하곤 있지만 수년 후 중국, 유럽 제조사에 밀릴 수도 있다”며 “첨예한 경쟁이 시작되다보니 역전을 염두에 두고 기술 개발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에서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설이 한창이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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