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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아산나눔재단, 디캠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등 창업생태계의 대표 주자인 4개 기관은 중소벤처기업부, 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후원을 받아 ‘창업가들의 마음상담소’를 2일 출범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창업가들의 마음상담소’는 올 초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창업가를 위한 멘탈 헬스케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시작됐다. 선배 벤처기업과 투자자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자위축, 자금조달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는 창업가들을 위로하고 연대의 힘을 나눈다는 계획이다.
이날 출범식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전문가의 진단·상담, 선배 기업인들의 고민 상담과 마음 관리 비법 공유, 공감과 위로가 있는 캠프와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전문가 심리상담 지원 △웰니스 자가점검 테스트 △경영 고민을 나누는 토크룸 △마음캠프 프로그램 △멘탈 헬스케어 서비스 맵 구축 등 창업가를 위한 위로와 공감은 물론 전문가 조력 등을 실시한다. 올해 시작은 창업가의 정신건강부터 시작해 내후년까지 생태계 구성원까지 관리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창업자 우울·불안·자살위험 등 지수 성인 평균보다 높아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은 창업가들이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과도한 업무와 성과 압박에 의한 스트레스에 더해 사업 관련 법적·경제적인 부분까지 신경 쓸 수밖에 없어서다. 더군다나 지난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세계경제 침체로 국내경제와 시장 또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과거 회사를 운영하던 당시를 돌이켜보면서 “2008년 경제위기가 왔을 때 갑자기 직원을 절반 정도 구조조정했어야 했는데 일 대 일로 퇴사를 통보할 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예술의 전당 뒤에 차를 세워두고 인생 처음으로 짐승 소리가 날 정도로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나고 보니 그 과정을 관통했고 비슷한 문제를 통해 경험과 지혜를 가진 분을 가까이 알았다면 그렇게 무겁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음상담소에 많은 선배들이 동참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지난해 디캠프가 발간한 창업자 정신건강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 불안, 수면문제, 자살위험 등 주요 지표에서 창업자들의 지수가 성인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신건강 치료를 받으면 투자자들이 창업자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까 우려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창업가의 멘탈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로 인해 얻은 이익의 1%를 창업가의 정신건강을 위해 쓰이는 곳이 있을 정도로 멘탈 헬스케어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진행을 맡고 김영덕 디캠프 대표, 김영인 가지랩 대표, 유정은 마보 대표, 윤건수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 연사로 참여해 최근 심화하는 창업가의 정신건강 위험성을 살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태계 연대와 창업가들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창업 관련 지원이 재정·인프라·교육 등 창업 활성화에만 집중된 반면, 해외 투자자들은 심리상담과 코칭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