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물가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5월 12일~6월 2일 전국 57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응답업체는 제조업 224개(64.0%), 건설업 18개(5.1%) 서비스업 108개(30.9%)로 구성됐다.
한은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350개의 기업들 모두가 원재료 가격 상승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60%는 원재료가 1년만에 20% 미만 올랐다고 봤고, 20% 이상 올랐다고 답한 곳도 40%에 달했다.
‘올해 말까지’(60%)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내년 이후’(41%)까지 내다보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됐다. 전체 기업의 69%는 제품·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고, 아직 인상하지 않은 업체들(31%)도 향후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을 미룬 업체 중 절반 정도인 53%는 올해 안에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었다. 특히 건설업은 응답 업체의 47%가 가격 인상을 미룬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 대다수인 86%가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과 고용 조정으로 물가 상승에 대응하겠단 입장이다. 가격 인상이 61%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 내에서는 가격 인상 응답이 45%, 고용 조정이 32%를 기록했다.
물가가 오르니 기업들의 평균 임금도 지난해 대비 대체로 ‘2~5%’ 정도 인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임금인상률 ‘2% 미만’으로 답했던 업체들의 73%는 내년 중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인상률은 ‘2~5%’가 가장 많았으며 건설업에서는 ‘5% 이상’ 인상하겠다는 업체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기업들이 제품·서비스 가격과 임금을 동시에 올리면서 이 자체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자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