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지방선거까지…정의당, 존재감 사라졌다

전국 광역단체장 중 10곳은 후보도 못 내세워
지지율 급락, 처참한 대선 성적표…어려운 지선 예고
"'민주당 2중대' 이미지에 지지기반 확장 못해"
  • 등록 2022-06-01 오후 10:14:30

    수정 2022-06-01 오후 11:11:57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정의당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다는 점이다. 거대 양당의 세(勢) 대결 속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2중대’라는 이미지와 성비위 사건 등 스스로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의당 배진교 상임선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 이은주 원내대표, 배진교 상임선대위원장, 박인숙 계양구청장 후보.(사진= 연합뉴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이정미 인천시장 후보와 여영국 경남지사 후보,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 등 총 7명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다. 전체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구 중 과반의 지역구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한 셈이다. 지난 2018년 선거 당시 총 9명의 후보를 냈던 것과 비교해도 줄었다. 성적표 역시 처참하다. 이날 투표 종료 즉시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단 한 곳도 1~2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정당 지지도 변화를 보면 이러한 결과는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2020년까지 약 7% 수준(한국갤럽 조사 기준)의 지지율을 유지했던 정의당은 이젠 5%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졌다. 2017년 대선에서 6.17%라는 고무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던 심상정 후보는 5년 후 대선에서 2.37%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러한 정의당의 영향력 축소는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 동의했던 것과 조국·박원순·오거돈 사태 당시에 진보정당으로서 선명한 입장을 밝히지 못한 것 등이 결정적이었다. 이번에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에 또다시 힘을 실어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의당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자업자득이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또다시 동조를 했는데, 이는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의 경우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등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사안인데 이에 대해 동조하면서 당의 정체성마저도 흔들리는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당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확실한 지지기반(지역·세대)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는 전북·전남지사 후보를 냈지만, 이번 선거에선 광주시장을 제외한 호남 지역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또한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의 성비위 피해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청년층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의당은 과거 창원이나 인천·호남 등에서 군데군데 지역 기반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고, 핵심 지지기반 세대인 80년 후반~90년 초반 학번의 세대 역시 거대 양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치열하게 맞붙으면서 확보하지 못했다”며 “블루오션인 2030세대도 잊힐 만하면 벌어지는 성비위 사건 등 때문에 흡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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