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조규홍 후보자는 이같은 일성을 밝혔지만, 여러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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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금 부정 수급 논란 계속
이날 청문회는 복무 중에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다닌 부분과 공무원 퇴직 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재직 시 급여와 공무원 연금 동시 수령 및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무임승차 논란, 위장전입 의혹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부 차관으로 재직한 지난 4개월 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를 했느냐?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군 복무 중 저녁에는 대학원 다닌다는 게,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해수부 장관도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비슷한 논란을 겪은 바 있다”며 “계속 이게 문제가 된다면 결국은 정책적으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는 그런 문제”라고 지적하며 조 후보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찾아봤더니 EBRD가 국제협약 성격의 국제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후보자 측이) 이 부분을 계속 적법이라고 이야기하면 제가 볼 땐 좀 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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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복지재정 ‘싹뚝’ 우려도
이날 조 후보자의 약 40년의 경제 재정 관련 전문 이력이 주목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복지재정을 줄이려는 ‘칼잡이’로 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 가능성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케어를 ‘윤석열 케어’로 바꿔서라도 전체적으로 보장성 확대를 계속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청문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으로 여야 공방을 벌이다 30여분만에 파행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비속어 논란 문제를 꺼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가 국회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통령의 유감 표명 없이 청문회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이XX’라고 불렀다는 것인데, 민주당이 그런 욕설을 들어가며 청문회를 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라며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 없이 대통령이 요청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강훈식 의원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복지부 장관 공석에 따라 많은 국민이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며 “오늘 청문회를 통해 충분히 검증해 복지부 장관 임명에 힘을 합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여야 이견 속 청문보고서는 아직 채택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법은 국회가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안에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이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정해 송부를 다시 요청하도록 하고 있다. 재송부 요청일까지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청문보고서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