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장관 "쌀 의무매입 농민에도 도움안돼…'밀가루 대체' 가루쌀 산업 키워야"

정부, 野 안건조정위 단독 의결 '양곡관리법'에 우려
"쌀 의무매입, 쌀 초과생산 더 심화시킬 것"
"다양한 가공식품 가능한 가루쌀 생산 늘려야"
가루쌀 생산단지 늘리고, 식품기업 레시피 개발 지원
  • 등록 2022-10-13 오후 5:48:43

    수정 2022-10-13 오후 5:48:43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3일 전북 익산 가루쌀 재배 현장에서 콤바인을 타고 직접 수확하고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정부가 쌀 초과 생산량을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 초과 생산을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초과 생산이 구조화된 쌀 산업 개혁을 위해선 기존 쌀 농사를 지속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아닌, 다양한 상품으로 가공이 가능한 가루쌀 생산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3일 전북 익산의 가루쌀 수확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결국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쌀 초과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5% 이상 떨어지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쌀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더 크게 줄면서 쌀 초과 생산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이같은 의무 매입은 농업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 장관은 “쌀은 농업인 입장에서 가장 편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품목인데, 의무 매입으로 가격까지 보장하단 시그널을 주게 되면 과잉 생산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농업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과 생산량을 의무 매입하게 되면 재정 부담도 상당하다”며 “한정된 재정을 청년농, 스마트팜 육성 등에 쓰지 못하고 의무매입에 쓰는게 맞는지, 농업 발전이 정말 필요한 이 시기에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쌀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가 줄어드는 밥 외에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루쌀 재배 확대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루쌀로 수입 밀을 대체하면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된단 구상이다.

정 장관은 이날 익산 가루쌀 수확 현장에서 가루쌀의 재배 상태를 점검하고, 가루쌀 생산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에 대해 농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농식품부는 지난 10일 내년도 가루쌀 생산단지 39개, 3300ha 규모를 선정했고으며 2026년까지 생산단지를 200개로 확대한단 계획이다.

가루쌀 수확 현장에서 정 장관을 만난 농민들은 가루쌀 생산 확대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소비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강택 미미농산 대표는 “가루쌀 품종이 수발아 피해가 심하단 오해가 있지만 3년째 가루쌀 농사를 지어본 결과 가루쌀 품종만 특별히 그런 것 같진 않다”며 “생산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데 소비가 되어야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만큼 소비대책을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3일 전북 군산 ‘홍윤베이커리’에서 가루쌀로 만든 빵을 맛보고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정 장관은 익산에서 가루쌀 수확을 점검한 뒤 실제 가루쌀로 빵을 만드는 군산의 빵집도 찾았다. 6년째 가루쌀로 빵을 만들고 있다는 홍동수 홍윤베이커리 대표는 가루쌀을 활용할 수 있는 비결로 ‘프리미엄 전략’을 꼽았다.

홍 대표는 “계약재배를 맺어 가루쌀을 쓰고 있는데도 밀가루에 비해 2.5~3배 가량 원재료가 비싼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국산 쌀을 활용해 빵을 만들었다는 것이 특색이 되고 소비자들도 수입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비싼 단가를 받아들여 소비하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 차를 상쇄할 만큼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내달 30여종의 가루쌀 활용 레시피를 일반에 공개하고, 식품 기업들의 가루쌀 활용 레시피 개발도 지원한단 계획이다. 정 장관은 “가루쌀은 겉보기엔 쌀이지만 실제 특성은 글루텐이 없는 밀가루와 다름없다”며 “국내 소비뿐 아니라 수출 산업화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