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미리 알고 주식 사세요”…3월 주총서 윤곽 공개

금융위, ‘깜깜이 배당’ 개선방안 발표
배당금 규모 알고 주식투자 가능해져
3월 주총서 정관 개정, 내년부터 시행
배당주 옥석가리기, 장투 활성화 주목
  • 등록 2023-01-31 오후 6:47:46

    수정 2023-01-31 오후 7:23:32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앞으로는 배당금을 미리 알고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주범으로 지목된 ‘깜깜이’ 배당 제도가 개편되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기업별 계획이 공개되면 시장에서는 어떤 기업의 배당이 높을지 옥석 가리기가 예상된다. ‘짠물 배당’에서 탈피해 배당금이 늘고 장기투자 활성화, 신규 투자자금 유입까지 갈지 주목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선 배당금 결정, 후 주주 확정’ 도입


금융위원회는 31일 “배당액을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하겠다”며 법무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같은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3년도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확정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상장사들의 경우 매년 12월 말 배당받을 주주가 정해지고, 이듬해 3월이 돼서야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액 규모가 결정된다. 투자자들은 얼마를 배당 받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묻지마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깜깜이 배당’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앞으로는 이같은 제도가 ‘선(先) 배당금 결정, 후(後) 주주 확정’으로 개편된다. 매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이 확정된 뒤 4월 초 배당기준일에 배당 주주가 확정되는 방식이다. 상장사들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배당기준일을 변경하고, 내년 결산배당부터 이를 적용하게 된다. 배당금을 먼저 정하고 배당 주주를 확정하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방식으로 결산배당이 바뀌는 것이다.

(자료=금융위원회)
분기배당의 경우에도 ‘선 배당금 결정, 후 주주 확정’ 방식으로 바뀐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3·6·9월 말일의 주주를 배당받는 주주로 정한 내용을 삭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배당을 결정하는 이사회 결의일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 배당금지급 준비 기간이 부족할 수 있어, 지급 기간을 현행 20일에서 30일로 연장할 예정이다.

관련 규정은 올해 2월부터 잇따라 개정된다. 법무부는 이같은 개편 내용을 담아 상법 유권해석을 할 예정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2월 중에 개선방안을 마련한 상장사 표준정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배당절차 개선 관련 안내자료 배포 및 설명회도 2월 중에 이뤄진다. 한국거래소는 1분기 중에 공시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고, 금융위는 2분기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내년 1월까지 배당기준일 통합 안내 웹페이지가 구축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노진환 기자)
◇배당주 옥석가리기 전망


특히 기업들은 정관에 규정된 배당기준일 변경 등을 위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정관 등을 개정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자산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들이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배당절차 개선 여부가 0·X로 공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제 배당절차 개선은 내년부터 시행되지만, 올해 3월 주총을 보면 어떤 기업이 ‘선 배당금 결정, 후 주주 확정’ 방식을 도입할지 윤곽이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왔던 기업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더 받아 ‘배당주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0.1%로 영국(45.7%), 독일(40.8%), 미국(40.5%), 프랑스(39.3%), 일본(36.5%)보다 낮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장기투자보다 단타 매매에 집중해왔다.

금융당국은 단타 매매가 개선되고, 글로벌 투자자의 신규 자금 유입까지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배당투자 활성화가 기업의 배당 확대로 이어지고, 배당수익 목적의 장기투자가 확대되는 우리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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