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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 돌아왔더니…표값 올랐는데 직원은 없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 영화관을 찾은 직장인 김모(34)씨. 휴대폰으로 예매한 티켓을 출력하려 했지만 무인발권기는 고장이었다. 김씨는 “직원에 물어도 고쳐줄 이가 없는지 ‘그냥 들어가시면 된다’고만 하고, 표 확인도 안하더라”며 “팝콘 사려고 하니 매점 줄에서 30~40분을 기다려 해 짜증이 났다”고 했다.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가 해제된 영화관에 관객이 빠른 속도로 돌아오고 있지만 감축됐던 일손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관 직원들은 ‘업무 과다’를,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영화관에서의 실내 취식 제한이 해제됐다. (사진=연합뉴스)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10일 열흘 간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478만명이 넘었다. 지난 4월 한 달(312만명)은 물론, 지난해 같은 달(438만명)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거리두기 해제와 실내 취식 허용, 연휴와 함께 개봉한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2’가 누적관객 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등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하지만 관객이 넘쳐나도 응대할 직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유행 시절 대거 감축했던 인력 충원이 다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1220억원의 흑자를 냈던 2019년까지만 해도 CGV의 단시간 기간제 근로자는 2009명에 달했다. 그러나 작년 말 기준으로는 563명으로 2년 만에 4분의 1토막이 났다.CGV 한 직원은 지난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금 시킨 팝콘은 직원들의 수명을 갉아서 내 드린 것”이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현재 CGV에선 직원 3명이 3교대 근무 중”이라며 “미소지기(아르바이트생)는 물론, 정직원도 12시간씩 서서 일하고 밥은 물론이고 물도, 화장실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적었다.이 직원만이 아니다. CGV뿐만이 아니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직원들도 “단 1분도 앉지 못해서 내일이 오는 게 두렵다”, “CGV뿐만이 아니라 3사 모두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온 대학생 A씨는 “단순히 영화만 틀어주면 끝나는 업무가 아니고,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수시로 다른 관에 대한 청소, 비품 채우기와 관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모든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관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도 일하는 이들이 있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3명 근무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관객들은 불편과 불만을 동시에 토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영화 티켓의 가격이 2~3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올랐음에도 서비스 질이 되려 떨어졌다는 데 분통을 터뜨린다. 한 영화관에서 5년째 VVIP 등급을 유지 중인 직장인 박모(32)씨는 “일방적으로 관람료를 올려놓고 관객이 필요할 땐 제대로 된 도움을 안준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굳이 충성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대형 멀티플렉스들은 일단 단기채용 등을 늘려 빠른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CGV 관계자는 “지난 연휴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관객이 몰려 일시적인 애로가 컸다”며 “현장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가 채용과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때늦은 눈물…‘115억 횡령’ 강동구청 전 공무원, 징역 15년 구형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공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전직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에 대해 검찰이 징역 15년의 실형과 약 77억원에 대한 수익 추징을 구형했다. 공금 115억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47)씨가 지난 2월 3일 오전 서울 광진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이종채)는 10일 오전 11시 5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48)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김씨의 범행이 매우 치밀하게 이뤄졌고, 은폐를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행위까지 이뤄진 만큼 죄질이 불량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횡령한 115억원 중 약 38억원만 반환돼 여전히 반환이 이뤄지지 않은 금액이 약 77억원”이라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기까지 해 죄질이 불량한데 해당 범행은 지역자치단체의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만큼 이 사건은 매우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김씨에 대해 징역 15년형과 그가 횡령한 금액 중 되돌려놓지 않은 77억원에 대한 추징을 요청했다.앞서 지난 3월 열린 첫 공판에서 김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이를 당일 취소했다. 김씨는 지난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해 별다른 진술을 하지는 않았다.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강동구청에 소속돼 투자유치과, 일자리경제과 등에서 일해왔다. 개인 채무 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그는 지난 2019년부터 작년 2월에 걸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구청에 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위해 보냈던 금액 중 115억원을 가로챘다. 김씨는 자신이 관리중인 구청 업무용 ‘제로페이’ 계좌를 활용, 하루 최대 5억원을 총 236차례에 걸쳐 자신의 계좌로 옮겼다. 또한 이 과정에서 그는 이체 한도를 늘리고 자신이 출금하기 위해 강동구청 명의의 위조 공문을 은행에 보내기도 했다. 그의 횡령을 알아챈 강동구청은 지난 1월 23일 김씨를 고발했고, 경찰은 다음날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지난 2월 그를 구속기소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횡령한 115억원 중 38억원만을 돌려 놓고, 나머지 77억원은 주식 투자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종 의견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김씨는 눈물을 흘리며 속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씨는 “공직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잘못된 선택과 욕심으로 인해 후회스럽다”고 눈물을 흘렸다. 울먹이던 김씨는 “두 번 다시 이 사회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진심으로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김씨에 대한 최종 선고는 오는 6월 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 취임식 가는 윤석열 대통령… 주민·지지자들 모여 "환영합니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참석을 위해 서초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나섰다. 윤 대통령이 오전 10시께 자택을 떠나기 한참 전부터 인근엔 경비 인력과 경찰특공대, 폭발물 탐지견 등이 깔리며 삼엄한 경비 태세였다. 아크로비스타 주민은 물론, 길 건너편에도 윤 대통령을 보기 위한 이들이 몰려들어 오전부터 북적이는 모습이 연출됐다.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단지 내 주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모여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이날 오전 8시쯤 이데일리가 돌아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일대엔 검은 양복 차림의 경호원들이 곳곳을 지키고 있었다. 아파트 남문과 서문, 단지 내에는 이전의 당선 축하 현수막에 이어 주민 일동 명의의 대통령 취임 축하 현수막도 걸린 상태였다. 뒤이어 폭발물 탐지견을 끌고 온 경찰 특공대들도 속속 도착, 아크로비스타 일대는 물론 인근의 아파트 단지를 돌기 시작했다.인근 주민들은 바쁜 출근길에도 호기심 어린 반응을 보였다. 인근의 양재동 회사로 출근한다는 김모(58)씨는 “(대통령은)언제 나오시는 거에요, 길 막힐까 봐”라고 경호원들에게 묻기도 했다. 김씨는 “앞으로 한 달간 이곳에서 출근한다고 하는데 교통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길 건너편에는 현장을 중계하기 위해 나온 유튜버와 윤 당선인의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취재진과 거주자들 외에는 단지 출입이 막혔기 때문에 이들은 단지 앞과 건너편에 모여들었다. 서초구 주민인 배모(67)씨는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며 빨간색 옷과 가방을 메고 직접 만든 손피켓을 들고 나왔다. 배씨는 “대통령은 공인으로서 무엇보다 공정해야 한다”며 “바른 정치를 하길 바라고, 응원하는 마음에 나왔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고 기념하기 위해 나왔다는 인근 아파트 거주자라는 50대 여성 2명 역시 “경제만 잘 해주면 소원이 없겠다”, “통합된 나라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10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단지 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오전 10시가 다가오자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은 환영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님, 좋은 나라 만들어주세요’ 라고 적힌 리본을 달고 어머니를 따라 나온 7살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약 1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은 “아크로비스타가 잘 되려고 그런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아크로비스타 주민이라는 60대 여성 A씨는 “이곳에서 5년간 살았는데, 좋은 일인 만큼 함께 축하하러 나왔다”며 웃었다. 아크로비스타에서 7년 넘게 일해온 70대 남성 B씨 역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에도 몇 번 본 적이 있다”며 “좋은 분인 만큼 깨끗한 정치를 해주고, ‘갈라치기’ 없는 나라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호 인력들은 주민 한 명 한 명에 금속탐지기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오전 9시 52분쯤, 자택 앞에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자신을 맞이하기 위해 나와 있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미리 마련된 검은 차량에 올라타기 이전 그는 “수고하십니다”라며 허리를 숙여 주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주민들은 ‘대통령님 힘내세요’, ‘석열이형 함께해요’ 등이 쓰인 하트 모양 피켓을 들며 떠나는 차량에 손을 흔들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을 나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하게 된다. 서울 경찰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갑호 비상’ 시행에 들어갔으며, 안전을 위한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 '1조 다단계 사기' 아쉬세븐 엄 회장, 징역 20년형 선고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화장품 사업을 한다며 7000여명의 사람들을 속여 1조원 넘는 금액을 뜯어낸 다단계 사기 ‘아쉬세븐’ 사건의 회장이 법정에서 징역 2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본부장 등 임원진들에게도 모두 2~9년 사이의 징역형이 선고됐다.(사진=아쉬세븐 홈페이지 캡처)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이종채)는 9일 사기, 유사수신, 방문판매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아쉬세븐 회장 엄모(58)씨에게 징역 20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아쉬세븐의 부회장과 이사, 본부장들에게도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9년의 실형을 내렸다. 주식회사 아쉬세븐엔 벌금 10억원을 부과됐다. 재판부는 이날 “아쉬세븐은 다단계 조직을 활용해 돌려막기 방식으로 조직적이고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며 “이는 피해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가정 파탄을 이르게 할 수 있고, 사회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피해자들 역시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인해 사실 관계를 면밀하게 보지 않아 피해 확대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범행의 정점에 서 계획적으로 이를 주도한 엄 회장 등에게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공판에서 회장 엄씨에게 징역 30년형을, 그리고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임원진인 유모씨와 정모씨에게 각 징역 20년형 등을 구형한 바 있다. 나머지 본부장들에 대해서도 징역 3~15년을 구형했다.지난 3월 열린 첫 공판에서 일부 본부장들은 자신들 역시 엄 회장에게 속았으며, 마케팅 등의 수법을 공모하는 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날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본부장들은 아쉬세븐의 월례 세미나, 회장과의 티타임 등에 참여하며 사안을 논의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여기에 실제 수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재판부는 본부장들이 자신의 가족들 역시 투자에 참여해 상당 부분 손실을 봤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재판부는 “본부장들과 친족들도 직접 투자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단순히 다단계 기회에 편승,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만 보이고, 편취를 위한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화장품 회사인 아쉬세븐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6년간 7300여명이 넘는 피해자를 속여 1조원이 넘는 금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아쉬세븐의 회장과 지역 본부장 등 일당은 “화장품 사업에 투자하면 4개월간 5%의 이자를 지급하고, 다섯 번째 달에는 원금을 돌려준다”는 일명 ‘5개월 마케팅’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현혹하거나,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 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속였다.또한 이들은 신규 투자자가 줄어들자 2019년~2020년 12월까지는 아쉬세븐을 주식 시장에 상장시킨다며 “우선주를 매입하면 2배의 주식을 돌려주겠다”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다단계 사기를 이어왔던 아쉬세븐 일당은 지난해 4월 “회사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이유로 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서울 송파경찰서의 수사와 송치를 거쳐 서울동부지검이 엄씨 등 임원을 지난해 11월 기소했다.
- 야외 마스크 없는 첫 주말… 꽃 사고, 절 가고 "이제 기념일 같네요"
- [이데일리 권효중 김윤정 기자] “이제 꽃 사면서 기념일도 챙겨보네요.” “코로나 걱정 없이 가족 모두 건강만 하기를 기도했습니다.”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점에 맞이한 어버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 시민들은 보다 일상에 가까워진 모습으로 주말 외출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불경기를 겪은 꽃 시장은 어버이날을 맞아 간만에 활기를 되찾았으며, 불자들은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절을 찾아 자유롭게 관불의식을 하며 평화를 기원했다. 8일 오전 서울 양재동 꽃 지하상가의 모습. (사진=권효중 기자)8일 오전 이데일리가 돌아본 서울 남대문 꽃시장과 양재 지하 꽃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선물용 꽃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카네이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장미, 작약 등 봄꽃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상인들도 고객들을 응대하고, 꽃을 손질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남대문에서 꽃을 파는 꽃집 사장 이용기(59)씨는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로 가족 행사도 다 취소되고 너무 힘들었다”라면서 “올해 5월은 며칠 사이 준비된 꽃이 완판됐고, 상가 내 도매상도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갔다”며 웃었다. 다른 꽃집의 사장 정모씨는 “원래 남편과 둘이서 운영하는데 어버이날 특수를 대비해 아르바이트생 5명을 더 고용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재 꽃 지하소매상가를 방문한 시민들 역시 거리두기 해제 이후 기념일 분위기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진모(24)씨는 어머니께 드릴 분홍색 카네이션 외에도 장미, 리시안셔스 등을 구입했다. 그는 “생각보다 꽃값이 비싸지만 오늘은 어버이날인만큼 예쁜 꽃을 선물하고자 한다”라며 “그동안 코로나 시기가 길어지면서 꽃조차 사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코로나도 많이 안정되고 기념일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8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은 서울 조계사의 모습. (사진=김윤정 기자)이번 휴일에는 어버이날에 부처님오신날 행사까지 겹치면서 사찰에는 불자를 비롯해 나들이를 나온 이들로 가득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봉축 법요식이 열린 가운데 약 1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색색의 연등이 절 입구부터 눈에 들어왔고, 절을 찾은 이들의 소원이 매달려 있었다. 오전 10시를 맞아 법요식이 시작된 봉은사 대웅전 앞에도 준비된 의자가 꽉 찬 것은 물론, 서 있는 사람들로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지난 2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나 공연 등의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법요식이 진행되는 대웅전 양 옆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중계도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초와 향 공양을 하기 위해 봉은사를 찾았다는 변모(67)씨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하고 왔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절에 잘 오지 않았는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가족 건강 등을 빌었다”고 말했다. 조계사를 찾은 시민들은 걸려 있는 연등을 구경하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연신내에서 온 불자 백모(73)씨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열려 일부러 와봤다”라며 “인파가 많아서 미리 아들 이름으로 달아놓은 연등도 미처 보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6살 아들과 함께 절을 찾은 최모(47)씨 역시 “아들이 코로나19에 걸렸었는데, 오랜만에 예쁜 등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론 코로나 걱정없이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했다”고 웃었다.
- "고액 알바인줄"…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 잡히면 '이게' 관건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강동구 강동농협 자동화기기(ATM) 앞에 돈다발을 든 20대 남성 A씨가 섰다. 그는 피해자를 속여 뺏은 현금 1400여만원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에 송금하려던 중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기 등 혐의로 검거된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9일 동안 수거책으로 활동하면서 다수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이미지투데이)보이스피싱 조직이 ‘고액 아르바이트(알바)’ 등을 미끼로 청년들을 꾀어 현금 전달책으로 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속에서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청년들을 가담시키지만, 실제론 현금 전달책도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엮여 검거되고 처벌되는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한다.A씨와 같은 현금 전달책은 ‘고액 알바’ 등으로 모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만이 아니라 일반 아르바이트 소개 사이트 등에도 ‘고액 알바’, ‘비대면 채용’, ‘고수익 보장’ 등의 문구로 청년들을 현혹하고 있다.5일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검거된 보이스피싱 피의자는 총 2만2045명에 달했다. 이들 중 20대 이하는 9149명, 30대는 4711명 등 총 1만3860명으로 전체 보이스피싱 피의자 중 60% 이상을 차지했다.이처럼 보이스피싱 일당의 현금 전달책 노릇을 한 이들에 대한 처벌은 어떨까. 판례를 들여다보면 ‘자신의 행동이 범죄에 기여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주된 양형의 요소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달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으로 활동했던 20대들에게 한쪽에는 ‘무죄’, 다른 한쪽에는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각 재판부는 이들이 현금 전달책으로 활동하면서 고수익임을 인식하고, 통상적인 채용 절차와 업무 등이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광영 판사는 지난달 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친구 사이인 정모(21), 김모(21)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정씨와 김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 전달책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아직 나이가 어려 별다른 사회경험이 없고, 자신들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기에 기여하는 것이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같은 날 동부지법 형사12단독 신성철 판사는 같은 혐의를 받는 장모(22)씨에게 1년6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장씨는 인터넷 알바 공고를 보고 법률사무소에 취업한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채용은 사업장 방문이나 면접 등이 없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또한 현금을 주고받는 등의 업무 역시 법률사무소의 일반적인 업무가 아니었던 만큼 재판부는 장씨가 자신의 범죄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봤다. 경찰은 ‘고수익 알바’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길 당부한다. 무엇보다 통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계좌번호와 현금 등을 요구하는 것, 대출을 빌미로 신용 높여주겠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각종 돈을 요구하는 것 등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현금으로 대출금과 거래처 대금 등 다루게 한다면 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경찰청과 고용노동부 등에 즉시 신고하고,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