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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이 부실공사 직접 제보"…건설노조, 신고센터 운영한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내 손으로 짓는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직업적 양심’에 반하는 일입니다. 삶은 물론 일터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게 됐습니다.”건설 현장의 철근 누락 등 부실공사 방지, 안전한 노동 환경 구축을 위해 건설노조가 직접 ‘시민 제보’를 받는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이들은 제보를 바탕으로 해당 건설사는 물론,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제언을 통해 시정을 요구하고, 시민들과 함께 안전한 공사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7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부실공사 및 중대재해 예방 신고센터 ‘부실공사119’ 개소 기자회견을 마친 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민주노총 건설노조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부실공사 및 중대재해 예방 신고센터 개소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건설노조는 이날부터 ‘부실공사119’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시민들로부터 부실공사, 안전설비 미조치 등이 발생한 현장을 제보받는다. 현장 건설노동자들은 일터의 당사자로서 안전은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건설노동자 홍상락씨는 경기도 이천의 ‘신안실크밸리’ 신축 공사현장에서 일해왔다. 홍씨와 동료들은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공사과정에서 보강철근 일부가 누락된 것을 발견해 이를 이천시청과 국토교통부, 언론 등에 제보했다. 홍씨는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을 이야기해도 ‘노동조합이 악의적으로 회사를 음해하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며 “그럼에도 사실을 이야기하고, 일당을 포기하면서까지 계속 민원을 제기해온 것은 양심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짓는 건물에는 직업적 양심이 녹아 있고, ‘내가 지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냈다”며 “일하는 이들의 안전은 물론, 새 건물에 살게 될 이웃들을 위해서라도 부실시공을 막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제보받는 것이 시작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강한수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공사현장에 설치된 5~10m 높이의 펜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시민들은 알지 못한다”며 “안전한 건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 공사가 중요하고, 이러한 공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윤에 눈이 멀어 부실 시공, 공기 단축 등에 나서는 건설 자본을 감시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건설노조는 이번 부실공사 및 중대재해 예방 신고센터 개설을 통해 현장의 안전 체계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건설현장은 발주자와 원청, 하청 등 수직적 계열화에 도급업자 등이 끼어 복잡한 만큼 안전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구체적인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렵다. 이러한 체계를 개선하고 각종 법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건설노조의 주장이다. 전재희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숙련공을 양성하고, 공사 현장에서도 ‘품질 경쟁’, ‘속도전 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속도보다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구축하며 ‘중대재해 예방’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기자회견 이후 참가자들은 ‘부실시공’이라고 적혀 있는 풍선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부실공사119’는 카카오톡은 물론, 스마트폰 문자·영상과 이메일 등으로 제보가 가능하다.
- '택배견 경태'로 후원금 6억 가로챈 택배기사…檢, 항소심서 5년 구형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유기견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얻은 유명세를 이용해 6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의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형을 구형했다. (사진=‘경태아부지’ SNS 캡처)서울동부지법 1-3형사항소부(재판장 소병석)는 5일 오전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택배기사 김모(34)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3월 항소심 공판 당시부터 김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여자친구 A(39)씨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는 A씨가 자신 몰래 기부금을 모집하고, 도박에 탕진한 것이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범행에 사용된 대포 계좌들의 거래 내역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며,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여자친구와 함께 동거하고, 도피를 준비하던 기간에 일어났던 범행인 만큼 이러한 상황에서 여자친구의 범행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논리에 반한다”며 “선의로 강아지 ‘경태’를 돕고자 했던 피해자가 1만여명이 넘어 죄질이 매우 불량한 만큼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원심 검사의 구형량인 징역 5년 선고를 요청했다.반면 김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매일 택배 일을 하느라고 도박에 관여할 수 없었고, 후원금을 쓰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 역시 “피고인은 A씨의 범행을 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소액이지만 배상신청인과 합의, 공탁이 이뤄졌다는 점을 참작해달라”며 “검사 항소의 일부는 A씨의 단독범죄에 대한 것인 만큼 이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앞서 김씨와 그의 여자친구는 지난 1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양형 부당과 일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검찰 역시 항소하며 쌍방 항소가 이뤄졌다. 김씨와 A씨는 1심 과정에서 서로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다며 잘못을 떠넘겼지만, 1심 당시 재판부는 A씨가 실질적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관리하고, 후원금을 관리한 ‘주범’이라고 판단했다. 김씨와 A씨는 2020년 유기견 출신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경태아부지’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유기견 ‘태희’를 추가로 입양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고가 나서 택배 차량이 고장났다’, ‘일을 할 수 없는데 강아지들이 아프다’며 1만명이 넘는 팔로워들로부터 6억10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뜯은 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고 잠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후원금을 돌려주지 않고 인터넷 도박,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고 잠적한 이들은 경찰의 조사 요구에도 불응, 도피 생활을 하다가 6개월만에 검거됐다. 한편 ‘경태’는 이들의 대구 자택에서 발견됐으며, A씨의 가족에게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14일로 예정됐다.
- 집 거실·병원 수술실 '찰칵'…SNS에 떠도는 사생활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의 ‘무방비 CCTV 카메라’(Unsecured CCTV Cameras)라는 이름의 계정은 한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 설치된 보안용 카메라를 통해 찍힌 장면을 공유한다. 이처럼 가정용 보안 카메라 등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라면 해킹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비밀번호 설정 등 기초적인 보안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엑스’에 올라온 ‘무방비 CCTV 카메라’ 계정 캡처 (사진=엑스 캡처)4일 이데일리가 둘러본 ‘무방비 CCTV 카메라’ 계정, 2021년 만들어진 이 계정은 세계 곳곳에 설치된 보안용 카메라가 찍은 영상의 캡처를 올린다. 총 게시물만 9000여개에 달하며 서울, 부산 등 한국의 장면도 포함돼있다. 장소 역시 엘리베이터 안과 가게 내부, 공공 건물 복도와 주차장 등 다양하다. 한국 엑스 이용자들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진 이 계정은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수차례 신고를 받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다. ‘무방비 CCTV 카메라’ 계정이 올리고 있는 아파트 복도, 가게 외부 등으로 추정되는 캡처를 본 이들 역시 ‘소름돋는다’ 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 계정은 IP카메라를 해킹해 영상과 장면을 확보했다. IP카메라는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하는 촬영기기로,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와 항상 접속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 연결 없이 사용하는 CCTV와 달리 보안에 취약하다. IP캠이 연결된 IP 주소 등 기초 정보를 바탕으로 인터넷 망에 침입한다면 영상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위 트위터 계정처럼 빼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IP카메라는 반려동물용 펫캠 등으로 널리 인기를 끌었고, 4만~5만원대에 형성된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가정용으로도 보급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 거실에 주택 관리를 위해 설치되는 ‘월패드’에도 카메라가 설치된 경우가 늘어나면서 가정집 내부 역시 얼마든지 사생활 침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수술실에 설치된 IP 카메라 영상이 유출된 것은 물론, 지난해 12월에는 월패드 해킹으로 40여만 가구의 영상을 해킹해 이를 판매하려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한 바 있다. 그는 IP주소와 제품 출고 당시 설정된 초기 비밀번호, 공유기 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후 순식간에 많은 가구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영상을 빼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미 ‘펫캠’, ‘홈캠’ 등을 이용하고 있는 이들 사이에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직장인 차모(41)씨는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홈캠을 설치한 것인데, 해킹 우려가 있다고 해서 맘카페 등에서도 안 쓸 땐 렌즈에 스티커를 붙여놓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반려 거북이를 키우는 직장인 박모(28)씨 역시 “육지 거북은 뒤집어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반려 동물을 위해 설치한 것인데, 최대한 방 다른 쪽이 아닌 사육장만 비추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수시로 비밀번호를 바꾸는 등 기초적인 보안 수칙을 지켜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IP 카메라의 초기 비밀번호 설정은 물론,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최신 보안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며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며 “이외에도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렌즈를 가리는 등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은 단식, 민주당은 주말 '장외투쟁' 계속[사회in]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달 25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및 시민 사회의 반대 움직임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오염수 반대’를 외치는 장외 투쟁은 계속될 전망이고, 9·4 ‘공교육 멈춤의 날’을 앞둔 교사들의 움직임도 이어진다.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1박 2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고, 민주당 의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멈춰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며 ‘강경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정기 국회의 첫날인 1일 오후부터 민주당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후 2일에는 각종 시민단체 및 환경·사회단체들과 ‘제2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구탄 범국민대회’에 참여한다. 이는 오염수 방류 직후였던 지난달 26일 첫 범국민대회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2차 범국민대회는 이날 오후 4시, 시청역 4번 출구 인근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 이들은 오염수 투기 중단과 더불어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주장과 함께 윤석열 정부 규탄을 외칠 예정이다. 여기에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는 정부 규탄 촛불집회 역시 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촉발된 교사들의 단체 행동 역시 계속된다. 교사들은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추모하기 위해 오는 4일을 ‘9·4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하고, 방과 후인 오후 4시 30분부터 국회 앞에서 대규모 추모 집회를 예고했다. 교육부는 연가·병가 등 우회 파업,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지만, 교사들은 이러한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단체 행동을 앞둔 교사들의 ‘토요일 집회’ 역시 2일에도 이어진다. 어느덧 7주차에 접어든 교사들의 집회는 이번에는 국회 앞 의사당대로~여의공원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집회’에서도 교사들은 ‘공교육 정상화’, ‘교권 침해 중단’ 등 교육 환경의 변화를 위한 외침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 "나훈아 콘서트도 아니고"…`추석 기차표` 티켓팅에 고령층 한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직장인 노모(31)씨는 지난 30일 경북 포항에 사는 80대 할머니의 역귀성 기차표 예매를 도왔다. 노씨는 “코로나19 이후 역에 직접 가서 기차표를 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할머니도 아시는데, 온라인 예매는 어려워하시더라”며 “나훈아, 송가인 콘서트에 이어 기차표 예매가 ‘효도 티켓팅’이 됐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31일 코레일 홈페이지의 ‘추석 기차표 예매창’, 목포행 KTX가 ‘전석 매진’ 됐다. (사진=코레일 홈페이지 캡처)코로나19를 계기로 추석·설 등 명절 기차표 예매가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고령층 등이 이용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대면 창구’를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9일부터 사흘간 추석 승차권 예매를 진행했다. 29일은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 접수를 통한 예매를 먼저 진행했고, 30~31일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예매를 실시했다. 지난 30일에 이어 31일에도 오전 7시를 기해 열리는 예매 페이지를 놓고 ‘대국민 티켓팅’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예매에 참여한 이들은 “7시 1분에만 들어가도 내 앞의 대기인원이 1만명대에 달했다”, “수강신청을 전 국민과 대결하는 기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PC와 모바일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 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부터 명절 기차표는 전면 비대면 예매가 이뤄지게 됐으며, ‘엔데믹 선언’ 이후인 올해 추석에도 비대면 예매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노씨는 “2030들도 명절 표 잡기에 실패해서 본가에 돌아가는 일정을 바꾸거나, 돌아가는 계획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키오스크도 어려워하는 노인들에게는 힘든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령층은 기차표는 물론, 버스 등 각종 교통수단 예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 노인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화 기기를 통해 기차와 고속·시외버스 예매 경험이 있는 이들 중 35.7%는 ‘불편하다’, 24.7%는 ‘매우 불편하다’고 답해 불편을 느끼는 이들의 비율이 60%를 넘었다. 특히 연령이 높아지거나, 혼자 살수록 불편함을 느낀다는 비율이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 조사에 참여한 노인 중 74.1%는 ‘정보 제공 서비스가 온라인과 인터넷 중심이어서 이용하기 어렵다’고 답하는 등 최근 변화된 사회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노인들은 ‘믿을 것은 가족’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경북 영주시에 사는 A(78)씨는 “스마트폰이 있어도 손이 느리다고 생각하니 결국 손녀에게 부탁하게 됐다”고 말했고, 충북 청주시에 사는 연모(81)씨 역시 “손자·손녀들도 바쁠 텐데 괜히 (열차표 예매를) 부탁하는 대신 고속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일반 예매 하루 전에 노인과 장애인 등에 수량 제한 없이 예매를 먼저 실시해 불편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온라인 예매가 어려운 경우 전화를 통해 예매가 가능함을 홍보하고 있다”며 “2020년 이래 계속 비대면으로 진행해왔는데 향후 다시 대면 예약을 진행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본권의 차원에서의 디지털 접근권을 생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하루 전에 미리 예매 권한을 준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디지털 장벽’을 느끼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며 “최소한의 오프라인 창구를 마련해놓고,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 日여행 북적, 아사히 불티…'노 재팬' 이제 안 통한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제 굳이 ‘노 재팬(NO JAPAN, 일본제품불매운동)’ 하는 건 옛말인 것 같아요.”지난 25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지 5일 정도가 지났지만, 지난 2019년 화이트리스트 사태 당시 불었던 ‘노 재팬’ 바람은 아직 잠잠하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억눌려왔던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본 상품을 소비하는 이들도 “개인의 선택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노 재팬’ 사태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소비와 가치관 등이 우선시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30일 인천공항의 체크인 카운터 모습. 일본 후쿠오카행 항공기를 타기 위한 사람들이 서 있다. (사진=권호중 기자)◇ 日 관광객 3명 중 1명은 한국인…“여행 가고 싶어요” 30일 이데일리가 찾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평일 오전이었지만 공항 곳곳에서는 여행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도쿄와 후쿠오카는 물론, 구마모토와 다카마츠 등 일본을 향하는 비행기가 한 시간에만 4~5편에 달할 정도였고, 출국을 위해 수속을 밟는 여행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지난 25일부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며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지만 ‘노 재팬’보다는 ‘선택의 자유’를 선택한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부터 3박 4일간 후쿠오카 여행을 간다는 직장인 주모(32)씨는 “고민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오랜만의 여행이고 주변에서도 여행을 만류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다녀오기로 했다”며 “어차피 이미 방류가 시작됐다면 한국이든, 일본이든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로 향하는 50대 이모씨는 “(노재팬 보다는)이번 주말 동안 비가 오고, 태풍 소식도 있어서 걱정”이라며 “일부러 여름 휴가철과 추석 성수기 사이 사람이 없을 틈을 노렸는데도 렌트카 예약 등이 어려울 뻔 했다”고 전했다. 해외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 사이 일본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총 1303만2900명이다. 이중 한국인 관광객은 375만5300명, 3명 중 1명 꼴이었고 국적별로는 1위였다. 특히 지난달엔 처음으로 일본 한국인 관광객이 60만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5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부터 오염수 방류 논의가 시작됐음에도 꾸준히 관광이 이뤄진 셈이다. 실제로 일본은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다. 1~2시간 정도 짧은 비행시간에, 1000엔당 900원대 초반에 그치는 역대급 ‘엔저’로 인해 비용 부담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직장인 A(30)씨는 “오사카에 다녀왔는데,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한국어가 들릴 정도였다”며 “제주도 등 국내 여행지랑 비교하면 오히려 가격 부담이 덜하고, ‘해외에 가고 싶다’는 이유가 더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사진=권효중 기자)◇ 2019년 ‘노 재팬’ 이후 학습효과…“개인 가치관도 소중” 여전한 여행 수요 덕분에 항공편 역시 활발하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일본 항공편은 6845편에 달해 가장 많이 운행됐다. 이는 중국(5380편)과 미국(3196편)은 물론,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여름 휴가지로 인기가 높은 동남아 지역 항공편을 뛰어넘은 수치다. 도쿄 근교의 치바 현 시민인 테라다(43)씨는 “2011년 대지진 당시는 심각하다고 느꼈지만, 최근 일상 생활은 물론 오고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당시 일본 맥주, 유니클로 등 ‘불매 운동’의 적극적인 대상이 되었던 상품 및 업계도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 당시 일본 맥주는 4만7331톤이 수입되며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이 됐었지만, 지난달에는 국내 전체 맥주 수입량 중 27.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아사히 슈퍼 드라이’ 캔맥주,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드는 ‘하이볼’ 등의 인기 역시 여전히 높다. 이날 확인해 본 서울 송파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역시 가을옷을 준비하는 이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전문가들은 2019년 ‘노 재팬’ 운동 당시 타인의 소비를 통제하거나, 질타하려는 움직임에서 ‘학습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9년 당시 정치·외교 문제와 소비를 결부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의문을 바탕으로 개인의 소비, 중시하는 가치관에 따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학습했을 것”이라며 “오염수 방류를 두고도 개인이 중시하는 가치에 따라 선택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요일도 전국 비…제주·남부 지방은 천둥·번개 '주의'[오늘날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30일은 전날에 이어 전국이 흐리고 곳곳에서 비가 내리겠다. 특히 제주도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오겠다. 특히 30일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오는 31일에는 경남권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경상남도 합천에는 호우 경보가 내려졌다. 전라남도(구례, 광양), 경상남도(산청), 제주도(제주 산지)에는 호우 주의보가 발효돼 강한 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도, 서해5도, 강원 영서, 대전·세종·충남, 충북이 30∼80㎜이며, 강원 영동은 20~60㎜다.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 등 많은 곳에서는 100㎜ 이상이 내릴 수도 있다. 또한 광주 전남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은 50∼120㎜, 전북과 제주도는 30∼100㎜ 수준으로 예상됐다. 전남동부와 경남서부는 120㎜, 제주도 산지는 많게는 150㎜까지 내릴 수 있다. 특히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서 내리는 비는 밤까지 이어지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할 수 있다. 여기에 시간당 30~60㎜까지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또 울릉도 등을 포함, 대부분 해안 지역에서는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이 불겠다. 30일 아침 최저기온은 19~16도, 낮 최고기온은 23~30도를 보이겠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의 영향으로 전국이 ‘좋음’ 수준을 나타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