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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내기 직장인·베테랑 기사…비통한 죽음, ‘인재’ 왜 못막았나”[르포]
- [청주=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마지막에 할머니한테까지 전화를 할 정도로 착한 아이었어요. 갓 취업을 해서 이제 엄마랑 좀 편하게 사나 했는데…”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숨진 여성 안모(23)씨의 외삼촌 A씨는 17일 착잡한 표정이었다. A씨는 “취업하느라 고생할 대로 고생하면서 엄마와 할머니 등을 생각하는 착한 아이였다”며 “남자친구도 있고, 이제 돈도 벌고 재미있게 살아야 할 꽃다운 나이의 조카를 잃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씨의 빈소는 전날 충북 청주 하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하나병원 장례식장에는 안씨 외에도 이번 사고의 희생자 2명이 안치돼 있다. 이들은 이번 사고가 이례적인 홍수 경보에도 제대로 된 도로 통제와 대비가 미진해 일어난 ‘인재’(人災)였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구조대원 등이 견인된 침수 차량의 트렁크를 개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대로 설명해주는 이 없어” 답답한 유족들지난해 취업에 성공해 경기도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던 안씨는 친구들과 여수 여행을 가기 위해 KTX를 타러 오송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가 숨졌다. 안씨의 빈소에는 그가 졸업한 대학 작업치료과의 동문과 교수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있었고, 또래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안씨의 아버지는 “할 말은 많은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미 벌어진 일인데 더 말을 할 수가 없다”며 눈물지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미호강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유입되며 충북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약 2분여만에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인해 버스 1대를 포함, 차량 10여대 이상이 침수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 총 4구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이에 현재까지 숨진 이들은 총 13명이 됐다. A씨는 사고 이후 신원 확인은 물론, 각종 행정 절차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A씨는 “청주시와 충청북도는 희생자들의 빈소를 3군데(하나병원, 청주의료원, 충북대병원)로 분산시켜놓고, 각 빈소에 전담 공무원 1명씩을 보내놓은 게 전부”라며 “합동분향소 운영을 포함해 사고 이후에 본격적인 대책 논의 등이 필요한데 유족들의 연락처 등도 제대로 공유해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 등도 검안 등 행정 절차 처리를 위해 방문하는 대신, 슬픔에 젖어 있는 유족들에게 직접 방문하라고만 하는 등 지원 절차는커녕 사태 수습도 안 도와준다”며 “전례 없는 폭우라면 제대로 통제를 잘 하고 그에 걸맞는 안전 대비를 했어야지, 그렇지 않아서 일어난 사고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충북 청주의료원에 숨진 버스기사 이모(58)씨의 빈소가 마련돼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마지막까지 승객 챙긴 ‘베테랑’ 버스기사…“황망해” 이번 사고로 숨진 버스기사 이모(58)씨의 빈소도 이날 이른 아침 청주의료원에 마련됐다. 이씨의 시신은 이날 오전 1시 25분쯤 소방당국에 의해 수습됐다. 이씨의 가족은 물론, 버스 회사 동료들이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이씨의 빈소에는 각종 운수회사, 모범운전자협회 등에서 보낸 근조 화환과 깃발이 놓여 있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747번 버스의 기존 노선인 미호천교가 침수로 통행이 제한되자 궁평2지하차도로 우회했고, 순식간에 들이닥친 빗물에 승객들과 함께 갇혔다. 그는 마지막까지 창문을 깨고 승객들의 탈출을 도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안씨의 외삼촌 역시 안씨가 가족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기사가 창문을 깨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재확인했다.이씨의 버스 기사 동료들은 빈소를 찾아 연신 한숨을 쉬었다. 이씨와 10여년 같이 일했다는 동료 B씨는 “‘안전운전 베테랑’이었고, 제일 일찍 출근해 동료들을 챙기는 사람이었다”며 “뉴스에서 ‘창문을 깼다’는 내용을 듣고 그라면 당연히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노선 버스 특성상 고령의 승객들이 많아 승객들부터 돕다가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른 동료 C씨도 “사고 당일 출차 전에도 동료들과 우회 지시, 안전운전 등을 공유했던 기록이 휴대폰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훌륭했는데, 이렇게 되어서 황망하다. 회사 차원의 대책 등을 이야기하기 전에 장례부터 잘 치러주고 싶다”고 슬퍼했다.이씨와 35년지기 친구라는 D(58)씨는 이씨를 항상 솔선수범하며 어려운 이들을 도왔던 친구로 기억했다. 그는 숨진 이씨에 대해 “화물차 운전부터 시작해 택시, 버스까지 안 몰아본 것이 없는 베테랑”이라며 “무사고 10년 달성으로 각종 표창을 수상하고, 모범운전자협회 등의 추천을 받아 개인 택시 자격을 얻은 후에도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지도 봉사를 하는 등 항상 먼저 발을 벗고 나섰다”고 했다. 또 “아흔살 먹은 우리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인데, 아침에 소식을 듣고 주저앉으셨다”며 “자기 아들 일처럼 슬퍼하셨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1시 현재 지하차도 안에 남아 있는 차량은 6대다. 소방당국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를 포함, 최소 1명이 고립돼 있을 것으로 보고 배수 및 수색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 주말에도 수도권 최대 100㎜ 더 쏟아진다…다음 주도 장맛비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전국에 100~200㎜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고, 침수 피해 등이 속출한 가운데 장맛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진다. 여기에 정체전선의 영향은 다음 주까지 이어지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계속되겠다. 기상청은 철저한 피해 대비를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14일 기상청은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오는 15일 오전까지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과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산지에 비가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이들 지역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 시간당 30~80㎜에 달하는 강한 비가 예보됐다. 특히 이날 밤부터 오는 오전에는 충청권과 전북을 중심으로 시간당 50~100㎜에 달하는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동서로 길게 형성된 정체전선이 한반도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강수량의 지역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비 구름대의 남하가 정체되는 경우 한 곳에 강수가 집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3일 밤에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중부 지방과 전라권, 경북 북부 등은 누적 강수량이 80~200㎜을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는 노원구가 198㎜로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청평(가평) 190㎜ △구리 173.5㎜ 등 서울 인근 수도권에서도 기록적인 강수량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간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연희동에는 도로 축대가 무너지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 27개 하천 인근은 모두 통제됐고, 올림픽대로 여의상류 IC 등 도로 4곳도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토요일인 오는 15일부터는 정체전선이 점차 북상하며 주말 내내 전국에 영향을 끼치겠다. 주말 사이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경상권(경북 북부 내륙 제외), 울릉도와 독도는 30~100㎜가량의 비가 예보됐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등 많은 곳에서는 150㎜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다.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 북부 내륙은 100~250㎜로 더 많은 비가 예보됐고, 충남권이나 전북 등에서 많은 곳은 최대 300~400㎜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에 내려진 호우 특보가 충청권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지속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박 예보관은 “강하고 많은 비로 인해 역류 및 침수는 물론, 저수지 범람이나 붕괴, 산사태·낙석 등 각종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 다음 주까지 장맛비 계속…중부지방 최대 250㎜ 쏟아진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서울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는 주말과 다음 주에도 전국적으로 비가 이어지겠다. (사진=연합뉴스)13일 기상청은 정례 예보 브리핑을 통해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움직임을 반복하며 전국에 비를 뿌리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서울 전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지만, 당분간 비가 이어진다는 예상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부터 정체전선의 영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동서로 길게 형성된 정체전선이 한반도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좁은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까지 강원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 북부 내륙 지방에는 100~250㎜에 달하는 비가 내리겠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북, 경북 북부는 300㎜ 이상, 충남과 전북에는 400㎜이상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도 지역은 5~60㎜ 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오는 14일 오전까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4일 밤부터 15일 오전까지튼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에 강수가 집중되겠다. 해당 지역에는 시간당 30~80㎜의 강한 비에 돌풍, 천둥 및 번개가 동반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전날까지 전국 대부분에서는 200~300㎜ 가량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당분간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만큼 기상청은 주의를 당부했다. 박 예보관은 “비가 소강 상태인 지역은 산사태와 낙석, 토사 유출 등에 주의해야 하고, 이미 많은 비가 내려 댐 수문 개방, 하천 수위 상승이 이뤄진 만큼 하류 지역은 침수와 안전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맛비는 이번 주말을 넘어 다음 주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박 예보관은 “한반도 부근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층과 따뜻하고 습한 공기층이 충돌하면 추가적으로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할 수 있다”며 “정체전선의 진동과 더불어 다음 주에도 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라덕연 일당 두 번째 공판…檢 "전국 조직 갖춘 '범죄 단체' 수준 운영"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SG(소시에테 제네랄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 등 일당이 13일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도 시세조종 관여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검찰은 프레젠테이션(PPT)를 통해 ‘라덕연 조직’이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분산된 매매 조직을 갖추고,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며 범죄 단체와 마찬가지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러한 조직의 정점에서 라 대표가 종목 선택과 매매 방식 등을 선택해 주도했다고 봤지만, 라 대표 측은 공소장에 기재된 범행 일시와 범죄수익 계산 방식, 관여 계좌 등이 부정확하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라덕연 G투자자문 대표 (사진=연합뉴스)◇ ‘라덕연 일당’ 사건 총 3개 병합 결정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정도성)는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라 대표를 포함, 총 6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어 심리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라 대표와 투자자 모집을 맡았던 변모(40) H투자자문업체 대표, 프로골퍼 안모(32)씨를 포함, ‘금고지기’ 장모(36)씨 등 투자금 관리 등을 도운 이들까지 총 6명의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이날은 의사 대상 영업을 도왔던 병원장 주모(50)씨 등 추가로 3명의 사건이 병합 결정됐다. 이들은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투자일임업을 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주식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폭락 관련 혐의는 부인했다. 일부 피고인들은 라 대표가 신고를 마친 줄 알고 있었다며 무등록 투자일임업 가담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라 대표 측 변호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따랐을 뿐”이라며 “폭락 과정에서 이득을 얻은 세력은 따로 있고, 이 세력을 밝히는 것이 쟁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3개의 사건을 병합하며 증거목록 정리와 통일 등을 요청했다. 이후 여름 휴정기를 거쳐 오는 8월 10일부터 피의자 중 일부에 대한 증인심문, 반대심문 등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 檢 “전국 분산된 조직망…‘범죄 단체 수준’”검찰은 이날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라덕연 조직’이 2019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며, 영업팀과 고객관리팀, 정산팀 및 매매팀 등 조직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매팀은 서울 내 여의도팀, 선릉팀, 성수팀 등은 물론, 대구와 광주, 울산 등 전국적으로 조직을 갖춰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덕연 조직’은 다단계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증권 계좌와 휴대폰을 전부 일임받아 투자를 한 후 5대5로 수익을 정산했다. 이 과정에서 범죄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총 13개 명의의 법인이 동원됐다. 검찰 관계자는 “전국에 분산된 매매팀이 라 대표의 지시를 기반으로 움직였으며,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러한 ‘분산 작전’이 실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팀원들 간은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이 이뤄지고, 연락 내용은 즉시 삭제되면서 증거 인멸을 위해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이 8개 종목의 시세를 조종해 약 7305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챙겼고, 검찰은 이들이 소유하고 있던 법인 명의 외제차, 충남 태안 리조트 건물 등 총 221억원에 대해 추징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도 라 대표 측 변호인은 ‘시세 조종’ 등 혐의를 부인했다. 라 대표 측 변호인은 “500여개에 달하는 방대한 증거 목록 중 검찰이 기재한 거래 일자, 가담 계좌의 수 등 일부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며 “정확한 분석 및 계산 기준이 선결돼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수사 기록의 허점이 보완돼야 방어권 보장을 위한 심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고물가에 여름휴가 두려워”…코로나 때보다 ‘휴포족’ 증가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직장인 신모(30)씨는 올해 여름 휴가로 일본을 가려다가 결심을 늦췄다. 신씨는 “‘엔저’라서 쌀 줄 알았는데 3박 4일을 잡아도 도쿄 왕복 항공권만 60만원이 넘고, 숙박비 등을 생각하면 150만원이 금방 날아가더라”며 “폭염 등 날씨를 생각하면 재밌게 놀지도 못할 것 같아서 차라리 여름에 가는 건 포기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프로)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신씨처럼 휴가를 포기한 이른바 휴포족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규제가 완전히 해제돼 하늘길도 자유롭게 열렸지만 막상 휴가철이 다가오자 고물가로 망설이게 됐다고들 했다. 여기에 폭염과 잦은 비 등 날씨 등도 발목을 잡고 있다. 여름 휴가철, 최대의 고민은 역시 ‘물가’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음식 및 숙박’ 항목의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7.38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한 수로, 전체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호텔 숙박료가 전년 동기 대비 11.1% 올랐고, 콘도 숙박료는 13.4% 올라 두 자릿수대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고물가로 인해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 결심도 쉽지 않다. 직장인 박모(29)씨는 “유명한 국내 풀빌라는 1박에만 70~80만원 정도 하더라”며 “이 정도라면 해외를 가야겠다 싶다가도 또 막상 비행기 티켓팅 가격 등을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고 했다. 다른 직장인 이모(35)씨도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갈까 했는데 항공에 숙박, 렌터카 등 견적을 내보면 해외 패키지가 가격적인 면에서나 경험의 측면에서나 더 낫게 느껴진다”고 한숨을 쉬었다.실제로 코로나19 시기와 비교해도 올해 여름 ‘휴포족’은 두드러진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65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름 휴가를 떠날 예정’이라고 답한 이는 27.4%로 10명 중 3명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잡코리아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1년 7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여름 휴가를 가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42.2%로 집계된 것보다도 적다. 올해 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44.6%) 이들은 ‘휴가를 내고 이직 준비를 할 것’이라고 답해, 쉬는 것보다는 당장의 생계와 미래 불안에 대비하려는 분위기를 보였다. 직장인 이인혜(32)씨는 “공인중개사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일단은 별다른 휴가 계획이 없다”라며 “날씨도 오락가락하고, 올해는 비가 잦다고 해서 날짜를 확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학원생 A(27)씨 역시 “내년 봄 학기에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고, 뒤이어서 취업을 해야 하니 여름 휴가는 언감생심”이라고 토로했다.이처럼 여러 이유로 휴가를 포기한 이들은 ‘집콕’(집에 머묾)이나 짧은 ‘호캉스’(호텔+바캉스) 등으로 만족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집에서 공익근무를 하는 B(25)씨는 “어린이집 방학에 맞춰서 짧은 휴가를 받았지만,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5)씨도 “돈이 많이 드니까 휴가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적당히 조용한 호텔에서 하루라도 에어컨을 마음대로 틀어놓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 “서울 화재감식, 우리 손으로…방진복 입고 잿더미서 답 찾아”[경찰人]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화재 현장을 가면 ‘까만 것은 탄 것, 하얀 것은 안 탄 것’이라고들 합니다. 잿더미만 남은 막막한 현장을 직접 헤집으면서 답을 찾아낼 때의 보람은 그 무엇보다도 크죠.”김영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화재감식팀 반장(54·경위)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화재감식 전문수사관인 김 반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발생하는 서울 내 화재 신고에 맞춰 팀원 15명과 함께 현장에 나간다. 김 반장은 “샅샅이 현장을 발굴하는 체력은 물론, 소방과 전기·가스 전문가들과도 협업하는 능력을 갖춘 최고의 팀”이라고 팀원들을 소개했다. 김영을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화재감식팀 반장이 지난달 2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김 반장은 특수기동대부터 파출소, 수사·형사 업무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친 끝에 과학수사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그가 과학수사에 발을 들인 건 2004년으로, 내년이면 20년째다. 김 반장은 “강력 형사 등 업무를 하면서 현장 감식과 과학수사만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2016년 화재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아 과학수사 중에서도 화재감식팀에서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재감식은 곧 ‘현장감식’이다. 현장에 나가서 직접 증거를 찾고, 원인을 파악한다. 보통 과학수사팀에서 화재감식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경찰청은 따로 특화된 화재전담팀을 두고 있다.화재감식팀은 서울 시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 현장이라면 어디든 출동해 현장 감식을 벌인다. 김 반장은 “보통 화재 현장에선 소방이 화재 감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찰은 물론이고 전기안전공사나 가스안전공사에 소속된 사고조사 전담자들도 나온다”며 “타 기관과 협업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찰 화재감식팀 내에는 폭발물 관련 전문가도 있어 사제폭발물 등 사건에도 출동한다”고 했다. 화재의 원인이 고의로 인한 방화인지, 실수로 일어난 실화인지 등을 밝히려면 화재의 근원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현장 증거를 남기기 위한 사진을 촬영하고, 현장 전문가 회의를 거쳐 범위를 좁혀나간다. 김 반장은 “각자 정보를 공유하고 회의를 거쳐 화재 시작 지점을 찾아내고, 당시 목격자의 진술 등도 참고한다”며 “이렇게 범위를 특정한 후에는 ‘발굴’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화재감식팀은 크린가드(방진복)을 입고, 긴 장화 차림으로 호미 등을 사용해 잿더미를 손수 파낸다. 김 반장은 “여름이면 땀이 쏟아져 장화에 땀이 고이며 10~20분만 일해도 현기증이 나고, 겨울이면 화재 진압을 위해 뿌려놓은 물이 얼어서 도끼까지 동원해야 하는 ‘중노동’”이라고 했다. 여기에 각종 파편과 잔해 등으로 인한 외상, 눈에 보이지 않는 화재 현장의 유해한 기체와 분진 등도 위협이 된다고 했다. 김 반장은 “1년에 몇 번씩 파상풍 주사를 맞고 헬멧을 착용하는 등 안전에 유의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생 끝에 ‘답’을 찾을 때의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했다. 김 반장은 “고생하면서 현장을 파내다가, 원인을 찾으면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원인을 찾아낸 순간엔 힘든 몸도 가벼워지고, 잃었던 입맛도 돌아오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이후 화재 원인에 대한 감식 결과를 문서로 작성하고, 방화 등 범죄 혐의가 있다면 형사과 등에 전달한다.김 반장은 어려운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팀원들의 노고를 거듭 앞세웠다. 그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없다면 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따로 화재감식 관련 국가 자격증은 물론, 미국 자격시험까지 공부하며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는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 12일까지 수도권 최대 120㎜ '물폭탄'…주말까지 장맛비 계속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오는 12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등을 중심으로 50~120㎜에 달하는 비가 이어지겠다. 돌풍과 천둥·번개 동반은 물론, 시간당 강수량은 30~70㎜에 달하는 강한 비가 12일 오전까지 집중적으로 내릴 수 있는 만큼 기상청은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11일 기상청은 수시 날씨 브리핑을 통해 지난 주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의 장맛비가 기압골의 영향으로 인해 당분간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이어지고 있고, 서해상에도 중규모 대류운이 발달한 상태인 만큼 오는 12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2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 북부 내륙의 최대 예상 강수량은 50~120㎜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날 11시 기준으로 경기도 이천과 여주, 강원도 원주에는 호우 경보가 내려진 상태며, 경기도 대부분 지역과 서울 서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 인천과 강원도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충청권 남부와 전북의 경우 많은 곳은 200㎜ 이상이 내리겠고, 충청 북부와 전남권, 경북 북부 내륙은 150㎜ 이상이 내릴 수 있다. 박 예보관은 “충청 지역은 저기압의 남쪽에 해당해, 특히 강한 비구름이 형성될 수 있다”며 해당 지역에 특히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주말까지 영향을 미치며 비가 이어지겠다고 예상했다. 박 예보관은 “중국 산둥반도 부분에서 다시 한 번 정체전선이 활성화되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시 분석을 통해 변동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에 강수가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소나기의 특성상 빠른 시간에 물이 불어나며 안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기상청은 계곡이나 하천 하류 야영을 자제하고, 배수구 등에는 역류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교통 안전과 농작물 관리 등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많은 비가 이어지며 지반이 약해져있는 상태인 만큼 산사태와 낙석, 제방 유실 등에 대한 대비도 당부했다. 한편 기온은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을 보이겠다. 오는 12일까지는 비가 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특보가 해소될 수 있고,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은 24~25도 사이를 보이겠다. 다만 제주도의 경우는 낮 동안 무더위는 물론, 최저 기온 역시 26~27도에 달해 열대야를 나타낼 수 있다.
- 전국 장마 계속…최대 100㎜ 폭우, 낮 최고 32도 폭염 '변덕'[오늘날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11일은 전국이 흐린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소나기가 내리겠다. 비가 강한 곳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할 수도 있고, 비가 잠시 그친 곳이라면 무더위를 보이겠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곳곳에서 비가 내리겠다.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 △전라권 △경북 북부 내륙이 30~80㎜다. 집중 호우 가능성이 높은 중부 내륙 지방에는 최대 100㎜ 이상이 내리겠다. 또 강원 영동과 북부 내륙을 제외한 경북권, 경남권, 제주도 등은 5~40㎜ 가량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 주말부터 한반도에 저기압이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강수량은 물론, 비가 내리는 지역의 변동성이 크다. 이번 소나기에는 돌풍이나 천둥, 번개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일부 소강 상태를 보이는 곳은 낮 최고 32도에 달하는 무더위를 보이며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이겠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지방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태이며 일부 강원 동해안과 남부 지방에는 밤 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비가 오는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수 있지만, 비가 그친 후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최고 체감 온도가 31도 이상까지 오르겠다”며 폭염을 예상했다.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22~26도, 낮 최고 기온은 26~32도 사이를 보이겠다. 한낮의 기온이 높은 만큼 온열질환 등 발생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와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건강관리 등에 유의가 필요하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강수와 원활한 대기 확산의 영향으로 미세먼지는 전국이 ‘좋음’~‘보통’ 사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