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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탄신일 또 파업…배달노조 "대화 없으면 무기한 단식"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배달 노동자도 사람이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기에 단식을 통해 생존권을 건 투쟁에 나서는 것입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가 어린이날에 이어 석가탄신일인 오는 27일 2차 파업을 예고했다. 홍창의 서비스연맹 위원장, 김정훈 배민 분과장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배달플랫폼노조가 16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 2차 파업 예고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배달플랫폼노조는 16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2차 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지난 1일 배달노동자 대회, 어린이날 3000여명 규모가 참여했던 파업과 교섭 재개 요구에도 불구, 사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노조는 9년째 3000원으로 동결 중인 기본 배달료를 4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을 포함, 지방의 기본 배달료 차별 중단과 인센티브 지급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이어왔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온 협상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쟁의행위 찬성에 대해 투표한 결과 88%가 넘는 찬성률을 기록해 본격적인 파업 등 투쟁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본사 앞 농성장을 만들고 16일째 야외 농성도 이어오고 있다. 홍창의 위원장은 이날 단식에 돌입하는 이유를 ‘절박함’이라고 호소했다. 홍 위원장은 “평소 복용하던 고혈압약도 끊고 단식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배달 라이더들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이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하루 최대 13~14시간을 일하고, 1년간 최대 240일을 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고용된 노동자보다 더 많이 일하지만, 상생 협력이라곤 없다”고 비판했다. 함께 단식에 돌입하는 김정훈 배민 분과장 역시 배민 라이더들의 업무 환경을 지적했다. 김 분과장은 “2018년부터 배달 노동을 시작했고, 2020년에는 사측의 권유로 언론사와 인터뷰에 나설 만큼 애정이 있었던 일자리”라면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불황임을 감안해도 배민 라이더들의 수입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업체에 비해 많은 이윤을 남기는 배민은 여전히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오는 18일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구하고, 매주 수요일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사측이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는 27일 석가탄신일에 2차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이에 배달의민족 측은 “배달 요금 체계를 변경하며 전체 배달료 체계 맥락 아래에서 실질적인 인상 효과가 있었다”고 노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정이 중지된 이후에도 회사는 다양한 채널로 대화를 지속해왔다”며 “교섭 재개 가능성도 닫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지금 살기도 벅찬데…'노인이 된 나' 상상이 안돼요"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김영은 수습기자] “사실 지금 사는 것도 급해서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늙는다면 사고가 유연하고 열려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사진=게티이미지프로)프리랜서 이다정(30)씨는 어떤 노인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씨를 포함해 이데일리가 만난 2030세대들은 모두 취업과 공부, 일 등 현재 문제 탓에 ‘나이듦’에 대해 생각하거나, 노인과 함께하는 경험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유롭고, 다른 세대를 존중하는 노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5일 한길리서치가 이데일리의 의뢰로 지난달 1~5일 실시한 ‘세대 의식 국민 조사’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것’에 대해 20대 절반 이상은 ‘자기 개발(56.1%)을 꼽았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해 일하거나 가정을 꾸리기 시작한 30대는 경제적 문제(주식 등 재테크 33.5%, 내 집 마련 28.9%)를 고민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노후는 먼 훗날의 일로, 현실적인 고민에 매진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2030세대는 주어진 현실을 살아가기에도 벅찬 모습이었다. 대학원생 허진영(27)씨는 “현실이 급급해 취업이나 커리어 개발에 정신이 없는데 이렇게 살면서 미래까지 떠올릴 순 없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백모(32)씨도 “노후를 생각하면 노화와 빈곤 등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될까 봐 두렵다”며 “지금도 월급의 3분의 1이 대출 이자로 나가는데, 홀로 노인이 되기엔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노인을 마주하는 경험이 적은 것은 나이듦과 노인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다. 대학생 김희진(25)씨는 “요양원 봉사활동과 지하철 등에서 노인을 마주하는 것이 전부라 생각하거나 평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주형(29)씨도 “평소 노인과 직접 대화하는 경우가 없다”며 “그러다 보니 일부 나쁜 경험이 부각되고, 자연스럽게 인식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고착되는 것 같다”고 했다.특히 노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나이와 권위를 바탕으로, 앞세우는 모습을 보일 때 두드러지는 걸로 보인다. 이종수(29)씨는 “무조건 자신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 고함을 지르거나, 오히려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일 때는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27)씨는 “타인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자기 삶만 정답인 사람 등 옛날에만 머무르고 있는 태도는 멋이 없다”고 했다.나이듦이 낯선 2030세대도 ‘멋지게 늙고 싶다’는 소망은 유효했다. 보험사 지점장으로 일하는 이종수씨는 “직업 특성상 노년층을 접할 일이 많은데, 65세 할머니께서 손자뻘인 나에게 ‘지점장님’이라며 존중해주셨을 때 이런 태도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김정후(27)씨는 노인 복지관에서 봉사를 했던 경험을 들며 “할머니들이 ‘모른다’고 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볼 때가 멋있었다”고 ‘멋진 노인’을 규정했다.2030세대의 ‘롤 모델’ 노인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이주형씨는 매일 운동을 해 건강을 챙기고,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도 돌보고 있는 올해 88세인 외할아버지를 꼽았다. 이다정씨 역시 올해 86세가 된 외할머니를 롤모델로 설명하면서 “동거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맞장구를 치는 모습이 ‘멋있게 늙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 경찰 "'우울증 갤러리' 수사 만전…예방 위해 사회 각계 협력 필요"
- [이데일리 권효중 이소현 기자] 경찰이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과 연관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에 대해 관련자 입건 등 수사뿐만이 아니라 학교 전담 경찰관(SPO)을 비롯한 경찰 및 유관단체, 학교와 가정 등에서의 종합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우울증 갤러리’ 캡처)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5일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울증 갤러리’ 관련 숨진 여고생의 극단적 선택을 함께 공마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를 자살방조혐의로 입건했고, ‘신대방팸’ 관련 4명을 입건 후 주거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우울증 갤러리 수사 상황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 고층 빌딩에서 10대 여학생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생중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사건의 배후로 A양이 생전 활동했던 ‘우울증 갤러리’가 지목됐고,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이들이 모인 ‘신대방팸’ 이라는 조직이 미성년자 대상 성 착취, 마약 등 범죄를 일삼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사건 관련자들을 입건 후 수사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우울증 갤러리에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려 A양과 만나 사건 당일 동행한 최모(27)씨를 자살방조, 자살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동작경찰서는 ‘신대방팸’ 관련 4명을 입건해 수사중이다. 우 국수본부장은 “절차에 따라 관련 위법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폐쇄를 요청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의결 보류에 그쳤고 그 사이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10대 여학생 2명이 한남대교 북단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미수에 그치는 등 유사한 사건이 이어진 바 있다. 이후 경찰은 폐쇄 요청과 더불어 온라인 게시글 모니터링, 삭제 요청 등을 실시 중이다. 우 국수본부장은 “방심위에 삭제 요청을 하면 자체적인 심의를 거쳐 삭제 결과를 공문으로 통보받고 있다”며 “확산 효과, 범죄 예방이라는 목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찰의 수사와 더불어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부분에서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국수본부장은 “청소년 범죄는 다른 범죄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고,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사법 처리만이 능사가 될 수 없다”며 “결국 비극적인 사건이 생기기 이전 예방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족 및 학교, 교우관계 등 다양한 공동체가 해체되는 상황에서는 특정한 사법기관의 물리적 노력으로만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SPO의 노력과 더불어 유관 단체 및 학교, 가정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추진·결단력 강점…인재 등용은 미흡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다음은 1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추진·결단력 강점…인재 등용은 미흡 -‘1000조 자영업빚 뇌관 터질라’ 금융당국, LTI 규제 검토한다 -‘수출 한파’ 제조업 취업자 28개월 만에 최대 감소-물류혁신의 힘…이마트 앞에 쿠팡 -[사설]올해 세수펑크 최대 50조원, 감액 추경 미룰 이유 없다 -[사설]‘국제 불매 운동’…삼성전자 노조의 회사 압박, 정상인가 △종합 -美 부채한도 협상 지연에…단기자금 돈맥경화 우려 -용산어린이정원 안전 논란, 한화진 장관 “위해성 없다” △尹 대통령 취임 1주년 -좌고우면 없는 강단 ‘양날의 검’…화물파업 대응 ‘박수’, 인사난맥 ‘지탄’ -“물가안정·경제성장 회복이 가장 중요, 민생 풀려면 국민·야당과 소통 늘려야” △尹 대통령 취임 1주년 -‘북핵 확장억제 강화·셔틀외교 복원’ 호평…IRA·반도체법 대응은 아쉬워 -용산시대 개막…53.4% “잘못한 일” vs 29.8% “잘한 일” -정치권 협치 실종에…절반이상 “영수회담 필요하다” △尹 대통령 취임 1주년 -“尹대통령, 이재명 대표 만나야 한다…그래야 극한대결 끝나” -“제왕적 대통령제 바꿔야…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 필요” △금융부실 ‘뇌관’ 떠오른 자영업대출 -놔두면 부실, 조이면 돈줄 막혀…눈덩이 소호대출 어찌하오리까 -올해 가계 빚 줄었지만…기업 빚은 16조원 불어나 -전세사기 특별법 또 합의 불발…피해자 요건 두고 ‘쳇바퀴’ △종합 -양질 일자리 많은 제조업서 취업자 9.7만명↓…4개월째 뒷걸음질 -기아 첫 전기차 전용공장 추가 세액공제 못 받는다 -한일 재계 ‘미래파트너십 기금 운영위’ 출범…전범기업 참여는 불투명 -美 ‘반도체 장비 대중 수출 규제’ 한국엔 별도기준 적용 방안 검토 △정치 -태영호 사퇴로 김재원 거취 주목…김기현 지도부 두달 만에 ‘궐위’ -FA-50 경전투기 조립 한창…KF-21 시제기 제작도 막바지 -60억 코인보유 논란 김남국 “당이 진상조사단 꾸려달라” -손 맞잡고 ‘민주당 원팀’ 외친 문재인·이재명 △경제 -경상수지 11년 만에 ‘분기 적자’…한은, 연간 전망치 하향 조정할 듯 -“반도체 2~3분기 저점 찍고 반등, 내년까지 세수에 악영향 미칠 듯” -추경호 부총리, G7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오늘 일본행 △금융 -실적부진 빠진 카드업계 ‘혜자카드’부터 없앴다 -선박 수주에 필수 ‘RG 발금’ 쉬워진다 -짐 로저스 만난 함영주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될 것” -신한은행, 국내 첫 ‘얼굴 인증으로 출금’ 서비스 △글로벌 -이탈리아, ‘中 일대일로 투자 철회’ 표명 -IBM, AI시장 재등판 -금리인상·테슬라發 가격전쟁에…전기차 스타트업 ‘곡소리’ -“AI, 사무직 패자 양산…기본소득제 도입해야: -“트럼프, 성추행 맞아”…美 법원서 첫 인정 △산업 -익일배송·멤버십…유통가 ‘흑자의 법칙’ 만든 쿠팡 -북미 LNG 직접 가져온다, 전용선 확보한 포스코인터-“없어서 못 판다”…슈퍼섬유 생산라인 늘리는 화학소재업계 -고깔모자 쓴 귀여운 ‘두디’…삼성SDI 사내 캐릭터 인기몰이 △ICT -“AI 확산, 실직 불안보다 업무효율 향상 기대 커” -SKT, 1분기 영업이익 5000억원 육박 -8월께 FPGA 나올 것…반도체 독립 선언 -‘리니지W’ 매출 하향세에 엔씨도 ‘주춤’…신작 ‘TL’로 반전 노린다 △제약·바이오 -“테라베스트 ‘iPSC 세포치료제’ 무한증식으로 대량 생산 가능” -마크로젠·10x지노믹스 싱글셀 시장 선도 나선다 -앱클론vs큐로셀 ‘韓 CAR-T 최초 개발’ 승자는 -바이젠셀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기술수출 성큼 △Auto&Life -KR모터스, 전기이륜차 개발 풀액셀 -날렵하고 우아한 DNA 계승…가속페달 밟자 쭉~ ‘달리는 맛’ 만끽 △증권 -개인 CFD 거래는 아예 금지, 분산된 증시 감독 일원화해야 -흔들리지 않는 외인, 올해 삼성 8조 풀매수 -여행객 늘었는데 화물수요 줄어…항공주 ‘엔데믹 딜레마’ -외인 LG엔솔마저 552억 순매도…배터리주 ‘잔인한 5월’ △부동산 -‘강북 최대어’ 성산시영, 40층 재건축 속도 낸다 -‘정비사업 갈등’ 해결 나선 부동산원 -“월세 낮추는 대신 관리비 올려받아” 전·월세 신고제 앞두고 ‘꼼수계약’ 성행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브랜드 대단지 들어선다 △문화 -오로지 바이올린과 나…무대 위 자유 느껴요 -거버넌스→민관협력, 정부 부처 문서부터 국어 사용 앞장서야 -경주·안동·제주…여권 도장 찍으며 전국 문화유산 여행 갈까 △피플 -‘1000만분의 1’ 네 쌍둥이…회사가 선물해준 기적이죠 -“임업인 삶의 질 개선 위해 규제 바꿀 준비 돼 있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 자발적 참여 ‘ESG 7 챌린지’ 캠페인 -황종성 NIA 원장 “AI, 제도 없인 활용도 없다” -국방혁신 부위원장급 위원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내정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에 한원식 서울대병원 교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9대 상임감사에 김성범 △오피니언 -우리 언어생활은 건강한가 -K리그는 더이상 들러리가 아니다 -[e갤러리]백윤조 ‘무임승차’ -서울대·의대 강남 편중, 공교육 강화로 풀어야 △전국 -산단 조성·기업 유치…‘노후 도시’ 대전, 일류 경제도시로 변신 중 -시장은 與, 구청장은 野…진척없는 인천 소각장 건설 -양주시장 설득 통했나…광역화장시설 건립 새국면 △사회 -우울계 ㄷㅂㅈㅅ…SNS에 자해 방법 버젓이 -“간호법 공포하라”…이대도 나섰다 -작년 서울 시내버스 지구 37바퀴 달렸다 -체액 안 남긴 성폭행범 ‘미생물’에 덜미 -교사 87% “교편 내려놓을 고민해 봤다” -警, 인천 건축왕 일당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 ‘우울계·정병계' 청소년 자살 콘텐츠 SNS 무방비 노출 ‘심각’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달 강남 테헤란로에서 일어난 10대 여학생의 극단적 선택 중계 사건 이후 청소년들의 자살 관련 신고가 늘어나고 있다. 문제로 떠오른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외에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극단적 선택 관련 게시물이 오고 가는 만큼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소셜미디어 ‘틱톡’에 자해 관련 내용을 올리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 (사진=틱톡 캡처)◇ 우울·정신병 계정 SNS…청소년 부추기는 유해 정보 넘쳐10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트위터 등 SNS에는 청소년들이 익명으로 ‘우울계’(우울 계정), ‘정병계’(정신병 계정)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해 교류하고 있다. 이들은 자해 사진을 올리거나 자해 방법과 경험을 공유하고, 심지어는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자고 제안을 하기도 한다. ‘동반 자살’을 의미하는 은어 ‘ㄷㅂㅈㅅ’을 검색하면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자고 제안하는 글이 나오는데, 글을 올린 이들 간 접촉은 비공개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이뤄지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지도 않는다.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이 올라오는 플랫폼인 ‘틱톡’에서도 ‘자해러’(자해하는 사람)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새빨간 물질이 나오는 영상이 나온다. 덧글에서 청소년들은 “자해를 하면 어떤 느낌이냐”,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등 공개된 장소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지난달 10대 여학생의 극단적 선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우울증 갤러리’ 외에도 SNS를 포함한 온라인 공간은 청소년들을 부추길 수 있는 유해 정보가 넘쳐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의 ‘자살 유발 정보’는 23만34064건에 달한다. 2018년 3만2392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8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특히 SNS 사용에 익숙하고, 사진과 영상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청소년에게는 온라인 유해 정보가 위협될 수 있다. 고선규 한국심리학회 자살예방위원장은 “청소년들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받는 정서적 영향이 성인보다 크고, 자해 등의 전염 효과도 크다”며 “특정 공간에서 짧은 시간 내 연이은 자살이 발생하는 ‘수어사이드 클러스터’ 현상 등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자살 관련 신고 30%↑…유해 콘텐츠 규제해야실제로 ‘우울증 갤러리’ 사건 이후에는 유사한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10대 여학생의 극단적 선택이 SNS를 통해 중계된 이후 8일 간(4월 17~24일) 접수된 하루 평균 자살과 자살 의심, 자해 관련 신고는 같은 달(4월 1~16일)에 비해 30.1% 늘었다. 경찰은 미성년자 자살 건수가 단기간에 급증했다고 판단,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온라인 공간의 유해 정보에 대한 규제는 부족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우울증 갤러리 폐쇄를 건의했지만, 지난달 27일 ‘의결 보류’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방송통신망법상 규제·논의가 가능한 인터넷 사이트와 달리 SNS는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하는 모니터링과 특정 키워드 차단 외에는 뚜렷한 규제 방법이 없으며, 수많은 게시물을 다 걸러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유해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물론, 현실 세계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할 방법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어떤 플랫폼이든 영상이나 사진은 자유롭게 퍼지기 때문에 유해 콘텐츠에 대해 확실한 규제가 필요하고, 플랫폼이 나서 이용자에 대한 신고·제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 역시 “온라인 키워드 규제뿐만이 아니라, 국가나 지자체 등이 나서 오프라인 공간에서 청소년의 심리를 보듬고 원인을 분석 후 예방하는 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 ‘아이=소유물’ 잘못인식”[인터뷰]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아동은 성인인 나와 같은 인격체이자, 권리의 주체입니다. ‘~린이’(‘주린이’, ‘골린이’ 등), ‘잼민이’(초등학생을 비하하는 표현) 같은 말을 쓰는 대신,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아동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고금란 아동리보장원 부원장이 지난 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은 지난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고 부원장은 아동을 시민이자 주체로서 바라보는 인식이 아동 대상 폭력·범죄는 물론, 미세한 차별까지 바꿔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역설했다. 대학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고 부원장은 일하는 ‘워킹맘’으로서 자연스럽게 아동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돌봄 서비스 등 일상적인 부분에서 느꼈던 목마름은 그를 정치로 이끌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과천시의회 의원으로서 ‘과천시 아동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와 ‘과천시 지역아동센터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발의한 건 그가 느낀 것을 행정으로 이뤄낸 사례다. 고 부원장은 아동 돌봄엔 가정뿐 아니라 온 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아동을 돌보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보호자의 몫이더라도 공공성을 확보해 빈 곳을 책임지는 것이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부분”이라며 “모두 다른 능력을 갖고 태어나더라도, 출발선에서의 차별은 없도록 촘촘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의 활동 역시 이러한 ‘촘촘함’을 추구하고 있다. 아동권리보 장원은 입양과 실종 아동 지원, 돌봄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온 8개 민간 단체들을 합해 만들어진 통합기관이다. 고 부원장은 “통합의 강점은 칸막이를 걷어내고, 그 사이 빈 공간을 발견하는 데에 있다”며 “미성년자인 0~18세를 넘어서 사회에서 자립하기 위한 간접적인 지원까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아동 대상 학대와 폭력을 막기 위해선 제도적인 지원을 넘어 국민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부원장은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모자란 ‘훈육’의 대상으로 여기는 생각이 각종 폭력과 차별의 근간이 된다”고 했다. 이어 “훈육이란 이름으로 친부모가 행하는 아동학대가 전체의 80%에 달하는데 이건 명백한 범죄”라며 “학대와 방치, 자녀를 살해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등도 모두 아이를 객체이자 소유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식 개선은 온·오프라인을 넘어 요구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아동 비하 표현이 난무하고, 오프라인에선 ‘노키즈존’ 등 아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장이 거절되는 공간도 있어서다. 고 부원장은 “아동에게 특정한 딱지를 붙이고 차별하는 건 노인이나 장애인 등 다른 사회적 약자들도 비슷하게 겪는 문제”라며 “내가 쓰는 말이 곧 뇌리에 다시 각인되고 차별을 고착화하기 때문에 일상에서부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의 권리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헌법상 기본권을 누린다는 점에선 똑같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어린이날을 맞아, 가정 밖의 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보듬는 손길을 내밀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크리스마스에 어려운 이웃들을 더 생각하는 것처럼, 이번 어린이날에는 한 번 더 돌아봐야 할 아동들이 있음에 공감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