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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흐리고 오전부터 비, 강풍 주의…낮 최고 24도[내일날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화요일인 11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며, 오전부터는 중부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에 빗방울이 떨어지겠다. (사진=연합뉴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11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 오전 중 중부 지방과 전북을 시작으로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전국적으로 한때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이 5~20㎜, 강원 동해안, 남부지방, 제주도와 서해 5도, 울릉도·독도는 5㎜ 내외에 그치겠다. 서해상과 동해상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칠 수 있기 때문에 해상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기온은 아침 최저 기온이 4~16도, 낮 최고 기온은 14~24도 사이를 보이겠다. 강원 영동에는 새벽부터 바람이 순간 풍속 90㎞ 이상으로 강하게 불 수 있다. 기상청은 시설물 관리와 안전 사고에 유의를 당부했다. 또 야외 활동 시에는 화기 사용, 불씨 관리 등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인천·경기남부·충남·전북이 ‘나쁨’을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전 권역이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경기북부, 대전, 세종과 충북 등은 오후부터 ‘나쁨’ 상태를 보일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서쪽을 중심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경찰 "강남 납치·살해 사건 3인방 동기는 '금전', 유씨는 '소송 갈등'"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경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 청부살인을 지시한 배후인 재력가 부부 유모(51)씨와 황모(49)씨, 범행에 사용된 마취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이경우의 배우자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재력가 부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 부부가 피해자 A씨와 각종 송사를 겪으며 갈등하던 중 금전이 필요했던 ‘3인방’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피의자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왼쪽부터)가 9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0일 서울경찰청은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까지 ‘강남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 4명을 구속 송치했고, 공범으로 파악되는 재력가 부부, 이경우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범행 동기나 관여 정도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재력가인 유씨의 부인인 황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범행을 주도했던 3인방 중 주범인 이경우(35)에게 범행자금 7000만원을 건네는 등 ‘청부살인’을 지시해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지난 7일 체포됐다. 이들 부부의 구속 기한은 오는 14일에 끝나는 만큼 경찰은 14일 전까지 관련 조사를 마치고 부부를 검찰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9일 강도살인과 사체 유기,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주범 이경우와 함께 황대한(35), 연지호(30)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피해자 A씨를 미행하던 중 범행에서 이탈한 혐의(강도예비)를 받는 B씨도 함께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유씨 부부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전날 송치된 3인방의 진술 등에서 관련 언급이 있었던 만큼 ‘배후’라고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유씨 부부로부터 직접 착수금을 받은 주범 이경우의 진술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됐다”며 “살인 교사인지, 공모 및 공동정범인지 등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명확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씨 부부가 A씨와 코인 투자 관련 문제로 송사를 겪어왔던 만큼,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만큼 감정적인 골이 깊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코인 관련 문제지만, 감정의 골이 상당이 깊어져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A씨에 대한 납치·살해가 이뤄졌던 사건 당일인 ‘3월 29일’이 범행 날짜로 정해진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이 허술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3인방은 A씨를 미행하는 과정에서 자차를 이용하는 등 허점을 보인 바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경우의 진술에 따르면 빨리 범행을 저질러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고, 연지호 역시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했다”며 “나름 사전 모의는 있었지만 사건 당일 A씨가 귀가하는 과정에서 목격되면서 범행이 일어난 것이지, 딱히 날짜를 계획하거나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찰은 3인방은 금전이, 유씨 부부의 경우 A씨와 송사를 겪었던 것을 범행 동기로 보고 있으며, 이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유씨 부부에 대한 수사를 통해 추가 입건 대상자가 나올지를 판단하고, 관련자가 나오면 원칙적으로 입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홈리스’에서 ‘빅판’ 변신…“나만의 보금자리가 생겼어요”
- [이데일리 권효중 이영민 기자] “제 집에선 사계절 편하게 누울 수 있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있을 수 있어 좋습니다.”(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 오현석 판매원)“인간답게 살려면 ‘눈비 피하는 것’ 말고 ‘집’이 진짜 중요한 거에요. 가족 ‘제리’(반려견)도 있고, 서로 돕는 이웃들도 생겼습니다.”(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앞 임흥식 전 판매원)이데일리가 최근 만난 두 명의 빅판(빅이슈 판매원)은 더이상 ‘거리 노숙인’이 아니다. 이들은 서울 강서구의 10평 남짓, 방 두 개짜리 임대주택에 산다. 1991년 영국에서 탄생해 2010년 우리나라에서도 창간된 잡지 ‘빅이슈’가 안겨준 변화다. 빅이슈코리아는 빅판들이 잡지를 팔아 수입을 얻게 하고, 임시 주거 지원으로 ‘집’을 통해 사회에 돌아오는 과정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다. 빅판으로 일하면서 ‘집’이라는, 쉬는 공간을 넘어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힘을 얻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오현석 빅판과 임흥식 전 빅판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민 수습기자)◇ ‘고터 빅판’ 오현석씨…“사회와 다시 만났어요” 오현석(53)씨는 매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 역 앞에서 빅이슈를 판다. 일하기 시작한 건 2010년으로, 이듬해에 빅이슈의 지원으로 임대주택에 입주한 지 어느새 13년이 흘렀다. 오씨는 처음 빅이슈를 만난 날짜를 정확히 기억한다. 오씨는 “2010년 8월 3일, 영등포 ‘토마스의 집’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가 ‘자립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받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씨는 빅이슈를 만나기 전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서 3년간 노숙 생활을 했다. 여름에는 영등포역 근처 다리, 빌딩 지하 등을 전전했고, 겨울에는 PC방에서 쪽잠을 잤다. 그러던 중 전단지를 보고 ‘이렇게 살다가는 빠져나올 수 없겠다’는 생각이 그를 움직였다.오씨는 빅이슈를 통해 성격도 밝아지고, 사회와 다시 만났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었지만, 자꾸 사람을 만나다보니 이제는 목소리도 커지고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유모차를 탄 아기들에게는 ‘꼬마 공주, 왕자님 까꿍’이라고 인사하고, 자전거를 탄 어린이들에게는 ‘꼬마 왕자님,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아주세요!’라고 먼저 인사한다”며 “그러면 부모님들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손님이 되셔서 한 권씩 사주시곤 한다”고 자신의 ‘영업 비밀’을 전하기도 했다.이렇게 힘차게 일한 오씨에게는 퇴근하면 누울 보금자리가 있다. 오씨의 취미는 야구 경기 관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는 물론 국내 경기도 즐겨본다. 오씨는 “하나씩 살림살이를 마련하고, 야구를 보면서 나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쉬다보면 보람이 크다”며 “스스로 일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거나 계기를 몰라서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많은 이들에게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임흥식 전 빅판이 반려견 ‘제리’와 함께하는 일상 모습(사진=임씨 제공)◇ “이젠 다 아들딸 같죠”…‘또 하나의 가족’ 생긴 임흥식씨 임흥식(66)씨는 2010년부터 4년간 중앙대 앞 ‘빅판 아저씨’이자 ‘제리 아빠’로 이름을 날렸다. 중앙대학생, 교수진들과 학교 앞에서는 물론이고 페이스북으로도 소통하며 빅이슈를 팔았다. 2011년에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반려견 ‘제리’를 입양하며 가족과 집이 생겼다.전기설비 작업자로 일해온 임씨는 30대에 작업 중 사고로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군대 때부터 아팠던 허리마저 디스크로 번지며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 결국 방세가 밀리자 ‘쫓겨나기 전 먼저 나오자’는 심정으로 길에 나섰지만, 자원봉사 수녀가 ‘빅이슈’를 알려줘 결심을 하게 됐다. 임씨는 “밥은 열흘에 한 번 먹어도, 살 집이 생긴다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 점이 좋았다”며 “허리가 아프더라도 앉아서 팔면 되니까, 뭐라도 하고 싶었다”고 당시 마음을 전했다.그렇게 빅판이 된 임씨는 지금도 학생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번진다. 그는 “학생들이 제리 간식을 챙겨주는 건 물론, 언제나 내게도 밝게 인사를 해줬다”고 기억했다. 이어 “어떤 학생은 ‘아르바이트비 받으면 책 살게요’라고 말해줘서 ‘아저씨 때문에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며 “취업하면 취업했다고 찾아오고, 졸업해서 좋은 소식을 들려주면 다 아들딸 같다”고 웃었다. 현재 임씨는 허리는 물론, 심근경색 등 몸 곳곳이 아파 빅판을 그만뒀지만, 주거지가 생겨 주민등록을 회복했고 기초수급 자격도 얻었다. 11살이 된 제리와 하루 두 번 산책을 하고, 임대주택 이웃들과 함께 일상을 보낸다. 지금까지도 가끔 안부를 주고받고, 정착했다는 소식에 반찬을 만들어 가져다주는 당시 중앙대 인근 상인들도 그에게는 전부 가족이다.‘집’과 함께 변화한 빅판들은 ‘홈리스 월드컵’ 등 국제 행사들을 통해서도 새로운 도전을 했다. 2010년 브라질을 찾은 이들의 첫 출전기는 4월 개봉하는 영화 ‘드림’에도 담겨 있다. 빅판으로 얻은 ‘보금자리’ 덕분에 다시 세상을 만난 이들은 “함께 해준 모든 이들이 감사하다”, “나보다 어려운 이들도 돕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다시 노력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국가도 이런 마음을 알아주고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7천원, 그 이상의 가치…선한 영향력 담긴 ‘빅이슈’ 보세요”[인터뷰]
- [이데일리 권효중 이영민 기자] “빅이슈는 홈리스를 위한 일자리 중 문턱이 가장 낮은 곳입니다. 여러분이 잡지 한 권을 사서 읽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삶이 바뀐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 아닐까요.”이선미 빅이슈 팀장 (사진=빅이슈 제공)거처 없는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를 만드는 빅이슈코리아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 이선미(36) 판매팀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빅이슈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희망을 외치는 홈리스들에 화답하는, 잡지값 7000원을 넘어선 가치를 품은 잡지라고 강조했다.이 팀장은 ‘빅이슈 판매원’(빅판)을 돕는 봉사자 ‘빅돔’으로 빅이슈와 처음 연을 맺었다. 그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서울역에서 처음 노숙인을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됐다”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기회를 주는 빅이슈와 함께 일하고 싶어 입사했다”고 말했다.빅이슈는 홈리스들이 자주 모이는 무료급식소 등을 돌며 모집 전단을 나눠주지만, 결국 실제 빅판이 되는 데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팀장은 “빅이슈는 ‘스스로 도우려는 사람들을 돕는다’”라며 “전단을 받아들고 두 시간을 걸어왔다, 수첩에 사무실 주소를 적어 겨우 찾아왔다는 분들이 많았다”며 “이들이 자립할 기회를 주고, 잡지를 사면서 이들과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지난 3년, 코로나19 유행은 빅이슈에도 난관이었다. 이 팀장은 “직접 인사를 나누고, 서로 웃어주며 손에서 손으로 잡지를 건네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일부 나라는 락다운이 이뤄지며 잡지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빅이슈코리아의 경우, 잡지 판매를 통한 직접적인 수입 창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삼성이 후원하는 나눔과꿈사업을 통한 지원으로 최소한의 주거를 보조해 빅판의 이탈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빅이슈는 잡지 판매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홈리스 상태인 이들과 사회를 연결해주고 있다. 국제행사인 ‘홈리스 월드컵’을 포함해 합창과 드로잉, 바리스타 수업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삶의 감각을 깨우도록 돕는다. 이 팀장은 “경제적인 부분만으로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주거’를 회복해 주민등록을 되살리고, 시민권을 회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경험까지 하다 보면 눈빛에 생기가 돌아온다”고 했다. 그는 “의식주 무엇하나 빠뜨릴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후 삶을 유지하고 사회와 함께하기 위해선 그 외의 활동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코로나19 위기를 딛은 빅이슈는 전자판 발행, 정기구독 등 시민들과 잡지의 접점을 늘릴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정기구독자들을 위한 배송 포장, 직접 만든 수제 누름 꽃 책갈피 만들기 등의 작업엔 빅판 활동에 애로를 겪는 여성 홈리스들도 참여한다. 빅이슈는 이르면 5~6월 중에는 전자책 버전과 더불어 QR코드를 통한 판매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다양한 부분에서 접점을 늘려가는 게 코로나19 이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삶의 동선 외에서도 빅이슈를 만나고, 함께하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다시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서로 미소를 나누는 경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마스크 아래에서 웃지 못하고 힘겹게 버텨 온 ‘빅판’을 만난다면 웃음과 눈인사를 나눠달라, 그게 가장 큰 힘이 된다”며 “일상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다시 느끼고, 함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