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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정부, 위헌적인 업무개시명령 멈추라"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은 외면하고, 대화 대신 위헌적인 업무개시명령 발동하는 정부는 당장 멈춰라.”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파업 엿새째인 2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는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이 아닌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또 명령이 아닌 진정성 있는 방식의 대화를 통해 협상에 성의 있게 나서라고 요구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지난 24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적용 차종과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파업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원칙을 강조하며 집단적 파업으로 산업계 곳곳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안전운임제에 대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난 6월 파업 당시 국토교통부는 안전운임제를 위해 노력한다고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화물 노동자들은 요소수 사태, 유가 폭등과 고물가 등을 겪으며 과로·과속 운전은 물론 과적에까지 시달리고 있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는 불통과 독선에 의거한 ‘업무개시명령’이 아닌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같은 시간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해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이번 업무개시명령 의결은 지난 2004년 도입 이후 처음이다. 현장 화물 노동자들은 업무개시명령을 탄압으로 규정,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오남준 화물연대본부 부위원장은 “탄압에는 투쟁으로, 대화에는 대화로 임할 생각”이라며 “안전운임제가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방치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 부위원장은 “경제를 어렵게 한 것은 화물연대가 아닌 잘못된 정부 정책, 무능한 관료들”이라며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 생각이 있다면 반헌법적인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화물연대는 파업 엿새째를 맞아 전국 16개의 거점에서 삭발 투쟁 등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지난 24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던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포함, 부산과 울산, 인천 등 전국 물류 거점에서 삭발식과 결의 대회를 연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을 비롯한 정부의 탄압에 맞서 더 큰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화물연대와 정부는 지난 28일 1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1시간 50분만에 결렬됐다. 이후 이들은 오는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다시 만나 2차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 “함께 하고 잊지 않겠다…‘일부러’ 이태원에 왔습니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한 달 가량이 흘렀지만 이태원 거리는 여전히 무거운 적막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추모를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나아지지 않고 있었다. 다만 참사의 현장, 슬픔과 애도의 거리를 위로와 기억의 거리로 바꾸려는 시민과 상인들이 늘고 지자체도 지원에 나서면서 미약하게나마 이태원 거리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었다.‘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의 모습. 27일 찾은 이곳은 여전히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여전히 문 닫은 가게들… 추모객 발걸음만 27일 이데일리가 둘러본 이태원역 일대는 여전히 인적이 드물었다. 인근인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역으로 향하는 대로변에는 종종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주말 오후임에도 카페, 식당 등에는 빈 자리가 적지 않았다. 참사 현장에도 여전히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의 벽은 시민들이 남긴 추모 메시지로 빼곡하게 덮여 있었다. 좁은 골목 양 옆에도 국화꽃과 사진, 간식거리 등이 가득 놓여 있었다.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이후 2주일여만인 지난 11일에 폴리스라인이 해제돼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현장엔 경찰 2명이 배치돼 있었다.참사 이후 이태원 일대 상인들은 추모를 위해 영업을 중단했다. 한달여가 지나고 대로변 가게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었지만, 현장 근처엔 문을 닫은 가게들도 적지 않았다. 아예 내부 수리를 진행하고 있는 가게도 눈에 띄었다. 문을 연 가게 역시 매출은 바닥을 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 일대 소상공인의 매출은 참사 이전(10월 4째주)과 비교하면 11월 2째주에 최대 60% 이상 줄어들었다. 참사가 발생한 언덕 위에도 행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골목에서 기도를 했다는 시민 A(52)씨는 “사고가 나고 한 달이 가까이 지났는데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지 않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27일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의 한 식당에 잠정 휴업 중이라는 안내가 걸려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함께 살아가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이태원 찾는 이들도 상인들의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추모를 겸해 이태원을 찾으려는 시민들도 나왔다. 이들은 이태원이 삶의 터전인 사람들도 있는 만큼 끔찍한 참사의 공간으로만 남아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문을 통해 서로 아픔을 공유하고, 이태원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이태원 인근 보광동에서 대학을 다녔던 직장인 이모(29)씨는 지난 26일 친구들과 이태원을 찾았다. 이씨는 “주말 이태원 거리에 사람이 그렇게 없는 건 처음 봤다”며 “힘들어하는 상인들의 뉴스 사진을 보고 다녀오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은 개인적인 추억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무서운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지 않고, 앞으로도 일부러 종종 방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른 20대 직장인 B씨는 “코로나19 때 이태원에서 일하던 가게가 폐업해 크게 우울해서 한동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며 “어려움을 겪어봤던 만큼 오히려 이태원을 방문해서 함께 하고 싶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고 이태원을 계속 찾겠다고 했다.상인들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태원에서 1년 반요 멕시코 음식점을 운영해온 C씨는 “국가애도기간인 지난 5일 이후에도 열흘 가까이 영업을 쉬었고, 영업을 시작했지만 손님들이 오지 않으면 많은 생각에 혼자 시달리곤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을 전달하고, 이 곳에서 삶을 꾸려가는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찾아주는 이들이 있을 때마다 희망을 느끼고 힘을 받게 되는 만큼 이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C씨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과 이태원파출소 경찰 등에 직접 만든 타코 등을 전달하며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 있다.한편 서울시는 약 100억원 규모의 ‘이태원 상권 회복자금’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태원 일대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용산사랑상품권 등 지역 상품권 사용 활성화를 위한 사업비도 지원한다.
- 노동계 ‘동투’ vs 정부 “엄정대응”…장기화·충돌 우려[사회in]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윤석열 정부 첫 해,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본격화한 모양새다. 병원을 비롯한 공공의료인력에 이어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선언했고, 학교 돌봄과 급식 등 민주노총 산하 조직들이 인력 감축 반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위한 단체 행동에 들어갔다.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와 노동계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주에도 도심 촛불 집회와 이에 대항하는 맞불 집회가 계속된다.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등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공공부문비정규직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앞서 지난 2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가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간호 인력이 제때 증원되지 않아 간호 조무사,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들은 인력 충원과 노동 조건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역시 인력 감축에 반대하며 노동 조건 개선을 외치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지난 24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경기도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ICD) 등에서 출정식을 갖고 물류 거점을 봉쇄하는 등의 방식으로 파업에 나섰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더는 죽음과 고통을 연료 삼아 화물차를 움직일 수 없다”며 “안전운임제를 통해 화물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5일부터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멈췄다. ‘교육 공무직’이라고 불리며 급식, 돌봄, 방과후 교실 등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이들은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학교 현장의 급식, 돌봄교실 등에는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처럼 노동계의 ‘파업 선언’은 내주에도 이어진다. 서울교통공사는 안전 운행을 위해서 구조조정 중단,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며 오는 30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역시 내달 2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처럼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공공·서비스 영역에서의 ‘줄파업’에 정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1일 “노사 불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화물연대 파업을 언급, “무책임한 운송 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도 25일 “업무개시명령을 검토 중으로 불응시 법적조치가 불가피하다”며 “현재 다양한 검토가 실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과 함께 정부와 노동계 충돌 우려도 번지는 상황이다.한편 이번 주말에도 ‘진보 대 보수’ 구도의 도심 촛불집회는 이어진다. 촛불전환행동 등은 26일 오후 5시, 약 1만명 규모로 서울 태평로와 숭례문에서 삼각지역 방면까지 촛불행진에 나선다. 여기에 맞대응하기 위해 자유통일당과 전광훈 목사, 신자유연대 등도 광화문 일대, 삼각지역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 4년 만에 돌아온 붉은 물결…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거리응원 무사 마무리 (종합)
- [이데일리 권효중 조민정 기자] “모두가 함께 나와서 응원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첫 경기였던 우루과이전이 25일 새벽 0대0으로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은 대규모 군중 행사가 불가능했지만 올해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4년 만에 월드컵까지 돌아오며 광화문 광장은 다시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 이후 밀집 행사에 대한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곳곳에는 경찰과 소방 인력들이 배치돼 경기 시작 전부터 끝까지 안전한 통제가 이뤄졌다. 시민들 역시 통제에 따라 질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올해 월드컵 첫 거리 응원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년 만의 거리 응원… 광화문 인근은 ‘붉은 물결’ 우루과이전을 앞둔 지난 24일 오후 9시 30분쯤부터 광화문 광장에는 3개 전광판으로 나뉘어 응원 준비가 이뤄졌다. 일찌감치 응원을 나온 사람들은 전광판 바로 앞과 본무대 근처에 자리를 잡았고 뒤늦게 광장을 찾은 이들은 무대 근처 의자와 쉼터 등에 앉아 경기를 기다렸다. 돗자리를 깔고 소주와 족발, 컵라면 등을 먹으며 경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올해 수능이 끝나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기분을 내러 거리응원에 나온 정모(18) 군은 “대한민국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기대에 찬 표정을 지었다. 정군은 “월드컵처럼 모든 국민이 나와서 함께 응원하는 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친구들과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인근은 물론, 세종문화회관 뒷골목까지 붉은 악마 LED 머리띠, 태극기 등 응원용품을 파는 상인들과 간단한 간식거리를 팔기 위한 노점들로도 붐볐다. 광화문 인근에서 응원 도구를 파는 상인 A씨는 “안에 들어가면 사람이 많고 더 비싸다, 7시부터 나와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이른 시간부터 장사가 잘 됐다”고 말했다. 호떡 노점을 하는 구모씨 역시 “사람들이 많이 오고 외국인들도 많이 왔다”며 바쁘게 호떡을 부쳤다.경기는 오후 10시 시작이지만, 광화문 인근 청계천, 무교로 등 호프들은 이미 만석이었다. 테라스 자리에 비닐 커버를 설치해서 바깥까지 앉을 수 있게 해놨지만, 이미 예약을 받아 놓아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호프집 직원 B씨는 “이미 예약 손님만으로도 만석이라서 기다리더라도 자리가 나올지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25일 새벽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종료된 뒤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파 관리 ‘만전’…경기 전후부터 귀가까지 철저한 관리 광화문 광장에 모인 1만여명의 시민들은 경기의 흐름에 따라 함께 호흡하며 열띤 응원을 즐겼다. 광장 바닥에 모여 앉은 시민들은 돗자리, 담요 등으로 초겨울 추위에 맞서 무장하고 대형 스크린 속 선수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안타까운 탄식, 즐거운 함성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대규모의 인파가 몰리며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가 불과 한 달여전에 일어났던 만큼 이번 거리 응원에서는 철저한 안전 관리가 이뤄졌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에 경찰관 41명, 8개 기동대, 특공대 18명을 각각 배치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역시 소방공무원 54명 및 소방차 9대, 119구급대 4개대를 배치해 안전 사고와 돌발 상황 등에 대비했다. 배치된 인력들은 경기 전후는 물론, 중간에도 안전 관리에 집중했다.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화장실을 가거나, 미리 빠져나가는 인파들에게는 “뛰시면 안됩니다”, “한 방향으로 이동하세요” 등 경광봉을 들고 통제했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서울시 관계자 등 안전관리요원들은 관중 뒤편에 설치한 펜스를 일부 해체하며 통행로를 미리 확보하기도 했다.이에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이동했지만 물리적 충돌이나 안전 사고는 없었다. 친구들과 함께 거리 응원을 나온 이모(21)씨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고 한다”며 “아까 올 때 보니까 내리막길 같은 곳은 요원들이 안전관리를 하고 있어서 이태원 참사처럼 사고가 날 것 같진 않다”고 안도감을 내비쳤다. 본무대에선 “광화문역은 혼잡할 것으로 예상돼 종각역, 시청역 등을 이용해달라”는 방송을 내보내 인파를 분산시켰다.시민들의 귀가길, 광장과 가장 가까운 광화문역 내에서도 경찰들이 배치돼 한꺼번에 개찰구로 몰려드는 인원을 통제했다. 이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5분만 이따가 내려가시면 됩니다”, “열차 들어올 때에 맞춰서 천천히 이동해주세요” 등을 외치며 시민들을 관리했다. 시민들 역시 충돌 없이 경찰의 통제에 따라 질서 있게 개찰구를 빠져나갔다. 쓰레기 관리 역시 깨끗하게 이뤄졌다. 쓰레기 문제를 우려해 관계자들은 쓰레기 봉투를 미리 배포해 쓰레기 정리를 유도했고, 종로구 등 환경미화원들도 즉시 현장 정리에 나섰다. 새벽 1시쯤에는 광장에서 거의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쓰레기차들이 봉투를 옮기며 광장은 다시 아침을 맞을 준비를 했다.
- "응원하다보면 추위도 모르겠어요"…붉은 빛 물든 광화문 '월드컵 열기'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골’만 터지면 더 좋았을텐데… 재밌으니까 추운 것도 잘 모르겠어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이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은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초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모여 든 시민들은 스크린에 집중, 경기와 함께 호흡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전이 열린 2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응원을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이날 오후 10시부터 열린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추위도 잊은 듯 경기에 몰두했다.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붉은 LED 머리띠는 물론, 태극기와 국가대표 유니폼, 머플러 등으로 무장하고 자리를 잡았다. 광장 바닥에 모여 앉은 시민들은 돗자리, 담요 등으로 무장하고 대형 스크린 속 선수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날카로운 슈팅에 맞춰서는 함성이, 위기 상황과 아쉽게 골대를 빗나가는 슛에서는 안타까운 외침이 광장을 메웠다.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 응원 분위기가 반갑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학과 잠바를 맞춰 입고 친구들과 광화문을 찾은 대학생 이모(20)씨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없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는 학생이어서 이런 기회가 없었다”며 “오래 나와 있다보니 춥지만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장 옆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고, 함성을 지르던 60대 A씨는 “분위기만 맛봐도 즐겁다”고 외쳤다. 이들은 준비해 온 맥주를 마시거나, 치킨과 김밥 등 간식을 먹으면서 ‘노 마스크’ 응원을 즐겼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B(42)씨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경찰이 곳곳에 있고 인원 통제도 잘 이뤄지고 있어서 안심했다”고 말했다.24일 우루과이전 전반전 경기가 마무리되고 빠져 나가는 시민들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전반전이 마무리되자 화장실을 가거나, 중간에 광장을 빠져나가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안전 관리 인력들은 형광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흔들며 인파를 통제했다. 이들은 흐름이 중간에서 막히고 인파가 꼬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쪽으로 이동하세요”, “이쪽이 통행 방향입니다” 등을 외치며 통제에 나섰다. 광장 곳곳에는 임시 화장실이 마련됐다. 화장실 앞에는 한때 길게 한 줄이 늘어서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이동했다. 근처의 안전 관리 인력들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후반전이 가까워져 뛰는 시민들이 생기자 “뛰시면 안 됩니다”, “천천히 움직이세요”라며 안내에 나서기도 했다. 후반전에 들어서면서는 골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자친구와 함께 응원을 온 진모(28)씨는 “손흥민만 잘하는 게 아니라 생각했던 것보다 팀 호흡도 좋고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응원 나온 보람이 있다”면서도 “골이 하나라도 나오면 더 아쉬울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전에 돌입하고, 자정에 가까워진 시간이지만 시민들의 응원 열기에는 지친 기색이 느껴지지 않았다. 광장 주변 쉼터, 인근 도로에서도 ‘대~한민국’을 외치고 손뼉을 치고, 손을 흔드는 등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 한국 국가대표팀은 전반전을 0대0, 득점 없이 마쳤다. 오는 28일에는 가나, 다음달 3일에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조별 리그 2차, 3차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 크리스마스 앞둔 '밀크플레이션'…깊어가는 카페 사장님 고민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17일부터 흰 우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는 물론 가공유와 유제품,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들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음료부터 디저트까지 우유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 카페에선 특히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걱정은 크지만, 정부에서는 추가적인 연쇄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원유, 유제품의 수급과 개편을 총괄하는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원유 기본가격을 1리터(ℓ)당 49원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지난 17일부터는 소비자들이 접하는 흰 우유 가격의 출고가에도 여파가 미쳤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군 가격 평균 6% 인상을 결정했고, 매일유업, 동원F&B 등도 5~8%가량 흰우유 가격을 올렸다. 이에 음료부터 디저트까지, 곳곳에서 우유가 사용되는 카페에서는 걱정이 커졌다. 이미 유제품 공급 업체에서는 17일 본격적인 인상에 맞춰 우유는 물론 생크림과 휘핑크림 등 유제품에 대한 새로운 가격을 통보해 오른 가격으로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우유의 경우 1리터당 200원, 생크림은 500g에 500~1000원 가량 일제히 가격히 올랐다.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오른 만큼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음료뿐만이 아니라 케이크 등 디저트 품목의 경우 1년 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격을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불안도 제기된다. 실제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번 주부터 납품 가격이 오른다고 연락을 받아서 고민이다”, “메뉴판에 들어가는 모든 게 올랐다, 메뉴판을 새로 써야 할 판” 등의 토로가 쏟아졌다. 오른 가격을 충당하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 경우도 있다. 서울 중랑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A(28)씨는 “작은 개인 카페면 따로 공급받는 대신 근처 대형 마트를 돌며 할인 상품을 사오는 것이 더 낫다”며 “우유와 버터, 크림치즈 등 유제품은 물론 달걀 등도 조류독감(AI)으로 불안해서 발품만이 살 길”이라고 했다. 연말을 앞두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A씨는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라떼류 음료 가격 인상은 연말이 되면 2~3%, 한 잔당 최소 500원 가량은 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프랜차이즈 카페 눈치를 보고 있다”며 “디저트류도 이미 지난 10월 한 차례 가격을 올린 곳들이 있는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정도로 부담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파이와 미니 케이크 등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전모(41)씨 역시 “대부분 수입 재료를 쓰고 있고, 맞춰 둔 레시피에 따라 균일한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사용하는 재료를 바꾸기도 힘들다”며 “겨울 중 성수기로 꼽히는 수능 시즌을 넘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데 가격을 쉽게 올릴 수도 없고…”라며 고민을 전했다. 자영업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정부는 추가적인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제조 원가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우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원유 가격 상승 외에도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국감장 발칵 뒤집었는데…첼리스트 “청담동 술자리, 거짓말이었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서울 강남 청담동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가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2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첼리스트 A씨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술자리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당시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며 거짓말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윤 대통령,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기반 언론매체인 시민언론 더탐사(더탐사TV)의 취재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더탐사TV는 지난 7월 19일에 해당 술자리가 있었다며 A씨와 당시 남자친구 B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새벽 3시 청담동 바 전체를 다 빌렸다”, “윤석열, 한동훈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한 장관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개인 명의 성명을 통해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더탐사 관계자들, 협업을 인정한 김 의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사랑 등도 첼리스트 A씨와 더탐사 관계자들을 허위사실 적시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A씨의 ‘거짓 제보’ 사실이 알려지자 김 의원도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그날로 되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질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주혜, 김기현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국정감사장에서 대국민 거짓말 잔치를 했다”며 비판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 확보에 이어 관련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이 전 총재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장소·시간에 그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고, A씨와 B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사실이 유포된 경로 등 관련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청담동 술자리 의혹' 첼리스트 경찰 출석…"거짓말이었다" 진술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과 관련, 제보자로 알려진 첼리스트가 경찰에 출석, 조사를 받았다. 24일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첼리스트 A씨는 전날 오후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시 술자리가 있었다고 언급한 발언에 대해 전 남자친구인 B씨를 속이기 위해 한 것이며, 거짓말이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윤 대통령,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김앤장 소속 변호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기반 언론매체인 시민언론 더탐사(더탐사TV)의 취재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더탐사TV는 유튜브를 통해 지난 7월 이들이 술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더탐사TV는 A씨가 당시 남자친구였던 B씨와 통화하면서 이 술자리를 목격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A씨가 B씨에게 “새벽 3시 청담동 바 전체를 다 빌렸다”, “윤석열, 한동훈도 왔어”라고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의혹에 대해 한 장관은 해당 술자리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개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로 유포한 ‘더탐사’와 관계자들, 협업을 스스로 인정한 김 의원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인 건사랑, 친여 성향 시민단체 새희망결사단 등도 첼리스트 A씨를 비롯해 더탐사TV 관계자들, 김 의원 등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경찰은 A씨, B씨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을 실시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