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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특수본, "이번 주 경찰 피의자들 소환조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번 주 중 경찰 관련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착수한다.(사진=뉴시스)경찰청 특수본은 14일 오전 서울 마포 특수본 청사에서 수사상황 브리핑을 열어 “이번 주 중 일부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돼야 피의자 소환 일정이 확정된다”며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주 중에는 경찰 관련 피의자를 소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현재까지 특수본이 입건한 인물은 경찰 관계자 4인(이임재 전 서울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서울경찰청 전 인사교육과장,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계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해밀톤호텔 대표이사까지 총 7명이다. 이중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정모 경감은 지난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특수본은 숨진 정보계장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고, 보고서 삭제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용산서 정보과는 핼러윈을 앞두고 작성한 안전대책 보고서가 지난달 초, 지난달 26일 작성됐다가 참사 후 삭제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자 보고서를 포함, 지난달 초 보고서도 살펴보고 있다”며 “‘증거인멸 혐의’에 해당하는 보고서 삭제의 경우 객관적인 자료 확보는 이미 마쳤지만, 관련자들의 진술이 상이해 피의자 조사 전에 참고인 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대변인은 삭제 의혹과 관련, 수사 의뢰가 들어온 서울경찰청에 대해서는 “이번 주 중 (용산서) 정보과장을 소환하고, 이후 서울청 정보부장 등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 의뢰가 들어온 정보부장 관련자 진술이 현재 상이해 삭제 지시의 의도,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조사 후 입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 관련, 서울시의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서울시의 책임 관련 법리검토 등을 포함, 계속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수본은 지난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시 안전지원과 공무원과 관련해서는, 경찰 수사와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대변인은 “사망한 공무원에 대해 특수본은 출석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다만 사무 분장상 축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 공무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아직 실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특수본은 소환 조사를 포함, 수사가 실질적인 ‘윗선’이 아닌 일선 실무진들에게 향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사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지난 11일 현장 관련 실무자가 2명이나 사망하면서 이와 같은 비판 여론에는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김 대변인은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기초 사실을 토대로 수사 중이며, 빠른 시일 내 추후 윗선까지 수사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찰, 수능에 1만명 이상 경력 동원…"문답지 이송부터 사후 인파관리까지"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경찰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수능 문답지의 인쇄와 배송은 물론, 시험 종료 후 한꺼번에 몰리는 인파 등을 관리하기 위해 1만명이 넘는 경력을 동원한다. 이어 청소년들이 유해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수능 이후 겨울방학 약 3개월간 청소년 선도와 보호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202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이 9일 오후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자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경찰청은 14일 주요업무보고를 통해 오는 17일 수능 시험을 앞두고 총 1만506명의 경력을 배치해 운영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400개 시험장에서 치러지며 전년 대비 0.3%(1791명) 줄어든 50만8030명이 응시한다. 경찰은 수능 시험을 출제하는 강원도 속초의 출제본부(546명), 세종시의 인쇄본부(108명)는 물론 문답지 보관(988명)과 문답지를 시험 지구와 시험장까지 이송하는 과정(2986명), 시험장을 거쳐 답안지를 이송해 채점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모두 경력을 배치한다. 또 문답지 이송 과정에는 노선별 순찰차 1대(2명)를 지원하며, 문답지를 보관하는 84곳에서는 경찰관 2명을 고정 배치하고, 2시간에 1회씩 112 연계순찰을 실시한다. 시험 당일 각 시험장에서는 입실 시간대(오전 7시~8시 10분) 정문에 경찰관 2명을 고정으로 배치하고, 시험 중 주변 소음발생을 관리하기 위해 시험이 종료되는 오후 6시까지 112 연계순찰에 나선다. 또 시험 종료 이후에는 한꺼번에 몰릴 인파에 대비하기 위해 운집이 예상되는 장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경력을 선점 배치해두고 필요할 경우 기동대까지 지원한다. 아울러 경찰은 수능 이후인 이달부터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마지막 고등학교 겨울 방학 기간인 약 3개월간 청소년 선도·보호 활동도 추진한다. 이 기간은 청소년들이 술, 담배는 물론 각종 유해 환경에 놓이기 쉬운 때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7~2019년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검거된 학생 수는 수능·겨울방학 기간에만 평균 863명에 달해 학기 중(673명)과 비교해 28.2%나 많은 모습을 보였다. 이를 위해 경찰은 선제적으로 유해환경 밀집 지역을 파악하는 등 사전 예방 활동을 추진하고, 학교와도 협력할 예정이다. 학교를 통해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생활지도를 실시하고, 가정통신문 발송을 통해 안내와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또 각 지역의 실정에 맞춰 지역 사회는 물론, 청소년 비행대책협의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여기에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를 활용, 학교나 가정 등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위기 청소년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SPO 활동을 통해 발견한 위기 청소년을 지원기관 등에 연계해 맞춤형 선도·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시·도 경찰청, 시·도 자치위원회의 활동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포상하겠다”고 설명했다.
- 특수본 “용산소방서장, 공정한 수사 중…추후 직무유기 등 판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직무유기 혐의 등을 추가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총경)은 9일 오전 수사상황 브리핑을 열고 최 서장 관련,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증거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등에서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특수본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참사 발생 이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즉시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는 의혹을 바탕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 입건했다. 또 전날까지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등 소방 관련 시설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김동욱 대변인은 최 서장 입건과 관련,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된 내부 문건, 바디캠 현장 영상, 소방 무전 녹취록 등 그간 수사 상황과 증거를 종합해 입건한 것”이라며 “소방 대응 단계 발령 등과 관련해서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유기 등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엔 “추후 판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이후 신고가 이어졌을 때 ‘대응 2단계’를 제때 발령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실제 당일 현장 지휘팀장이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후 2단계 상향까지는 30분이 걸렸다. 3단계 상향은 11시 48분이었다. 당일 대응 2단계를 발령한 것은 용산소방서장이,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발령한 것으로 확인됐다.다만 최 서장 입건이 이뤄진 후 일반 시민들은 물론, 서울소방노조 등도 ‘무리한 수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전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논평을 내고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접수 후 가장 먼저 현장에서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특수본은 압수수색 후 그를 피의자로 입건해버렸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원칙적인 수사 중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사망자 이동 관련 지시를 포함,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거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고 강조했다.
- “물러서요, 타지 마세요”…‘지옥철’에 늘어난 안전요원 “의미있는 변화”
- [이데일리 황병서 권효중 조민정 기자] “지금 타면 안 됩니다. 다음 열차 이용해주세요.”8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지하철 5호선 공덕역 승강장. 형광색 조끼를 입은 지하철 안전요원이 지하철 스크린도어 앞에서 빨간색 지휘봉을 흔들며 잽싸게 타려는 사람을 막아섰다. 이미 열차는 만원인데다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이어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열차가 출발하자 안전인력은 반대편 스크린도어로 이동하며 꼬여 있는 줄을 정리했다.8일 오전 서울지하철 5호선 공덕역에서 질서요원이 역내 질서유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콩나물 시루’ 지하철, 안전요원 질서 유지‘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일상적인 밀집장소에도 안전사고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콩나물시루 같은 출퇴근길 지하철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서울교통공사는 지난 3일부터 출퇴근시간대에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역 23곳에 안전인력 260명을 배치했다. 경찰청도 지난 4일부터 출퇴근시간대 시내 주요 16개 역에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안전관리·질서유지 중이다. 이전에도 지하철 보안관과 사회복무요원 등이 질서유지를 위해 현장에 투입됐는데, 인력이 추가 배치된 것이다.이데일리가 7~8일 이틀간 출퇴근 이용객이 지하철역인 신도림역, 잠실역, 사당역 등을 돌아본 결과, 실제로 예전보다 많은 안전요원들이 지하철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에 배치된 안전요원들도 형광색 조끼를 착용하고 지휘봉을 든 채 연신 사람들을 향해 “뛰지 마세요”, “물러서세요”, “다음 열차 타세요”, “내리시는 분들 위해 조금만 벌려주실래요”라고 외쳤다. 이 역에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사당역은 워낙 사람도 많고, 장애인단체의 시위가 빈발했던 구간이어서 이전부터 주의를 갖고 지도해오던 역”이라며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위험하니까 안전요원이 나서 동선을 조정해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의 상황도 비슷했다. 안전요원들은 승강장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병목 지점에서 질서유지에 집중했다. 한 직원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도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이곳만 잘 관리해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지옥철’ 질서 관리 공감 속…“꾸준히 해야” 조언도8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는 지하철요원이 질서 유지에 나서고 있다.(사진=권효중 기자)출근길 지하철 이용객들은 당국의 이러한 조치를 대체로 반겼다. 특히 이태원 참사 직후라 안전사고에 민감해진 분위기도 있지만, 지금껏 불편을 겪어온 영향도 있었다. 공덕역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1)씨는 “아침마다 혼잡해서 힘들 때가 많았는데, 사람들도 이태원 사고에서 느낀 게 있는지 안내를 잘 따라주는 것 같다”며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모(27)씨는 “젊은 층은 그나마 인파 속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지만, 노인분들은 넘어지거나 위험할 수 있다”면서 “노인분들이 지하철 안에서 힘들어하는 것을 종종 봐서 적절하게 사람들을 분산시켜주는 노력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정모(77)씨는 “지금은 질서유지한다고 열심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흐지부지할 수 있다”면서 “생색내기가 아니라 계속해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다만 한 질서요원은 “‘내가 가겠다는데 당신이 왜 막냐, 늦으면 보상할 거냐’ 항의하는 분들도 있다”며 “예전보단 승객들이 자율적으로 질서를 지키려는 분위기이지만, 절서가 안전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좀 더 퍼졌으면 한다”고 했다.전문가는 안전요원들의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에 안전요원을 추가 배치해 관리한다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안전요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돼서, 좀 더 효과적인 관리가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 끝…“일상 돌아가야 하는데, 자신 없어요”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사고 후엔 지하철에서 몸을 옴짝달싹 못하고 답답함을 느낄 때마다 두렵더라고요. 아무 일 없던 듯이 또 만원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해야 한다는 게 화나고 울적해요.”(경기 군포의 30대 박모씨)‘이태원 참사’ 발생 일주일, 정부가 지정한 ‘국가애도기간’은 5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들은 우울과 불안 등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참사가 벌어졌고, 그 현장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과없이 광범위하게 퍼진 영향이다. 정부는 시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국가애도기간 이후에도 심리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쪽지를 적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둠스크롤링 계속…“쉽게 못 잊을 것”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6명을 포함해 총 35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은 내국인 희생자 130명 중 마지막 희생자에 대한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다. 공식애도기간 종료와 함께 서울 녹사평역광장 등을 제외한 합동분향소는 철거됐다.공식적인 애도기간은 지났지만, 매일 만원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출퇴근을 하는 등 일상을 마주해야 하는 시민들의 심리적 고통은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가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직장인 A(31)씨는 아직도 사고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그는 사고 당일 밤새 이어지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실시간 뉴스를 보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친구들이 무사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내 친구도, 나도 그 자리에 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아직도 자주 든다고 했다. A씨는 “의식적으로 SNS 접속을 줄이고,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일상적인 대화와 가벼운 농담을 나눈다”며 “현실과 멀어지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만 아예 멀어질 순 없으니 당분간은 완전히 잊어버리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추모를 위해 분향소 등을 방문했던 이들도 비슷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추모공간인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전날 찾은 박모(29)씨는 “헌화를 하고 추모 공간에 갔는데 붙어 있는 포스트잇이랑 메시지들 중 젊은 사람들 글씨가 눈에 많이 띄더라”며 “10대 때는 세월호를 겪었던 이들이 20대 때는 이태원을 겪게 됐다,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SNS, 뉴스 등에서 반복되는 이태원 참사 관련 소식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계속해서 보고 읽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0년 뉴욕타임스(NYT) 등은 ‘암울함’을 의미하는 ‘둠(doom)’과 화면을 아래로 내리는 ‘스크롤링(Scrolling)’의 합성어인 ‘둠스크롤링’을 이와 같은 행동을 일컫는 신조어로 소개한 바 있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지난주 내내 출근해서 집중이 안 될 때면 뉴스만 봤다”며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불안한 마음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불안·우울 지속시 심리 지원 받아야”정부는 직접적으로 사고와 연관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도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많다고 보고 대응할 방침이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정부와 각종 기관에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포함해 재난 심리지원 상담소, 마음안심버스 등 다양한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들이 유가족과 부상자를 대상으로 제공한 심리 지원은 현재까지 1979건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계속해서 유가족과 부상자뿐만이 아니라 목격자를 포함해 전국민 트라우마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부터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자들은 스트레스 자가진단, 심호흡과 복식호흡 등 안정화 기법에 관한 정보를 얻거나, 필요 시 상담을 받고 의료기관에 연결될 수 있다.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유가족, 부상자를 끝까지 지원하고 생활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여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