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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고발’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고발인 조사…“빠른 수사 촉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2020년 서해 인근에서 피살된 공무원 사건과 관련, 피살된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당시 인사들을 고발한 지 일주일여만에 첫 고발인 조사에 출석했다. 이들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 공작’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요구하려 고발을 결정했다며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2020년 서해에서 피살된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왼쪽)와 법률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오른쪽)가 1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인 조사를 위해 출석 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숨진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13일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된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래진씨는 출석 전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 당시 인사들에 대한 고소, 고발을 ‘정치 공작’이라 비판하는 이들에 유감을 표했다. 이씨는 “피해자인 제가 대통령실, 검찰, 감사원하고 편을 짜서 정치탄압, 정치공작을 한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정당당하게 감사를 요청했고, 피해자로서 실종 과정부터 최근까지 사건을 지켜봐 엄중한 조사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유족 측은 지난 6일과 7일에 걸쳐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을 고발했다. 6일에는 공용 전자기록 등 손상죄, 공무집행방해죄, 직권남용죄 등의 혐의로 △노영민 전 대통령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홍희 전 해경청장 △전현희 현 국민권익위원장을 고발했다. 유족 측은 이들이 당시 국정원, 국방부가 갖고 있던 첩보를 삭제키로 결정한 것으로 의심이 된다며 이를 통해 해경의 공정한 중간수사 발표에 영향을 주었는지 혐의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혐의가 확인되면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어 7일에는 피살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및 출석 요구를 위법하게 거부했다며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문 전 대통령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고발했다.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주 고발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조사가 이뤄지는데 이는 검찰이 수사 의지를 보여준 것인 만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피고발인들에 대한 조사, 수사 등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숨진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이라고 판단했던 당시 해경 수사 책임자 4명에 대한 조사를 지난 7월 착수했다. 지난달에는 문 전 대통령 측에 서면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서면 조사 요구에 대해 “무례한 행위”라며 거부했다.
- ‘머박’ ‘커여워’ 얼마나 아십니까…신구세대엔 소통의 벽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한국인인데 한국어가 왜 이렇게 어렵죠?”2030세대인 MZ세대에선 ‘맞춤법이 너무 어렵다’는 푸념이 잦다. 갖가지 줄임말과 신조어, 맞춤법 틀을 깬 ‘야민정음’ 등이 일상화하면서 기본적인 맞춤법에 글쓰기와 문해력에 이르기까지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늘고, 신구세대 사이엔 언어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9일 한글날 576주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올바른 한글 사용을 넘어 세대 간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언어가 제기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꾀해야 한다고 짚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신조어·야민정음, SNS 타고 ‘광범위’ 확산띄어쓰기를 포함한 맞춤법에 맞는 한글 표기는 성인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지난 2020년 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2244명을 대상으로 맞춤법 등 한글 표기에 어려움을 느끼는지를 물은 조사에서 59.8%는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띄어쓰기(64.6%), 맞춤법(62.6%). 높임말 표현(18.9%), 무의식적인 신조어 사용(10%) 등은 대표적인 어려움 요소로 꼽혔다.실제로 인터넷 발달 후 유행어, 신조어 확산은 더 빨라졌고 광범위해졌다. 이러한 용어를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흔히 사용하면서 생활 속 언어 습관 역시 바꾸고 있다.2016년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야민정음’은 유행의 중심에 있다. 비슷한 모양의 한글 자모를 이용해 단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명작’을 ‘띵작’으로, 강아지를 의미하는 ‘멍멍이’를 ‘댕댕이’, ‘귀여워’를 ‘커여워’ 등으로 표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야민정음은 온라인 커뮤니티뿐만이 아니라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등 자막, 마케팅(‘비빔면’→‘네넴띤’) 등에서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야민정음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 신조어는 MZ세대들에겐 소통을 위해 필요한 필수 도구이기도 하다. 대학생 이모(21)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카카오톡 등에서도 흔히 쓰인다”며 “모르려야 모를 수 없도록 많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문해력 논란에 불필요한 갈등… “소통장애 불러”이 떄문에 일상 속에서도 올바른 맞춤법 사용에 곤혹을 겪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잘못된 맞춤법 등은 학생들의 과제물, 취업 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를 거쳐 직장인들의 업무 문서에까지 쉽게 발견된다. 사람인의 조사에서 구직자 1196명 중 36.8%은 자기소개서에서 한글 표기를 틀린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직장인 응답자 1048명 중 68.2%는 ‘업무상 한글 표기 실수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직장인 김모(35)씨는 “회사 보고에 필요한 문서를 보면 문맥상 ‘뺏다’를 써야 하는데 ‘뺐다’로 쓰고, ‘들어나다’와 ‘드러나다’를 헷갈리는 등 기초적인 실수가 눈에 자주 띈다”고 말했다. 학부 조교를 맡고 있는 대학원생 양모(34)씨는 “기본적인 글쓰기 과제를 하더라도 ‘우리의’ 대신 ‘우리에’를 쓰는 등 사소한 맞춤법 실수가 자주 보여서 글쓰기보다 국어 과제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고 고개 저었다.단어와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문해력 논란도 자주 제기된다. 최근 온라인에선 ‘심심한 사과’란 표현을 놓고 문해력 논란이 불거졌다. ‘심심한 사과’의 ‘심심하다’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인데, 이를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의 ‘심심하다’로 오해한 이들이 나와서다. 3일간을 의미하는 ‘사흘’의 ‘사’를 숫자 ‘4’로 이해하고 ‘4일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 경우는 온라인포털 실시간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언어 사용의 주요 목적인 의사소통 방해로까지 문제가 번지고 있는 셈이다.전문가들은 시대에 따른 언어 변화는 당연하단 점을 인정하되, 소통에 초점을 둔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언어는 살아있기 때문에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들에게 ‘(신조어) 쓰지 말라’는 등 훈계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소통이라는 언어의 기능에 중점을 두고 새 어휘뿐만이 아니라 기존 어휘에 대한 학습 등 세대 간 소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 ‘비긴급 민원신고’ 182…“원스톱 처리율 80% 이상”[경찰人]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국민 모두가 112는 알아도 182는 모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은 덜 급한 민원을 해결하고, 현장 경찰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182는 오늘도 24시간 돌아가고 있습니다.”오대호 182 경찰민원콜센터 센터장(경정)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182 경찰민원콜센터’의 역할을 이렇게 소개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182 콜센터는 긴급 신고 전화인 112를 대신해 생활 속 비긴급 민원들을 받아낸다. 오 경정은 “국민께서 언제나 편하게,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오대호 경정 (182경찰민원콜센터장)◇ 민원 원스톱 처리율 80%…전문성 ‘자신’ 2005년 경위로 입직한 오 경정은 경찰청 혁신기획조정담당관실, 경기 평택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등을 거쳐 올해 1월부터 182 콜센터장을 맡고 있다. 182 콜센터는 긴급 신고 전화인 112를 대신해 일반 민원이나 교통 관련 범칙금과 과태료, 수사 문의 등 비긴급 민원 전담 처리를 위해 2012년 세워졌다. 오 경정을 포함한 경찰관 6명, 실제 상담 업무와 시스템 및 전산 관리 등을 하는 일반직 공무원 등 총 197명이 일하고 있다. 오 경정은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센터 개소와 함께해온 만큼 모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프로”라며 “경찰관들은 본청과의 업무 조율, 행정 업무 등을 처리하며 운영 쪽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182 콜센터의 성과도 상당하다. 지난 2019년 311만건이 넘는 상담을 처리했고 2020, 2021년에도 각 약 266만건, 239만건의 상담을 받았다. 2차 연결 없이 현장에서 상담 후 종결하는 ‘원스톱 처리율’은 80%가 넘는다. 설립 첫 해인 2011년 27%에 비해 괄목할 정도로 늘었다. 오 경정은 “한국표준협회의 KS 인증에서 콜센터 부문은 ‘처리율 75%’가 우수 인증 획득 기준으로 여겨지는데 이를 넘어섰다”며 “182 콜센터 시작 전에 각 시도경찰청의 민원정보처리센터로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한 번에 모아 효율화에 성공한 셈”이라고 했다. 오 경정은 이러한 성과의 공을 현장 상담관들에게 돌렸다. 상담관들은 오래 일한 만큼 자주 오는 질의응답 등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두고, 주요 정책 변화를 놓치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 오 경정은 “오랜 근속 덕에 노하우가 많고, ‘내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책임감이 돋보이는 분들”이라며 “교차로 우회전이나 모바일 운전면허증 등 시의성 있는 변화도 그때그때 반영해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오대호 경정 (182경찰민원콜센터장)◇ ‘감정 노동’ 힘들어도 보람…“새 기술로 더 도약”‘비긴급’ 민원으로 여겨지지만 182 콜센터는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때로는 112로 넘길 긴급한 사안을 골라낸다. 지난해에 182로 연락이 왔지만 ‘긴급’으로 분류, 112로 연결된 상담 건수는 4000여건이다. 오 경정은 “한 상담관이 ‘남자친구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이란 내용의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 음성이 계속 불안해서 물어보니 강간, 불법 촬영 등을 털어놔서 특별 수사팀에 연결한 적이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오 경정은 이처럼 182 콜센터의 업무에 보람이 크지만, ‘감정 노동’의 고충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른 콜센터도 마찬가지겠지만 182는 24시간 운영하다보니 주취자도 있고, 욕설을 하는 분도 있다”며 “지속적이고 악의적이라면 이용정지제도를 통해 7일간 통화를 막는 등 방침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182 콜센터는 인공지능(AI) 챗봇 도입 등 새 기술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오 경정은 “작년 말에 교통 벌점 등을 조회하는 업무를 자동응답시스템(ARS)에 맡겼더니 상담관 8명 분량을 해내더라”며 “노후화된 프로그램을 교체하고 민간 콜센터처럼 AI가 적용된 콜봇, 챗봇 등 서비스를 더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면 상담관들이 직접 맡는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