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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점거 사흘째…“생존권 보장 없다면 尹정권 대상 투쟁”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화물연대가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사흘째 점거 농성을 벌인 18일에 공공운수노조가 본사 앞에서 1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원청인 하이트진로가 직접 집단해고 철회, 손해배상 소송 취하 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기조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8일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화물연대 고공농성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 투쟁 승리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유가 폭등으로 인해 화물노동자들은 절박함을 위해 파업 투쟁에 나선 것”이라며 “운수회사 수양물류의 100% 지분을 갖고 있으며, 대표이사 역시 하이트진로의 고위직 임원이 맡고 있는 만큼 수양물류뿐만이 아니라 하이트진로가 책임을 지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경찰에 인원 1000명이 영동대교 방향 7개 차로 중 3개를 점거하겠다고 신고했다. 이에 경찰 역시 총 600여명의 경력 투입을 통해 대응을 예고했다. 결의대회는 예정대로 마무리됐지만 현장에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전 기자가 영상을 촬영하다가 공공운수노조의 항의를 받아 쫓겨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원청인 하이트진로가 운수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권 역시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자본, 기업을 비호하겠다고 한 순간부터 하이트진로는 노동자를 길로, 다리 밑으로, 이제는 광고판 위로 몰아냈다”며 “생존권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하이트진로 재벌뿐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대상으로도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류호정 정의당 의원, 국제운수노련의 노엘 코드 내륙운수실장 등도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고공 농성 중인 조합원 중 한 명인 김건수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2지회 조직차장이 전화를 통해 “고공에서 긴장감이 유지됨에 따라 체력적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면서도 “하이트진로와 공권력의 압박에도 불구, 여기까지 온 만큼 끝까지 싸우겠다”고 상황을 전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파업 97일째인 지난 16일부터 강남구 청담동의 하이트진로 본사 1층 로비, 옥상을 점거하는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본사 앞에는 조합원의 추락에 대비하기 위한 에어매트가 설치됐으며, 경찰과 구급차 등도 대기중이다. 현재 옥상에는 10명, 1층 로비에는 20여명의 조합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건물 외부에도 50~6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있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의 주류 운송을 맡는 물류 자회사 ‘수양물류’에게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이청, 청주, 강원 등의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주류 출고를 막는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조합원 11명을 대상으로 약 2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또 건물을 점거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거듭 퇴거 요청을 하고 있으며, 이날 강남경찰서에 공동건조물침입,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트진로 측은 “수양물류가 업무 이행 의사가 없고, 불법행위에 가담한 12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130여명을 해고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다만 협상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만큼 농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8일 고용노동부에 하이트진로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고, 농성 현장에선 전날까지 13차례에 걸친 교섭이 진행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은 농성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도 ‘고공농성 해결 촉구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직접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경찰, 한강서 실종된 20대 남성 숨진 채 발견…사인은 '익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은 뒤 한강에서 실종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오후 1시 52분쯤 한강 압구정 나들목 부근 입수 추정 장소로부터 240m 떨어진 지점에서 2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신원을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지난 15일 친구들과 술을 먹은 후 강물에 빠져 실종된 20대 남성 A씨와 일치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5시 16분쯤 한강 둔치에서 물에 빠져 실종됐다.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강남경찰서 실종팀, 한강경찰대, 소방, 헬기, 드론과 수중드론 등을 총 동원해 한강 유역을 합동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물 위에 신체 일부가 떠오르는 것을 강남경찰서 실종팀이 발견, 인양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으로 이송해 검안을 마쳤고, 지문 감정 등 결과에서 실종된 A씨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검안의 소견은 골절 등 외상이 없는 만큼 익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부검 여부는 그간 수사 사항, 유족 의견 등을 종합해 결정할 예정이다. 실종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친구 중 1명은 주변 행인에게 신고를 부탁했고, 다른 친구 1명은 A씨를 구하기 위해 한강에 들어갔지만 결국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실종 이후 한강에 들어간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함께 있던 친구 2명, 신고자 1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범죄 혐의로 볼 만한 정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농성 이틀째… 내일 대규모 집회 예고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16일부터 이틀째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및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현재까지 총 13차례 노사 교섭이 열렸지만, 아직 진전이 없어 점거가 장기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오는 18일에는 공공운수노조에서 1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철회 등을 요구하며 본사 옥상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전날 오전 6시쯤 서울 강남구의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진입, 1층 현관을 봉쇄하고 로비와 옥상을 점거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건물 옥상과 옥외 광고판에 ‘노조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 복직’이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경찰은 현재 1층 로비에 약 60여명, 옥상에 10여명의 조합원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건물 바깥에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하이트진로 불매를 선언하는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며 현장을 지키고 있다. 건물 앞에는 조합원의 추락 등을 대비하기 위한 에어매트가 설치됐다. 경찰과 소방 인력 등도 투입됐다. 이날 오후 2시쯤에는 서울경찰청 역시 현장을 찾아 현장의 업무방해 정도, 위험성 등을 점검했다. 1층 유리 문 등을 통해서는 ‘손해배상 취하하라’, ‘살고 싶다’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든 조합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소주 등 운송을 맡고 있는 물류 자회사 ‘수양물류’에게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화물연대는 유가 등의 오름세를 감안하면 운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앞서 이천, 청주, 강원 등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수양물류 소속 100여명 기사들은 재계약이 불발돼, 전날 본사 점거까지 이어졌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조합원 11명을 대상으로 2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며 맞대응했다. 또한 수양물류가 계약을 해지한 인원은 12명으로 화물연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계약 해지의 주체는 수양물류이고 불법행위 적극 가담자 12명에게만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며 “유류비 역시 매 분기 인상분이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협상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만큼 농성은 장기화할 공산이 있다. 이날까지 화물연대는 사측인 수양물류와 총 13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계약 주체인 수양물류뿐만이 아니라 원청인 하이트진로까지 나서 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18일 오후 2시쯤 하이트진로 본사 앞 도로에서 1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이와 더불어 같은 날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도 하이트진로 고공 농성 사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경찰국 폐지 공대본 “밀정의혹’ 김순호 경찰국장, 자진사퇴하라”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경찰국 폐지 공동대책본부(공대본)는 17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폐지와 함께 김순호 경찰국장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회 대응방안’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경찰국 폐지 및 정부조직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대본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는 과거 독재정부 내 치안 본부로의 회귀이고 경찰을 정치에 예속화시키는 개악”이라며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국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대본은 경찰 직장협의회와 경찰청주무관노조,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 등 일선 경찰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지난 16일 출범했다. 공대본은 경찰국의 폐지를 위한 국회 입법, 대국민 홍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공대본은 특히 과거 노동운동을 함께 한 동료를 밀고한 의혹을 받는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을 직격했다. 공대본은 “김 국장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과 조작 사건에 개입한 대가로 특채,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의심을 받아온 인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경찰국 신설을 졸속으로 강행한 데에 이어 밀정 의혹이 있는 김 국장을 무리하게 임명, 경찰 장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젊은 양심들과는 달리 ‘프락치’로서 성균관대 심산연구회 등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보고해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경찰국 폐지, 김 국장의 완전 사퇴와 함께 보안사와 기무사, 경찰 등 정보기관이 자행했던 당시 ‘녹화 공작’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녹화 공작 진실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공대본은 “과거의 비극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 모든 의혹이 명확하게 해소될 때까지 끊임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화물연대,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이틀째… 협상 장기화 전망도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운임 인상,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이 17일로 이틀째를 맞았다. 아직까지 물리적 충돌 등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협상이 제자리걸음이어서 점거가 장기화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17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을 경찰 인력들이 지키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전날 오전 6시께 서울 강남구의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진입해 1층 현관을 봉쇄하고 로비와 옥상을 점거하는 방식의 농성을 시작했다. 17일에도 건물 옥상과 옥외광고판에는 노조가 걸어 놓은 ‘노조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 복직’이라는 플래카드가 여전했다. 조합원의 추락 등에 대비하기 위해 건물 주변에는 에어매트가 깔려 있었다. 건물 주변에는 울산, 충남, 대구경북 등 전국 곳곳의 화물연대 차량, 하이트진로 제품의 불매를 선언하는 피켓을 든 화물연대 조합원 등이 서 있었다. 본사 1층 앞에는 경찰뿐만이 아니라 화물연대 노동자들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본사 건물 근처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등이 대기하고 있으며, 총 180여명의 경찰 인력과 소방 인력 등이 투입됐다. 현재 1층 정문으로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하이트진로 직원 등은 뒷문을 통해 최소 인력만이 출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조합원들과 경찰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소주 등 운송을 맡고 있는 물류 자회사 ‘수양물류’에게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화물연대는 유가 등의 오름세를 감안하면 운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앞서 이천, 청주, 강원 등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수양물류 소속 100여명 기사들은 재계약이 불발됐고,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조합원 11명을 대상으로 2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노조는 이에 기본 운임 인상, 손해배상 취하 등과 더불어 원청인 하이트진로 역시 협상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하이트진로 측은 수양물류가 계약을 해지한 인원은 12명으로 화물연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계약 해지의 주체는 수양물류이고 불법행위 적극 가담자 12명에게만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며 “유류비 역시 매 분기 인상분이 반영되고 있다”고 노조 주장에 반박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건 ‘노조탄압 분쇄’ 플래카드가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노조와 수양물류 측은 이날도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등에서 이견이 커 점거농성 사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점거를 풀기 위한 퇴거 등의 요청을 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협상을 계속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올해 봄 CJ대한통운이 본사를 점거한 전국택배노조에 그랬듯, 점거농성이 이어지면 하이트진로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노조를 고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화물연대는 오는 18일 하이트진로의 집단해고와 손해배상 소송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를 본사 앞에서 연다. 이와 동시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도 하이트진로 사태를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 “10분만에 땀 주룩”… 강남 구룡마을 수해복구 함께해보니 (르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끝이 없어요, 끝이… 비 온 건 순식간인데. 그래도 하나보다는 여럿이 함께 하니 더 낫네요.”15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앞에 자원 봉사자들이 수해 복구를 돕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광복절 연휴의 마지막 날인 15일 오전 둘러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은 지난 8일 폭우에 뒤집어쓴 흙더미를 다 씻어내지 못한 상태였다. 의용 소방대원과 함께 이날엔 국제구호단체 한국JTS(이사장 법륜스님)와 정토회에서 모인 자원 봉사자 100여명이 마을의 수해 복구에 팔을 걷어부쳤다.이날 오전 9시 무렵, 본지 기자도 자원봉사에 참여해 함께 마을 입구를 거쳐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마을 입구부터 폭우의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은 흔적이 역력했다. 집중호우에 뒷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며 구룡마을의 비닐, 합판 등 취약한 재료로 지어진 낡은 집들은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내렸다.폭우가 시작됐던 지난 8일로부터 일주일여가 지났음에도 복구 속도는 더뎠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도로가 좁아, 쓰레기차와 트럭 등은 입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고 봉사자들이 쓰레기와 잔해를 직접 차량 근처까지 날랐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봉사자들은 연신 땀을 닦았다.봉사자들은 마을 초입이자 저지대인 3구역의 한 집 앞에 한 줄로 늘어섰다. 좁은 길을 따라 ‘인간 띠’를 만든 이들은 겨울 연탄을 옮기듯 진흙투성이의 잔해와 기물을 옮기기 시작했다. 좁은 집에서는 망가진 살림살이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옷과 가방, 신발과 이불, 쪼개진 옷장, 옷걸이 등이 나오다가 이내 주방 도구, 철망이 나오는 등 두서 없이 쏟아져나오는 기물들은 모두 진흙범벅이었다.10여분도 채 지나지 않아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물 비린내, 온갖 쓰레기가 풍기는 악취에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봉사자들은 쉼 없이 손을 바쁘게 놀렸다. 종로구에서 왔다는 임모씨는 “어제 와서 오늘은 일이 덜 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늘도 똑같이 많다”며 “그래도 사람이 많으니 한결 걱정이 덜 하다”고 웃었다. 어머니와 함께 봉사하러 온 고등학생 A양(17)도 “실제로 와보니 정말 고생하셨을 것 같다”며 “그래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쌓여 있는 흙을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한 집이 얼추 끝나도, 곧 다른 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집 앞 입구를 막고 있는 흙을 삽으로 퍼서 마대에 담고, 흙이 가득 찬 마대 자루는 묶어서 제방처럼 쌓았다. 봉사자들은 “삽으로 빨리 퍼 담아줘요”, “중간 중간 큰 돌은 손으로 골라줘요”하며 더위와 악취 속 분투했다. 드디어 흙에 묻혀 아예 보이지 않던 바닥이 보이고, 막혀 있던 배수구가 드러났다. 한 봉사자는 “또 비가 올 수 있다는데, 이게 다시 막히면 말짱 도루묵이 되지 않겠냐”며 배수구에 박힌 돌 조각을 일일이 골라내고, 주변에 물이 넘치지 않게 턱을 쌓았다. 2시간여 작업 후 봉사자들은 물을 마시고 초콜릿 등 간식을 먹으며 한숨을 돌렸다. 구룡마을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잔해들을 둘러봤다. 주민 B(82)씨는 “목숨은 건졌어도 사람이 사는 게 아니다”며 “여기서 비가 더 오면 안 되는데, 남은 게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도 “도와준 분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구룡마을 긴급수해 복구 총괄을 맡고 있는 최기진 한국JTS 국내사업팀장은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아서 예상보다 가볍게 끝낼 수 있었다”며 “마을 주민들도 엄두나지 않는 일들을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연신 고마움을 보였다”고 했다. JTS를 통해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450여명의 봉사자들이 마을 복구를 도왔다. 최 팀장은 “JTS의 긴급 수해복구는 이날로 마무리되지만, 아직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은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19 재유행에 폭우… 우려 속 광복절 연휴, 도심은 '혼잡' [사회in]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방역당국이 이달 중 코로나19 재유행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광복절 연휴를 맞았다. 지난주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이어진 데에 이어 주말에도 전국 곳곳에선 비가 예보됐다. 비와 코로나19 등으로 우려가 많은 와중, 광복절을 맞아 도심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집중호우로 발생한 피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방역당국에 따르면 1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만 8714명을 기록했다. 전날(15만1792명)보다는 소폭 감소했고, 한 주 전 같은 날(11만2858명)과 비교하면 1.14배 많다. 정부는 이번 ‘6차 대유행’의 정점으로 이달 하순을 예상했고, 정점에는 일 평균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정점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광복절 연휴, 여름 휴가철 이동 등으로 인해 우려가 큰 만큼 방역당국은 검사와 처방, 진료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 ‘24시간 비대면 진료 센터’ 등의 점검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앞서 지난 한 주(8~12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방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서울 동작구 기준 1시간에 141.5㎜의 비가 내리고, 하루 기준으로는 381.5㎜가 내려 115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강남과 서초 일대에서도 비로 인해 하수도가 역류해 대로가 물에 잠기며 많은 피해를 낳았다. 여기에 제8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주말 사이에도 많은 비가 재차 예보됐다. 이처럼 폭우 이후 복구,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등 우려를 자아내는 요소가 산적해있지만 15일 광복절을 맞아 도심에서는 대규모 집회와 행사 등이 예고됐다. 이에 광화문 인근,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실 등 인근 구간의 교통 역시 통제될 예정이다. 연휴 첫 날인 13일에는 ‘8·15 추진위’ 등이 숭례문에서 집회 후 삼각지역까지 행진에 나선다. 이에 삼각지에서 서울역 방향 중앙버스차로는 일방 통행을 실시한다.14일엔 대한체육회의 달리기 행사로 오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청와대부터 국립중앙박물관까지 향하는 효자로, 세종대로, 한강대로 등에서 교통이 통제된다.이어 광복절 당일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전광훈 목사 등의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다. 이외에도 탄핵무효운동본부, 국본 등이 주최하는 ‘8·15 범국민대회’ 등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경찰 관계자는 “집회 당일에는 세종로터리에서 좌회전 및 유턴이 금지되고 직진만 허용될 예정”이라며 “행진 구간 주변에 교통경찰 400명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대로를 비롯해 도심권을 지나는 경우 가급적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 서초 폭우 속 맨홀서 실종된 남매… 50대 여성도 숨진 채 발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8일 서울 강남과 서초 일대에 내린 폭우로 인해 건물 맨홀 인근에서 실종된 남매 중 50대 여성이 12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119 특수구조대원 등이 폭우로 휩쓸린 실종자들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조현준 서초소방서 홍보교육팀장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서초구 릿타워 앞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 11일 오후 10시 27분쯤 반포 수난구조대가 서울 동작구 동작역 인근 반포천에서 실종된 여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함께 실종된 남동생이 지난 10일 발견된지 하루 만의 일이다. 앞서 지난 8일 남매 사이인 5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강남 효성해링턴타워 인근의 하수구 맨홀에서 실종됐다. 당시 폭우로 인해 하수도 역류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급격히 물이 불어나 맨홀 아래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조 팀장은 “전날 반포천에서 수난구조대가 총 4차에 걸쳐 수색을 실시했고, 최종 수색인 오후 10시 수색을 시작했고 반포 수상 오토바이로 이동하던 중 반포천 하류가 끝나는 부근인 동작교 상류 100m 지점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실종된 여성은 반포천 상류의 나뭇가지 등에 걸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사고 발생 초기에는 맨홀 아래 급류로 인해 구조대의 직접 진입이 어려웠다. 소방에 따르면 초기 맨홀 아래 급류의 유속은 1.9노트로 측정됐는데, 통상 1노트 이상이면 구조대원이 직접 내부에 진입해 수색하는 방식이 불가능하다. 이에 지난 9일에는 수중 로봇을 투입해 맨홀 아래를 수색했고, 10일부터는 물이 많이 빠져 현장에 직접 잠수복을 입은 구조대를 투입했다. 또 실종자들이 반포천을 따라 한강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반포천 일대 역시 수색했다. 소방은 같은 지점에서 실종된 남매가 각각 다른 지점에서 발견된 이유에 대해 맨홀 내부 우수관 경로의 차이, 체격 차이 등으로 인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맨홀 아래 우수관은 하나로만 된 것이 아니고 분기가 많다”며 “남동생은 분기되는 지점에서 체중이 여성보다 많이 나가 중간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고, 누나는 체중이 덜 나가는 만큼 더 휩쓸려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하루에만 많은 비로 인해 서초 관내에서는 총 4건(강남빌딩 지하주차장, 효성해링턴타워 인근 맨홀, 릿타워 지하, 코트라 빌딩 지하)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강남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남성은 전날 숨진 채로 발견됐고, 맨홀에서 실종된 이들은 이날로서 모두 발견됐다. 또 소방은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릿타워 지하주차장에 대한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이중 염곡동 코트라(KOTRA) 빌딩 지하의 경우 전날 최종적으로 실종된 이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이날 브리핑이 진행된 릿타워 역시 배수 작업이 진행중이다. 조 팀장은 “릿타워는 지하 2층까지 배수가 완료됐고, 오늘 지하 3층이 완료되면 구조대를 투입할 것”이라며 “실종 신고가 접수된 만큼 사람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 인명 검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소방은 우천 시 맨홀 뚜껑 등이 수압으로 인해 쉽게 열리는 만큼 주의를 당부했다. 조 팀장은 “맨홀 사고는 초반 급류로 인해 빠른 수색·구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물이 차오른 경우에는 아래에 맨홀이 있을 수 있으니 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폭우로 인해 맨홀 아래 물이 불어나면 수압 등으로 인해 뚜껑이 쉽게 열릴 수 있다”며 “육안으로 맨홀을 확인할 수 없다면 일단 기다리고, 함부로 이동을 하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서초구 폭우로 지하주차장서 실종된 4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 8일 서울 강남과 서초 일대에 내린 폭우로 인해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11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소방 측은 관내 추가 실종자들을 찾을 때까지 배수와 수색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119 특수구조대원 등이 폭우로 휩쓸린 실종자들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조현준 서초소방서 홍보교육팀장은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초구 강남빌딩 앞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후 3시 20분부터 구조대를 내부에 투입, 인명 검색을 실시하던 중 오후 3시 24분쯤 실종된 4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방은 경찰 등과 함께 A씨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고 병원에 이송을 마쳤다.A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 59분쯤 서초구 강남빌딩의 지하 2층에서 주차된 자신의 차량을 확인하던 중 폭우로 인한 급류에 휩쓸려 지하 3층까지 내려간 뒤 실종됐다.신고를 접수 후 출동한 소방은 발전기차, 펌프차 등을 동원해 지하주차장의 배수 작업을 이어왔다. 배수 작업 초반에는 펌프 등 장비가 부족해 배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구조대가 직접 진입하기 어려움을 겪었다. 조 팀장은 “신고 접수 이후 배수를 이어와 전날 오후 7시 50분쯤 고무보트를 활용한 구조대 진입이 가능해졌다”며 “지하 2층에서 3층으로 내려가는 부근의 방화 셔터를 확인했고, 이날 12시 52분쯤 셔터를 제거 후 구조대가 들어간 지 4분여만에 A씨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발견된 지점은 방화 셔터 앞 약 10m 지점이다. 조 팀장은 “배수 작업으로 인해 셔터가 내려간 것이 아니고, 폭우로 인해 소방시설 등이 오작동을 일으켜 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물이 성인 허벅지~허리 정도 높이까지 줄어들었을 때 구조대가 진입했고, 방화 셔터를 지나 검은색 차량 부근에서 A씨를 바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에만 서울 강남·서초 일대엔 폭우로 인해 하수도 역류 현상 등이 일어나 급격하게 물이 불어났고, 이로 인해 총 실종 사건 4건이 발생했다. 강남빌딩뿐만이 아니라 △서초구 릿타워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 △염곡동 코트라(KOTRA) 빌딩 지하에서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실종 의심 신고 △강남 효성해링턴타워 인근 맨홀에서 50대 여성, 4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중 효성해링턴타워 인근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은 지난 10일 서초 래미안아파트 정문 버스정류장 부근 맨홀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코트라 신고 건은 방문자 신원 등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지난 10일 실종된 이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소방은 나머지 실종 건에 대해서도 배수 작업과 더불어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기준 강남빌딩을 포함, 릿타워 등 빌딩 지하의 배수작업 진행율은 약 45% 수준이다. 맨홀 역시 동작 특수구조대 등이 투입돼 구간별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조 팀장은 “맨홀 실종자의 경우 세부적, 구역별로 나눠 시간대별로 직접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며 “초반에는 맨홀 내부 급류가 세서 진입이 어려웠지만, 현재는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내부 검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폭우 속 서초구서 실종된 4명, 수색 난항…“맨홀 아래 진입해 수색 중”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지난 8일 내린 폭우 속에 실종된 4명을 찾기 위한 소방당국의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실종자가 발생했던 서초구 강남빌딩 지하주차장에서 10일 소방 차량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조현준 서초소방서 공보교육팀장은 10일 오후 서초구 강남빌딩 앞에서 열린 오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80여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동시다발적 구조·출동을 통해 소방력을 분산, 현장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강남빌딩에서 배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서울 강남·서초 일대엔 폭우로 인해 하수도 역류 현상 등이 일어나 급격하게 물이 불어났고, 이로 인해 실종 사건 4건이 발생했다. 오후 10시 59분쯤엔 서초구 강남빌딩의 지하주차장에서 남성 A(40)씨가 지하 2층에서 주차된 차량을 확인하던 중 폭우로 인한 급류에 휩쓸려 지하 3층까지 내려간 뒤 사라졌단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접수 후 즉시 용산소방서의 지휘차가 출동해 현장 대응에 나섰고, 당시 서초구 관내에서 다른 현장 구조작업을 하고 있던 서초 지휘차 역시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빌딩 근처에 발전기차, 펌프차 등을 두고 배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소방과 구청 등 총 62명, 장비 23대가 동원돼 배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같은 날 △서초구 릿타워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 △염곡동 코트라(KOTRA) 빌딩 지하에서 ‘사람이 있는 것 같다’는 실종 의심 신고 △강남 효성해링턴타워 인근 맨홀에서 50대 여성, 4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다만 아직까지 현장 배수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직접적인 구조 작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건물 지하주차장, 맨홀 아래 등은 수몰 차량, 오물 등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렵고 위험이 있는 만큼 직접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의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방 측에 따르면 현재 강남빌딩의 배수는 지하 2층은 완료됐지만, 지하 3층은 진행 중으로 진척률은 약 25% 수준이다. 조 팀장은 “지하주차장 잠수를 통해 인명구조를 하려고 했는데 현재 차량이 떠다니고 있고, 오물 등도 많아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며 “최대한 빨리 부족한 수중 펌프 등을 지원받아 배수 작업에 집중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족한 장비는 서초구청, 서울시 등에 지원 요청을 했고 최대한 빨리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만큼 배수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맨홀 실종자 등에 대한 수색에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방 뚝섬수난구조대 등은 전날엔 수중 로봇을 투입해 9개 지점 맨홀에 대한 수색을 완료했다. 반포수난구조대는 한강(동작~한강대교) 일대를 수색하고, 반포천 일대 수변에도 도보 수색을 벌였다. 이날에는 내부 물이 다소 줄어들어 내부 진입이 이뤄졌다. 조 팀장은 “맨홀 내부는 급류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초반에 진입이 어려웠다”며 “실종자가 반포천, 한강 등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변 수색도 실시했지만 실종자 분들이 어디까지 흘러갔다 말씀 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진입을 통해 수색 중이고, 반포천 역시 수위가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흙탕물 등이 남아 있는 상황인 만큼 최대한 빠른 수색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전통시장 할퀸 ‘수마’…“폭우에 떠내려간 냉장고, 보이지도 않네”(르포)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큰 차도 들어와야 하고, 인력도 더 필요한데… 복구가 늦어질 것 같아요.”이틀 전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던 서울 동작구의 전통시장인 남성사계시장은 10일 복구가 한창이었다. 곳곳에 쌓인 토사와 쓰레기, 시장 기물과 집기 등으로 길은 지나가기조차 어려웠다. 상인들은 망연자실하고 허탈해하면서도 물을 쓸고 기물을 닦는 손을 멈추지 못했다.10일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모습. 폭우에 밀려나온 쓰레기, 기물 등이 쌓여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이날 이데일리가 돌아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은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지하철 이수역과 가까운 시장 입구에서부터 상인들뿐만이 아니라 민방위, 군사경찰 조끼를 착용한 이들이 인도와 차로로 밀려 나온 쓰레기, 기물 등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쪽인 시장 ‘봄길’, ‘가을길’ 등 초입 구간은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아 피해는 주로 이 곳에 집중됐다. 시장 내 점포 곳곳에서는 입간판, 냉장고, 진열대 등이 물에 쓸려 내려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족발집 냉장고와 식재료, 금은방 진열대, 순대국집 입간판 등 점포와 업종 상관없이 온갖 기물들이 한 데 뭉쳐 더미를 이뤘다.상인들은 가게 내에서 물을 쓸어내고, 간신히 살려낸 기물들을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냉면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가게 앞에서 냉장고의 남은 육수 등을 정리하고, 그릇을 하나하나 물로 씻어내고 있었다. 박씨는 “이래서야 언제 장사를 다시 시작하겠냐”고 중얼거리면서 쉼없이 손을 놀렸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A씨는 “그저께 가게 냉장고가 물에 둥둥 떠 내려갔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며 “오늘은 또 그게 어디에 갔는지 모르겠어, 보이지 않는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고지대에 위치한 점포들은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시장은 온전한 상태라고 할 수 없었다. 상인회 관계자는 “저지대, 지하와 골목 사이길 등의 점포들 피해는 정확히 파악이 어려울 정도”라며 “약 50% 정도만 오늘 영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복구에 한창이기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10일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상인들이 침수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실제로 전날에도 비가 내렸기 때문에 복구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부터 시장 인근의 동작구 사당2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복구 인력이 필요한 점포들이 인력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부스,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신청할 수 있는 부스가 함께 마련됐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을 비롯한 구청 관계자들, 동작구가 지역구였던 나경원 전 의원 등도 현장을 돌아보며 상인들로부터 애로 사항 등을 들었다. 구청 관계자에 봉사자들, 상인들까지 얽혀 시장 길은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시장 상인과 상인회 관계자들 등은 빠른 복구를 위해선 구청 등의 지원과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용희 남성사계시장 상인회 사무국장은 “상인들 중에서는 기물 청소를 위해 큰 차량을 투입하고, 깨끗한 물을 끌어다가 쓸 수 있는 펌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구청 등 지자체 차원에서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물폭탄' 맞아 아수라장 된 강남 일대… 빗속 복구작업 한창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전날 시간당 9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던 서울 강남, 서초 등 일대는 9일에도 비가 계속됐다. 도로 곳곳에는 침수된 차량들이 그대로 놓여 있어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전날 ‘물난리’를 짐작케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되었던 침수 피해 장소들도 복구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9일 실종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의 한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소방 인력들이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9일 이데일리가 돌아본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일대는 전날 폭우로 인한 흔적이 역력했다. 전날 오후 8시 기준 서울의 시간당 강수량은 90㎜가 넘었고, 이로 인해 주변 하수가 역류하면서 강남 서초대로, 강남대로 등 대부분 큰 도로들은 물난리를 겪었다. 전날 물이 흘러들어온 서울 지하철 삼성역, 강남역, 신논현역 등 역사들은 복구가 완료됐다. 그러나 도로는 사정이 달랐다. 도로 위에는 전날 침수된 차량들이 그대로 방치된 상태였다. 특히 서초대로 일대에는 승용차뿐만이 아니라 버스 등도 도로를 가로질러 놓여 있었고, 밀려난 차량이 인도까지 침범하기도 하는 등 위험한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일대 차량들은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인도 역시 토사와 쓰레기, 고여 있는 빗물 등으로 인해 통행이 쉽지 않았다. 이에 이날 출근에 나선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수원에서 출발해 신논현역으로 가는 경기도 광역버스를 타는 차모(41)씨는 “2층 광역버스 등도 사람이 가득 차있더라”며 “혹시라도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근 시간을 늦춰주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고, 20분 정도 늦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귀가를 하지 못해 회사 혹은 회사 인근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 9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상가 지하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인근 상가 등도 모두 피해 복구에 한창이었다. 빌딩 지하 주차장에는 펌프, 양수기 등이 설치돼 물을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상인들은 빗자루와 대걸레 등을 들고 직접 가게의 물을 쓸어내는 청소에 열중이었다. 서초구 진흥아파트의 한 상인은 “상가 지하 1층에도 가게들이 많고 영업하는 곳이 많은데 이제는 들어갈 수조차 없다”며 빗자루로 연신 물을 쓸어냈다. 가게 앞에서 깨끗한 물로 토사를 씻어내던 다른 상인 역시 “오전 장사뿐만이 아니다, 오늘 하루는 물론이고 내일도 장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려졌던 강남 곳곳의 침수 장소에서도 전날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날 천장에서 물이 샌 것으로 알려진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은 이날 복구를 마쳐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기 위한 통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도서관 바로 앞 카페는 문을 닫은 채로 내부 점검에 들어갔다. 9일 서울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 천장의 떨어지는 빗물을 받기 위한 통이 놓여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전날 급격하게 불어난 물로 인해 서초구 관내에는 실종자도 발생했다.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초구 관내에선 총 4명의 실종자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이들은 지하상가 통로, 지하주차장 등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가 발생한 강남역 인근의 한 빌딩에서는 소방차 여럿이 지하주차장에서 물을 연신 퍼내고 있었다. 이 건물은 지하 6층, 지상 21층 규모다. 전날 오후 10시 57분쯤 이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성인 남성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건물 관리자는 “전날 비로 인해 거의 세단 승용차 백미러 높이까지 물이 잠겼다”며 “어제 실종된 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차를 빼려다가 휩쓸릴 뻔 한 모습도 봤다”고 전했다. 현장 소방 관계자는 “10여년 전 ‘우면산 산사태’ 때만큼 비가 많이 온 것 같다”며 “지금도 비가 계속 내리는 중인 만큼 물을 완전히 빼는 데에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10일에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300㎜가량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