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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로, 지난해 매출액 600억 돌파…견고한 성장세
  • 엠로, 지난해 매출액 600억 돌파…견고한 성장세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기업용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엠로(058970)(대표 송재민, EMRO)가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최대 매출액을 꾸준히 경신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엠로가 24일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631.7억 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0억 원을 돌파했다. 4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174억 원을 기록해 분기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4분기 기술 기반 매출액은 전분기 보다 2.2% 늘어난 54억 원으로, 이 중 고객사로부터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기술료(라이선스 로열티)와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료가 각각 전분기 대비 9.7%, 13.5% 증가한 25.9억 원, 12.5억 원을 달성하며 올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재편으로 체계적인 공급망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면서 엠로는 지난해 방산, 부품·소재, 이차전지, 철강,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 내 대표 기업들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회사 및 해외 법인으로도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를 확산하고자 하는 대기업들의 수요까지 더해지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2023년 영업이익은 통합 공급망관리(SCM) SaaS 플랫폼 개발비 및 글로벌 사업 인력 충원 등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 확대와 개발자 인건비 상승으로 전년 대비 28.1% 줄어든 46.6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023년 5월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293억원 규모의 파생금융상품 평가손실 영향으로 마이너스(-) 264.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단순 회계 상의 손실이다. 엠로는 2024년을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삼성SDS, 오나인솔루션즈(o9 Solutions)와 함께 통합 공급망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CM SaaS) 플랫폼 막바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통합 SCM SaaS 플랫폼을 출시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을 진행하며 글로벌 SCM 소프트웨어 시장 선점을 위한 담금질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구매업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AI 소프트웨어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엠로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4에 삼성SDS와 함께 참여해 국내외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기반의 구매 공급망관리 솔루션 SRM SaaS를 소개했으며, AI 기술을 활용해 품목별 최적의 구매 유형을 추천하고 구매요청부터 견적 검토, 계약, 주문에 이르는 구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Auto-PO(구매자동화) 기능을 시연한 바 있다. 엠로 관계자는 “2024년은 엠로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삼성SDS, 오나인솔루션즈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SCM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01.24 I 김현아 기자
  • [마켓인]실적악화·구조조정 매물 쌓이는 중견가전업계...인수 시너지는?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위니아(071460)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데에 이어 SK매직도 가전 사업 일부 매각에 나서면서 중견가전업계의 변동이 예고됐다. 실적 부진과 유동성 위기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힘쓰겠단 전략이다. 다만 가전 사업의 메리트가 낮아진 상황이라 매각 성공 여부와 인수 시너지에는 의문이 뒤따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가 인수합병(M&A)을 공식화하고 공개 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매각은 제 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로 이뤄지며 위니아와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4월까지 투자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 위니아는 지난해 10월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M&A를 탈출전략으로 삼고 있다. 회생절차 종료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신속하게 M&A를 진행해 영업활동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를 포함한 계열사 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대유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현금 확보를 위해 골프장 몽베르CC를 매각하고 대유위니아타워 R&D센터와 위니아전자 멕시코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위니아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는 한때 경동그룹이 언급됐다. 경동그룹이 위니아의 기술력에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는 이유 때문이다. 과거 대유위니아그룹은 경동나비엔(009450)이 위니아 출신 연구원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핵심 기술을 빼앗았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경동그룹이 위니아가 아닌 SK매직의 주방가전 영업권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위니아 인수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069960)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위니아의 기술력이 아닌 시장 전체의 침체로 새 주인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전사업 시장이 현재 포화 상태에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위니아의 경우에도 지난 2022년 7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적자로 전환한 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도부터 매각 이야기가 흘러나온 SK매직도 결국 경동나비엔에 주방가전 일부 품목의 영업권을 매각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SK매직도 수익성이 악화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2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3.9%로 줄어든 58억원이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에 영위하던 공기질 관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겠단 계획이다.다만 주방가전시장이 위축된 시기적 상황에서 업에 전문성이 부족한 경동나비엔이 수익성 증대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까닭에 이번 인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주방가전시장에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할 수 있지만 공기질 관리 사업의 경우에는 2006년부터 영역을 확대해오고 있다”며 “주방가전은 공기질 관리 시스템을 이루는 한 축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가전업계나 가구업계 등 관련 업계들의 매출도 연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중견가전업계의 경우 그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1.23 I 송재민 기자
'뉴 스페이스' 시대 왔다…우주항공 투자 VC들 '방긋'
  • [마켓인]'뉴 스페이스' 시대 왔다…우주항공 투자 VC들 '방긋'
  • 지난해 12월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서 군 주도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뉴 스페이스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되면서 발 빠르게 우주항공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벤처캐피탈(VC)들의 회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과거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올드 스페이스’ 때와 달리 민간 기업이 직접 우주 개발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우주 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주항공 산업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우주 산업 영역 스타트업에 대한 VC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판 나사’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주목도는 더 커졌다. 특히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거론되면서 이들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VC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민간기업 중 최초로 발사체 ‘한빛-TLV’ 발사에 성공한 우주발사체 스타트업으로 누적 7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7월 진행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에서 약 2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이노스페이스는 국내 우주 스타트업 1호 상장사 컨텍(451760)의 뒤를 이을 후발주자로 손꼽힌다. 프리 IPO를 리드한 IMM인베스트먼트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은 물론 기존 투자사인 퓨처플레이,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등이 회수를 기다리고 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소형 우주발사체 전문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적 투자금은 470억원대로 메이슨캐피탈,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의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74090) 투자 사례도 우주항공 산업이 미래 핵심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최근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프리 IPO로 참여했던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약 13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이스X의 협력업체로 주목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로 항공정비(MRO) 사업과 우주 발사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 우주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우주경제 마중물이 되어줄 정부 출자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 정부가 뉴스페이스투자지원사업을 통해 조성한 국내 최초 우주 모태펀드인 뉴스페이스펀드는 총 100억원 규모로,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펀드 조성 이후 발사체와 인공위성에 쓰이는 유체 제어 부품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페이스솔루션에 첫 번째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국의 2027년까지 총 500억원 규모 이상의 펀드를 조성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에 따라 VC들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주산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산업임은 물론 아직 국내 시장이 크지 않아 투자처를 찾는 데에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라며 “국내 우주산업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려면 투자 활성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01.22 I 송재민 기자
스톤피크, 신임 한국총괄 회장에 안성은 도이치뱅크 한국 대표 선임
  • 스톤피크, 신임 한국총괄 회장에 안성은 도이치뱅크 한국 대표 선임
  • 안성은 스톤피크 신임 한국 총괄 회장 내정자. (사진=스톤피크)[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인프라 및 실물자산 전문 세계적인 대체투자 운용사 스톤피크는 신임 한국총괄 회장에 안성은 도이치뱅크 한국 대표를 내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안성은 회장 내정자는 최근까지 도이치뱅크에서 10년 넘게 한국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며 한국 대표와 한국 투자은행 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이들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는 동안 1500억 달러 이상의 국내외 인수합병(M&A) 거래를 자문했으며 한국의 대기업, 금융기관 및 정부기관이 해외 자본시장에서 채권 및 주식 발행을 통해 3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르 나그디 스톤피크 선임 매니징 디렉터는 “스톤피크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는 이 때에 안 회장 내정자가 합류하게 돼 무척 기쁘고 든든하다”며 “30년 이상 경력을 갖춘 안 내정자는 업계에 두루 걸쳐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존경받는 비즈니스 리더로 그의 뛰어난 전문성은 스톤피크가 한국사업 현장에서의 업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투자처 발굴과 관리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는데 큰 가치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은 스톤피크 신임 한국총괄 회장 내정자는 “스톤피크가 그동안 아태지역에서 성실히 사업을 확장해 가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재생에너지부터 교통 및 물류, 디지털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인프라 투자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스톤피크의 투자 전략을 알아 가면서 이 기회들을 획득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스톤피크 팀에 합류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이 지역에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스톤피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2023년 4분기에는 싱가포르에 분사를 둔 글로벌 인프라 및 실물자산 개발 및 운영기업인 AGP 서스테이너블 리얼에셋 뿐 아니라 괌에서 광대역·무선·데이터 센터 및 해저 케이블 랜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인프라 선두기업 GTA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호주에서의 첫 번째 투자로 질롱포트 지분 70%를 인수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스톤피크는 딜 클로징을 앞둔 투자 건을 포함해 아태지역 12곳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12개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에는 AGP 서스테이너블 리얼에셋과 질롱포트를 포함해 ▲시네라 재생에너지 ▲피크에너지 ▲그린피크 ▲디지털 엣지 ▲MID C ▲GTA ▲리니지 로지스틱스 ▲린켐 ▲씨픽 등이 있다. 한편 스톤피크는 인프라 및 실물자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선도적인 대체투자 운용사로 약 579 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스톤피크는 전 세계 경기방어적 성격의 물적자산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하방 보호와 강력한 위험 조정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와 포트폴리오 기업을 위한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
2024.01.22 I 송재민 기자
상장 문턱 넘기 힘든데...VC들이 계속해서 문 두드리는 이유
  • 상장 문턱 넘기 힘든데...VC들이 계속해서 문 두드리는 이유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벤처캐피탈(VC)들의 상장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신뢰도 장사’가 가장 중요한 VC에게 투명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격증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정된 정보 공개로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주주환원책도 미미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1세대 VC HB인베스트먼트는 25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1999년 설립해 업력 20년을 넘긴 HB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 619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VC 중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가 이번에 상장에 성공하면 지난해 LB인베스트먼트(309960)와 캡스톤파트너스(452300)의 뒤를 이어 코스닥에 입성하는 VC가 된다. 실제 VC들이 상장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대부분 투자위험요소와 추후 펀드결성, 예상 수익창출 시점 등의 지점에서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으며 몇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친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어려운 업계 특성상 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투자 수익 등을 명확하게 알릴 수 없고 펀드 운용 성과나 규칙에 따라 성과가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VC들은 상장을 앞두고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대표적인 기업들을 내세우지만 투자 성과가 100% 수익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혁신적이지만 매출과 담보 부족으로 자금 조달이 힘든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업계 특성상 ‘위험 자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VC는 실적과 기업가치의 변동성도 크다. VC들은 상장을 앞두고 투자한 기업들 중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를 내세우며 투자 역량을 자랑하지만 펀드를 통해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성과가 100% 수익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C들이 지속적으로 상장의 문을 두드리는 건 출자자(LP)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VC들이 상장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 때문으로 보인다”며 “LP들한테 운용 능력을 어필하려면 어느정도 검증된 곳이라는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상장한 VC가 19군데인데 이들과 경쟁해서 출자금을 따내려면 비슷한 자격은 갖춰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상장을 통해 공모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으로 운용자산을 확대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을 가진 VC들도 있다. 벤처투자 혹한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VC 업계에서도 AUM이 크고 투자실적이 좋은 상위 벤처기업에만 돈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공고해지고 있다. 신규 출자자를 유치하거나 기존 LP들의 출자를 끌어내려면 펀드의 규모를 키워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상장을 선택한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상장에 나서려는 VC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VC들의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LP들의 출자를 유치하기 위해 신뢰도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 같다”며 “이미 상장한 VC들도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VC에 성공 비결을 공유하는 등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4.01.20 I 송재민 기자
프랭클린템플턴, "신흥국 채권에 투자 기회 온다…한국 기술 사이클 회복세"
  • 프랭클린템플턴, "신흥국 채권에 투자 기회 온다…한국 기술 사이클 회복세"
  • 만라즈 세콘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프랭클린템플턴)[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2024년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을 움직일 요인으로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금리 정점에 대한 확신 ▲역사상 최저점에 다다른 중국 경제 등을 꼽았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올해 내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될 선거와 여러 지정학적 요인들이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높아진 금리와 둔화된 성장세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며 수익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글로벌 주식과 관련해서 기업·가계·은행의 견조한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이익 성장·저축액 증가·관리 가능한 수준의 무수익여신(NPL)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만라즈 세콘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제외 글로벌 주식과 신흥국 시장, 그리고 소형주를 선호한다”며 신흥국 주식과 관련해 “역사상 가장 빠른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중 하나를 지나고 있음에도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은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 수십년에 걸쳐 이뤄진 개혁, 견고한 내수 소비, 우량한 재무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과 대만은 기술 사이클이 더욱 우호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올해 기업이익이 크게 성장하며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유럽 증시는 장기 평균을 하회하는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심리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과 금리 인상의 후행 효과가 유럽의 기업 및 가계 재정에 부담을 주면서 부진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글로벌 채권 시장과 관련해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소닐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CIO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발표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주식 시장 강세를 불러왔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역시 10월 중순 5%에 육박한 이래 1%포인트나 하락하게 만들었다”며 “금융 여건이 이미 상당히 완화된 상황에서 시장 랠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결정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이전보다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채권 자산 중에서는 신흥국 채권에서 국가별로 다양한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콜라스 하딩엄 프랭클린템플턴 채권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볼 때, 신흥국 하이일드가 미국 국채보다 매력적인 스프레드와 낮은 민감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해당 섹터에 많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됨에 따라 신흥국 하이일드 자산군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며, 신흥국 현지통화 표시 국채의 경우 수익률이 낮은 아시아보다 라틴아메리카와 동유럽을 주목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시장과 관련해선 올해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지만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닉 랭글리 프랭클린템플턴 스페셜리스트 투자 매니저 겸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은 미국의 경기 침체를 약 15%의 확률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경기 사이클 상 현 시점에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 한 해는 빅테크 종목이 시장을 이끌었지만 인프라 자산은 포트폴리오에 안정감을 더해줌으로써 장기적으로 강력한 수익 잠재력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2024.01.19 I 송재민 기자
'글로벌 큰손'의 첫 번째 한국 투자…마이리얼트립에 756억원 몰렸다
  • '글로벌 큰손'의 첫 번째 한국 투자…마이리얼트립에 756억원 몰렸다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여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마이리얼트립이 국내외 투자사들을 통해 총 75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투자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프랑스의 코렐리아캐피탈, 파텍파트너스, 미국 밴더빌트 대학 등을 비롯해 국내 SV인베스트먼트, 삼성증권이 참여했다. 또한 IMM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주주도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코렐리아캐피탈의 경우 이번 마이리얼트립 투자가 한국에 투자하는 첫 번째 사례다. 코렐리아캐피탈은 유럽의 여행 관련 유니콘 기업인 겟유어가이드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번 자금 확보를 통해 기본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인 패키지 서비스와 기업간거래(B2B) 영업 등에 전념할 계획이다. 또한 마이리얼트립은 추가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으로 이번 라운드의 자금 유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팬데믹 이후에만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여름 월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한데 이어 연간 1조원 거래액을 기록, 올 1월에는 1400억원의 거래액과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우리의 사업 성과와 높은 성장성을 믿고 계속해 후속 투자를 집행하는 기존 주주들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 투자 회사들의 관심과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최고의 여행 슈퍼앱으로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항상 그래왔듯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01.19 I 송재민 기자
'빅딜' 쏟아지는 제약·바이오…이종간 결합 결과는 물음표
  • [마켓인]'빅딜' 쏟아지는 제약·바이오…이종간 결합 결과는 물음표
  • 왼쪽부터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연초부터 산업계와 제약·바이오업계 간 빅딜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과거 인수합병(M&A) 불모지로 불렸던 시장에서 탄생한 이종산업간 연합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뒤따른다. 이들 기업이 M&A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업계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기업엔 새 먹거리·제약업계엔 혹한기 돌파구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재·에너지분야 OCI(456040) 그룹과 한미사이언스(008930)의 통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제과 대기업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141080))의 최대 주주에 올랐다. 전통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점 찍고, 바이오 기업은 혹한기 돌파구로 M&A를 선택한 결과다. 그간 국내 시장은 제약·바이오 불모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제약사들이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만 집중하면서 지평을 넓히는 데에는 무관심했던 탓이다. 이후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고부가 고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으로 점차 관심을 받으면서 신약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오리온(271560)그룹은 레고켐바이오 지분 4.93%에 대한 양도 및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25.73%를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020년부터 그룹 지주사 오리온홀딩스(001800)가 바이오 사업 진출에 본격 나서면서 다수의 바이오 벤처 등에 투자해왔던 오리온그룹은 레고켐바이오 인수를 통해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제(ADC) 역량을 갖추게 됐다. ADC 신약 개발은 차세대 항암제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한미약품과 지분을 맞교환해 양사 통합에 나선 OCI그룹은 후속 사업조정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의 합작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OCI그룹은 이미 지난 2022년 부광약품의 지분을 인수하며 계열사로 포함시킨 바 있어 추후 한미약품(128940)과의 연구개발(R&D) 협력은 물론 자금력 지원을 통해서도 신약개발에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 “제약업 특성 이해해야…다음 후보는 누구?”그러나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오리온의 경우 손실을 내고 있는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해 영업손실을 떠안게 됐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020년부터 영업손실을 지속적으로 키워오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643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예정이다. ADC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는 높은 상황이지만 오리온의 안정적인 실적세가 흔들릴 수도 있다. 증권가에선 최대주주로 올라선 오리온의 전문성이 부족해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OCI그룹의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던 제약·바이오 기업인 부광약품의 손실도 이어지고 있어 큰 성과를 내진 못한 상태다. 한솥밥을 먹게 된 부광약품과 한미약품의 그룹간 통합 구조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약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OCI가 두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더불어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제약산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부광약품 인수 이후에도 그룹 간 시너지가 크다고 보이진 않아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연속해서 딜이 터지자 다음 타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많은 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분석은 이전부터 나온 바 있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 등이 M&A 의사를 밝혀 다음 후보로 지목된다.유한양행은 지난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며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과 M&A를 통한 외형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도 파이프라인 도입 및 기업인수에 약 2조원을 쏟아붓겠다며 공격적인 M&A를 주축으로 한 10년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키워드는 M&A와 알츠하이머, 그리고 비만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금리동결·인하 가능성으로 바이오텍 기업들이 평가절하 당하면서 M&A 건수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대형 제약사들에게 M&A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4.01.19 I 송재민 기자
한국앤컴퍼니와 한미약품, 닮은 듯 다른 경영권 분쟁
  • [마켓인]한국앤컴퍼니와 한미약품, 닮은 듯 다른 경영권 분쟁
  • 서울 송파구의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전례 없는 그룹 간 통합을 발표하면서 발생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커져 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권과 재계에 큰 충격을 준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처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져가는 모양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 그룹 간 통합에 반대 입장을 낸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행동주의펀드 등과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진다. 한국앤컴퍼니 사태를 비롯해 최근 재계에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의 개입이 언급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두 사태의 유사점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12일 OCI(456040)그룹 지주사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이사회를 열고 현물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경영 통합 발표 당시 전혀 다른 두 그룹의 이종결합이라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후 임 사장이 반대 의견을 표하며 상황은 내부 대립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임 사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B업계에 관심을 표한 국내외 기관들이 있으며 1분기 이내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고 발표하며 사모펀드 등을 통한 지분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 사장이 그룹 간 통합에 반발하는 표면적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점이 꼽힌다. 그러나 실제론 여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주도해 이번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한미그룹 후계자 구도에서 밀려나는 것에 대한 가시적인 첫 행보다. 임종윤 사장이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 경우와 다르게 외부 개입의 명분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000240) 공개매수 당시 국내 1위 타이어 회사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내세웠다. 당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업무상 횡령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이후 계열사 부당 지원 등으로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 만한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반면 이번 통합의 경우 두 그룹 모두 신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명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미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 한미약품 그룹 측도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 있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경영권 싸움에 끼어들 PE를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기업 간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는 것은 사모펀드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을 때에도 시장 관계자들은 “성공 확률이 낮고 리스크가 크다”며 의문을 표했다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양사의 이사회 결의를 모두 거쳐서 발표된 만큼 추후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진 않는다”면서 “기업의 덩치가 크기 때문에 그만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PE들이 위험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2024.01.18 I 송재민 기자
"골프장 인기 예전 같지 않아"…태영그룹 블루원 매각 '험난 기로'
  • "골프장 인기 예전 같지 않아"…태영그룹 블루원 매각 '험난 기로'
  • 국내 한 골프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태영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가 자산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유한 골프장 매각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골프장 산업이 정점을 찍고 내리고 있어 최근 거래가 지지부진한 상태고 수도권에 위치한 용인CC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골프장은 원매자를 찾기가 어려울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이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 구조개선작업)을 위해 자구책으로 내놓은 블루원을 포함한 골프장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종합레저기업 블루원 매각을 추진했다. 이후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는 4가지 자구계획 중 하나로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을 제시한 바 있다. 태영그룹이 지난해부터 매물로 내놓은 루나힐스안성CC는 이달 내 매매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태영그룹은 루나힐스안성CC를 소유하고 있는 멜론자산운용 컨소시엄의 ‘멜론에셋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1호’의 지분 30.86%를 갖고 있다. 루나힐스안성CC가 예상 매각가인 1600억~1700억원에 팔리면 태영그룹은 약 490억~52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20년 인수 당시 대금이 145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차익 실현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태영그룹은 루나힐스안성CC 외에도 디아너스CC, 블루원용인CC, 블루원상주CC, 루나엑스CC 등 4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태영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루나엑스CC는 사실상 매각이 어려운 상태고 블루원이 보유한 나머지 세 골프장은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최근 골프장 매물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고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매물도 시장에 많은 만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골프장 인수합병(M&A) 시장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국면과 더불어 엔데믹으로 인한 해외 골프장 수요 증가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때 ‘홀당 100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며 지난 2022년엔 최고가인 홀당 160억원이라는 기록을 썼던 골프장은 최근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가 차이로 거래가 뜸하다. 매각을 논의하다가 결렬된 사례도 여럿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골프장은 80억~90억원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다”며 “한창 몸값이 높을 때 인수했던 건설사나 사모펀드 등이 매각 시기가 도래해도 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거래된 대유위니아그룹의 몽베르CC도 당초 희망했던 매각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자금난을 겪고 있던 대유위니아그룹은 4000억원을 제시했지만 결국 3000억원에 동화그룹에 매각을 단행했다. 대유위니아의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기도 했지만 최근 달라진 골프장 매물 시세를 반영하는 단적인 예시다. 몽베르CC는 36홀 규모 골프장으로 홀당 약 83억원에 거래된 셈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2022년부터 매물로 내놓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큐로CC(현 로제비앙GC 곤지암)도 당초 희망가 31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2900억원에 대광건영에 매각됐다. 홀당 100억원 이상에 팔리긴 했지만 예상가보다는 못 미치는 가격이다.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힐컨트리클럽(제주힐CC)나 부여군에 위치한 백제CC등 골프장도 매물로 나와있지만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2024.01.16 I 송재민 기자
예견된 '빅딜' OCI·한미약품 통합…제약 M&A 물꼬 트이나
  • [마켓인]예견된 '빅딜' OCI·한미약품 통합…제약 M&A 물꼬 트이나
  •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약품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통합을 통해 빅딜을 성사하면서 올해 활발할 것으로 예측됐던 제약업계 인수합병(M&A)의 물꼬를 텄다.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제약업계에선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M&A가 방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첫 딜로 주목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물 출자,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을 합의했다. 통상적인 기업 결합 형태가 아닌 각자 상대 지주사의 지분을 취득해 동등한 지위의 경영 체제를 갖게 되는 방식이다. 대주주 지분 맞교환 방식의 기업 합병 형식은 해외에서는 자주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약 27%를 인수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지분 약 10.4%를 취득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1대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양쪽 그룹은 통합지주회사를 만들어 각자 대표 체제로 공동경영을 하게 된다. 합병을 통해 OCI그룹은 제약·바이오 시장에 진출해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되고,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당초 그룹의 중장기 비전으로 2032년 그룹사 합산 5조원 매출 달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그룹의 외형을 확대하고 체질개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들 것이란 추측이 나왔었다.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역량 강화를 매출 달성 계획을 제시한 만큼 실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오너가의 현재 잔여 상속세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이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매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M&A가 이뤄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대표적으로 동아에스티는 3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앱티스는 1000억원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던 바이오회사로 이후 동아에스티가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동제약도 지난해 말 건강기능식품 회사 비엘팜텍의 자회사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전통 제약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건강기능식, 화장품 등 사업에 진출하면서 M&A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양사의 기업 결합은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 결정에 반발하며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차남인 임종훈 사장 외 우호지분과 함께 본격적으로 분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4.01.15 I 송재민 기자
벤처투자 한파에 홀로 뜨거운 AI…"다음은 옥석 가릴 차례"
  • [마켓인]벤처투자 한파에 홀로 뜨거운 AI…"다음은 옥석 가릴 차례"
  •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컨벤션센터(LVCC)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전시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투자 시장 분위기와는 별개로 AI 관련 스타트업들에는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올해 어떤 분야에 투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의 답이다. 국내 벤처투자 위축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나 돼야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높지만, AI에 대한 투자는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벤처캐피탈(VC) 업계 투자 키워드로 AI가 떠오르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1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 기업 모빌린트는 올해 초부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21년 9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이후 3여년 만에 받은 다음 라운드 투자로 누적 투자금 규모는 300억원을 넘었다. 모빌린트는 AI 반도체 설계 전문 팹리스 기업으로 차세대 칩으로는 소형 로봇이나 드론, 온디바이스 AI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는 AI 관련 스타트업 중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로 지난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왔다. AI가 다양한 산업군과 융합하고 대규모 연산량을 요구하게 되면서 성능이 높은 AI 전용 반도체가 필요하게 됐다. AI의 활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미래 핵심 기술을 적용해 진화하게 된 것이 AI 반도체다. 대표적인 AI 반도체 스타트업 사피온과 퓨리오사AI는 연내 각각 시리즈B와 시리즈C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최근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완료한 리벨리온은 기업가치 7900억원을 인정받고 170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챗GPT 열풍 이후 대세로 주목받은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LG유플러스와 한글과컴퓨터로부터 각각 100억원, 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생성형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42Maru)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투자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의 연임 이후 처음 이뤄진 투자로 상반기 공개를 앞둔 특화 언어모델 ‘익시젠’ 공개를 앞두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티투마루의 핵심 기술력은 AI 기반의 ‘딥 시맨틱 질의응답(QA)’ 솔루션이다. 딥 시맨틱 QA는 정답 후보군을 여러 개 제시하는 기존 AI보다 진화한 기술로 사용자의 질의를 이해해 하나의 대답을 도출해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답변 정확도를 높이고 생성형 AI가 거짓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달하는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줄일 수 있다. AI 스타트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비단 국내에만 한정된 현상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AI 스타트업 투자액은 270억 달러(한화 35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이 전년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든 1706억 달러(한화 224조1684억원)인 것에 비하면 AI 이름을 단 기업에만 투자가 몰린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름 앞에 AI만 붙으면 투자가 이어졌던 과거와 달리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골라내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게 떠오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AI 관련 기업이라면 무작정 투자를 하는 사례들도 있었다”며 “AI를 가지고 어떤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2024.01.14 I 송재민 기자
크릿벤처스, 일본판 '드림하이' 만든다…드라마로 아이돌 데뷔까지
  • [단독]크릿벤처스, 일본판 '드림하이' 만든다…드라마로 아이돌 데뷔까지
  •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 [사진=크릿벤처스][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송재민 기자] 크릿벤처스가 K팝을 주제로 한 한일 합작 드라마 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크릿벤처스는 프로젝트가 확정되면 올해 일본에서 드라마 제작 및 방영을 진행하고 드라마 상에서 출연한 배우들을 일본에서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런업컴퍼니와 음반 프로듀싱 회사 디오디는 K팝을 주제로 한 한일 합작 아이돌 성장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합작 특수목적법인(SPC) 문화산업전문회사(문전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 런업컴퍼니와 디오디는 크릿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런업컴퍼니는 배우 육성·콘텐츠 제작 스타트업으로 지난달 크릿벤처스와 케이넷투자파트너스가 공동 운용하는 ‘케이넷-크릿콘텐츠투자조합’ 펀드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오디(DOD) 역시 같은 펀드로부터 2022년 프리시리즈A 단계 투자를 유치했다. 크릿벤처스는 에쿼티 투자 이외에도 디오디가 진행하는 5개의 프로젝트에 대해 총 24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크릿벤처스는 런업컴퍼니와 디오디의 합작 드라마에 제작비 절반 가량을 투자한다. 드라마는 일본 내 K팝 열풍에 힘입어 한일합작 아이돌의 성장 이야기를 담아낸다. ‘제2의 드림하이’ 같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드림하이’는 2011년 스타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 드라마다. 수지와 김수현, 옥택연, 아이유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최고 시청률 17.9%를 기록하기도 했다. 1편 인기에 힘입어 2012년에 강소라, 정진운, 지연, 효린 등이 출연한 ‘드림하이 2’가 제작됐다. K팝을 주제로 한 아이돌 성장 드라마 제작을 완료하면 일본 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방영권 매출을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런업컴퍼니와 디오디의 합작 SPC 문전사는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센싱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게 된다. 통상적으로 드라마 제작비의 50~70%는 방영권 매출을 통해 충당되고 나머지 10~20%는 협찬매출을 통해 회수한다. 크릿벤처스는 드라마를 통해 파생된 2차 상품으로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는 것 또한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돌그룹의 음반 활동도 런업컴퍼니와 디오디가 맡아서 진행한다. 디오디는 음반 제작 전반 및 아티스트 기획 등 A&R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크릿벤처스는 기획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규 앨범 등에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팬덤을 바탕으로 성장한 K팝 아이돌이 많다”며 “이러한 니즈를 파악해 이번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크릿벤처스는 지난 2020년 8월 설립된 컴투스 계열의 VC로 운용자산(AUM) 2500억원 규모의 4개 펀드를 운용 중이다. 크릿벤처스는 주요 출자기관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과 모태펀드로부터 모두 출자를 받으며 위탁운용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4.01.11 I 김연서 기자
코스닥 가는 HB인베…'대형 VC'로의 점프 발판
  • [마켓인]코스닥 가는 HB인베…'대형 VC'로의 점프 발판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상장을 추진하는 1세대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대형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B인베스트먼트는 상장을 통해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키워 벤처 투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HB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돼 업력 20년을 넘긴 VC다. HB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HB콥이 지분의 40%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탄탄한 업력과 포트폴리오로 내실 있는 중소형 VC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모회사 지원만으로는 외형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장을 통해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시 조달한 공모 자금으로 펀드 규모를 키우고,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펀드 출자자(LP)들의 신뢰를 얻어 출자를 받는 식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 크래프톤·압타바이오 등 선제 투자…업력 25년차 베테랑 VCHB인베스트먼트의 지난 11월 기준 운용자산(AUM)은 6197억원으로 국내 VC 중 25위에 해당한다. 하이테크·소프트웨어·바이오(헬스케어) 등 업종에 집중해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HPSP, 뷰노, 바이오플러스 등으로부터 약 973억 원을 회수하며 국내 VC 중 회수실적 1위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투자 회수 사례로는 크래프톤과 압타바이오 등이 있다. 현재 자금 회수를 진행 중이거나 앞둔 회사로는 밀리의서재, 크라우드웍스, 코어라인소프트, 블루엠텍 등이 꼽힌다. 회사는 이들 모두 5배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한 기업 중 회수 멀티플(배수)이 가장 높았던 곳은 압타바이오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압타바이오에 32억원을 투자해 2019년 7.3배가 된 233억원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VC로는 처음으로 압타바이오에 투자한 사례로 선제적 투자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로 멀티플이 높았던 곳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으로 초기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 개발 후 기술이전하는 사업 모델을 보유했다. HB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20억원을 투자해 4년 후 7.1배에 달하는 140억원을 회수했다. ◇ 시장 한파 분위기 속 ‘흥행’ 성공할까벤처 투자 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상장 VC 중 상당수는 영업이익 역성장으로 시가총액이 반토막 나는 등 힘든 한해를 보냈다. 대부분 투자기업의 평가손실이 반영돼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결과였지만 이 때문에 상장을 앞둔 HB인베스트먼트도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0년부터 영업이익을 늘려왔다. HB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이미 ▲2020년(108억) ▲2021년(114억) ▲2022년(159억)을 뛰어넘었다.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에 따라 추가된 자체결산 내역에 의하면 10월 1개월간 영업이익은 6억원, 11월 1개월간 영업이익은 4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HB인베스트먼트의 AUM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튜브인베스트먼트에서 현재 사명인 HB인베스트먼트로 개명한 2012년 AUM은 2490억원이었으나 2019년 4274억원, 2022년 6197억원에 이르기까지 투자재원 확보를 이어갔다. 앞서 L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가 기업공개(IPO)에서 흥행한 만큼 HB인베스트먼트도 안정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코스닥 입성 이후 VC들의 주가는 부진했다. 지난 3월 공모가 5100원에 상장한 L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첫 날 8450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10일 기준 주가는 4600원대다. 캡스톤파트너스 역시 지난해 11월 공모가 4000원에 상장 후 11200원까지 올라갔지만 지난달 3975원을 찍고 현재 74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VC자체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는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HB인베스트먼트도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로 상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VC가 많은 수익을 내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어도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의 향방에 따라 주가 변동이 큰 분야이기 때문에 주가 흐름만 보고 상장 VC들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024.01.11 I 송재민 기자
"6수도 무산?"…산업은행의 남은 과제 KDB생명 매각
  • [마켓인]"6수도 무산?"…산업은행의 남은 과제 KDB생명 매각
  • 여의도에 위치한 산업은행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KDB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이 여섯 번째 좌초되면서 ‘산업은행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대규모 자본확충에도 자본건전성이 악화된 KDB생명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KDB생명의 인수우선협상자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협상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산업은행은 6번째 매각 도전에 실패했다. 지난해 하나금융이 두 달간 실사를 진행한 후 인수를 포기한 데 이어 또다시 무산된 셈이다. MBK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 후보로 꼽힌 배경에는 과거 보험사를 인수한 뒤 투자 회수에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의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5년 만에 신한금융지주에 되팔아 2조3000억원대의 차익을 챙겼다. 이외에도 지난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해 보유하고 있는 등 금융사·보험사를 인수, 경영한 경험이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KDB생명 인수와 관련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금융사들과 관련해 투자 회수 실적이 높기 때문에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 것 같다”고 말했다. KDB생명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산업은행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워졌다. 산업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원매자 가격 부담을 낮춰줬으나 매각이 결렬된 데에는 산은의 매각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구주가를 1000억원가량 낮추고 3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하는 등 인수자의 자금부담 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KDB생명의 취약한 자본건전성이 발목을 잡았다. 하나금융 측은 KDB생명 인수 이후에도 자본건전성 정상화를 위해 1조원가량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자 인수 포기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해 새로 도입된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경과 조치 적용 후 KDB생명은 당국의 권고 수치 150%를 넘지 못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자본건전성 문제를 인지하고도 매각에 속도를 내 ‘부실 매물’이라는 낙인을 찍게 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로 인해 향후 재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시 ‘매각 무산설’이 돌자 당분간은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가 매물로 시장에 나올 때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중요하게 보는데 최근 악화된 업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1.10 I 송재민 기자
"예상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PF ABCP 금리 되레 하락
  • "예상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PF ABCP 금리 되레 하락
  •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치솟을 것으로 우려됐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금리가 예상외로 하향 안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레고랜드 사태와는 달리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는 작년 연초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예측된 이벤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전반적으로 공포에 휩싸기이 보다는 옥석가리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8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단기신용등급 ‘A1’ 등급 보증 PF ABCP는 평균 4.58%에 발행됐다. 지난해 12월 4.62%를 기록하던 평균금리는 같은 달 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오히려 떨어진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4.52%였던 PF ABCP 금리가 11월, 12월 계속 오르다 이달 3개월 만에 다시 내려온 것이다. 일별 수치로 봐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8일 4.58%였던 PF ABCP 금리는 이달 3일 4.64%까지 올라갔다가 5일 기준 4.52%로 빠르게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말 강원도 레고랜드 PF 사태에 따른 차환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PF ABCP 금리가 20%까지도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우량채인 A1등급 PF ABCP는 주로 증권사가 확약을 맡고 A2등급의 경우 건설사가 보증을 선다. 기업어음 최고 등급인 A1급 PF ABCP가 기존 대비 높은 금리에 거래되면 해당 사업에 신용보강을 한 증권사나 건설사의 신용도가 불안정하거나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현재 PF ABCP 금리가 큰 변동 없이 진정세를 보이는 건 태영건설 사태가 시장 전반에 ‘대형 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 거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증권사 등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설이 나온 12월 둘째 주부터 A1등급 거래량 자체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증권사들은 A1등급의 경우 12월 둘째 주(3조4000억원), 셋째 주(2조8900억원), 넷째 주(2조1600억원)으로 거래량을 줄여 전월 같은 기간 대비 65%가량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거래부진 현상은 연말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자본시장에서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시기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자본시장 비수기인 연말이 되면서 발행 규모 자체를 줄인 것으로, 시기적인 특성에 따라 거래량이 줄었다”며 “PF ABCP에 계속해서 신용보강을 하고 있는 건설사나 증권사들의 90% 이상이 규모가 큰 대형사들이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반에 무분별한 투자 위축 심리가 퍼지기 보다는 옥석을 가려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거래량이 줄었는데 금리가 안정화됐다는 것은 오히려 사업성이 보장돼 있고 안정적인 기업의 종목만 거래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태영건설 사태는 태영건설 자체적인 이슈로 보고 있다. PF 보증 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편이었고 재무안정성 지표들도 계속적으로 저하된 수준이라 오랫동안 주시하고 있어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며 “정부에서도 관련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스탠스를 보여 우려를 종식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2024.01.08 I 송재민 기자
"올해가 저가매수 기회?"…세컨더리 시장에 지갑 여는 VC
  • [마켓인]"올해가 저가매수 기회?"…세컨더리 시장에 지갑 여는 VC
  • 지난해 11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 ‘컴업 2023’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재민 기자]지난해 벤처 투자시장 혹한기가 이어지면서 지갑을 닫았던 벤처캐피탈(VC)들이 그간 쌓인 드라이파우더 소진을 위해 구주 투자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벤처펀드 만기 시기와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상장 시점을 잡지 못한 스타트업들이 싼 값에 시장에 나오는 시기가 맞물려 세컨더리 시장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매년 만기가 돌아오는 벤처펀드의 규모는 커지고 있음에도 회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VC들에겐 IPO가 가장 일반적인 투자금 화수 수단이지만, 기업가치를 원하는 만큼 인정받지 못해 중간 회수가 어려운 탓이다. 이렇게 묶여 있는 자금이 커지자 차선책으로 스타트업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세컨더리는 기존에 PEF운용사나 VC들이 이미 투자한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초기 투자자는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후속 투자자는 검증된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적으로는 증시 상장 이후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지만 펀드 만기 시기보다 IPO까지 걸리는 시기가 길어지자 세컨더리 방식이 시장에 자리잡은 셈이다. VC들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도 쌓여있어 세컨더리 시장에서 받아줄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벤처 투자 금액은 전년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1월까지 국내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 대상 투자건수는 총 1133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43.4% 감소했다. 총 투자금액으로 봐도 지난 2022년도 13조6802억원에서 2023년도엔 6조211억원으로 56% 급감했다.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이파우더도 그만큼 쌓여 최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자업계에서도 올해 투자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회복 시기를 하반기 이후로 전망한다. 그러나 구주를 사들이기에는 아직 밸류에이션이 고점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역대급 할인’이라는 이야기는 나오지만 업계 안팎의 예상보다는 세컨더리 투자가 덜 이뤄질 수도 있단 해석이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떨어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는 (적정 가치로 더 떨어질)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2021년도처럼 유동성이 넘치지는 않겠지만 시장 자체에 돈이 없는 건 아니다. 업계 내부에선 투자할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보는 스타트업의 적정 몸값은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인데 반해 현재는 2분의 1 정도밖에 내려오지 않았단 설명이다. 밸류를 낮춰서라도 투자금을 유치하고자 하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늘어나는 만큼 VC들의 ‘옥석 가리기’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스타트업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리스크가 적은 곳들을 위주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2024.01.06 I 송재민 기자
태영건설 자구안 핵심된 에코비트, 의미부여 어려운 이유
  • 태영건설 자구안 핵심된 에코비트, 의미부여 어려운 이유[마켓인]
  • 지난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계열사인 에코비트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자구안으로 내놨지만 실제 매각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몸값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매각에 성공한다 해도 태영건설 정상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높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400곳 이상의 채권단을 모아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과 관련해 자구안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한 자구안에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에코비트 지분 매각 및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이 포함됐다. 이중 에코비트는 종합환경업체로 한 때 시장에서 3조원 몸값을 자랑했던 주요 ‘캐시카우’다. 지난 2021년 태영그룹의 TSK코퍼레이션과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에코솔루션그룹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으로 의료 및 산업폐기물 소각과 재활용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에코비트의 경우 TY홀딩스가 지분의 50%, 나머지를 KKR이 쥐고 있다. 그러나 환경사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던 지난 2021년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합병(M&A) 시장은 최고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일회용품과 의료 폐기물 배출이 크게 늘자 덩달아 주목받은 폐기물 처리 산업은 엔데믹을 맞으면서 밸류에이션 조정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고금리 등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어려워지면 자연스럽게 산업폐기물을 포함한 폐기물량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덩달아 쪼그라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에코비트의 최근 실적은 정체된 상태다. 지난 2021년 매출 6117억원, 영업이익 1172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음해인 2022년 매출 6426억원, 영업이익 1208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2023년 1분기까지 공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05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최근 M&A 시장 부진 분위기가 맞물려 에코비트가 급매물로 나오게 된다면 제 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인수 희망자를 찾아 최대 1조~2조원에 매각하게 된다 해도 태영건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태영그룹은 지난해 초 KKR로부터 자금 4000억원을 4년 만기 연 13%의 고금리에 조달하면서 에코비트 지분 일부는 담보로 잡히기도 했다. 이미 4000억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해준 상태이기 때문에 에코비트 지분을 매각할 경우 태영그룹은 채 1조원이 되지 않는 자금을 손에 넣게 된다. 에코비트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KKR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KKR이 그간 태영그룹의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을 준 것은 맞지만 에코비트의 성장성을 높게 보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KKR은 태영인더스티리 지분 100%를 2400억원에, 평택싸이로 지분 37.5%를 600억원에 인수하며 총 7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해준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줄긴 했지만 수익률이 20%에 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매물로 나왔을 때 볼트온 전략 등에 관심을 갖는 곳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1.04 I 송재민 기자
코오롱글로벌, 대구 상가 '통매각' 철회…개별분양 선회
  • [단독]코오롱글로벌, 대구 상가 '통매각' 철회…개별분양 선회
  • 시지 하늘채 스카이뷰 단지내상가 모습. [사진=코오롱글로벌][이데일리 김연서 송재민 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대구에서 시공한 오피스텔 건물의 상가 매각을 철회했다. 매각을 결정한 이후 1년 이상 인수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개별 분양 대비 이점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다만 미분양이 쏟아지고 있는 대구지역 부동산 상황과 상가 투자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코오롱글로벌이 개별 분양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시지 코오롱 하늘채 스카이뷰’ 단지 내 상가 잔여 물량에 대해 통매각을 시도했으나 중도 철회를 결정했다.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에 위치한 시지 코오롱 하늘채 스카이뷰는 연면적 약 6589㎡, 지상 1~2층 총 64실로 구성돼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 중 86억원 규모의 미분양 물량을 지난 2022년 12월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이처럼 코오롱글로벌이 계획을 수정한 것은 통매각보다 개별 분양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한 영향이 크다. 매각 결정 이후 1년 이상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이자를 비롯한 비용 지출이 지속됐고 원래 계획했던 가격인 86억원으로는 손해를 만회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실제 시지 코오롱 하늘채 스카이뷰 상가는 지난 2022년 4분기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된 이후 1년 이상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다만 개별분양에 나선다고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 지역의 미분양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을 기록하는 지역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산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는 경기침체와 분양가 상승,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급등 등의 영향으로 상권 침체와 공실 장기화 국면에 처해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대구 지역 미분양 물량은 1만376호로 전국(5만8299호)의 18%나 된다. 시지 코오롱 하늘채 스카이뷰 상가 역시 현재 대폭 할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22일 기준 해당 상가 2층의 전체 31개 호실은 분양이 완료됐지만 1층(33호실)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해당 상가는 기존 평당가 5500만원에서 3300~3500만원으로 약 36%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통매각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 때 할인 분양을 하는 형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며 “통매각에서 다시 개별 분양으로 선회하게 되면 건설사 입장에서 수익률은 더 나아질 수 있으나 분양할 능력이 되는지, 분양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이 받쳐주는지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오롱글로벌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분양을 완료하고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대구시지코오롱하늘채 상가 통매각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것은 맞다. 다만 현재 상가 개별 분양이 잘 진행되고 있어 통매각을 중단했다”며 “최대한 수익을 내야하는 만큼 추후 분양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글로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보다 PF 부채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PF 대출 규모는 952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2.8% 증가했다.
2024.01.04 I 송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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